UPDATED. 2024-05-14 14:09 (화)
세월호 참사에 KBS 내홍 격화…노조 "길환영 사장 고발"
상태바
세월호 참사에 KBS 내홍 격화…노조 "길환영 사장 고발"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05.18 19: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 용원중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KBS 노조)가 길환영 KBS 사장을 검찰에 고발한다.

KBS 노조는 18일 오후 여의도 KBS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길환영 사장이 사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공영방송을 사유화하고, 제작비 유용 등 불법 행위를 저질러 온 정황을 포착했다"며 "길 사장과 이번 사건에 관련된 간부, 자회사 사장 등을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 노조는 길 사장에 대한 네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미술비 수의계약을 통한 계열사 부당 지원 ▲인사청탁 ▲제작비에서 사장 해외 출장비용 충당 ▲사장 출장비용 계열사에 떠넘기기 등이다.

KBS노조는 지난 3월 감사원의 'KBS 및 자회사에 대한 감사 결과 발표'를 인용, 길 사장이 미술제작비 용역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체 회계규정을 어기고 공개입찰 대신 수의계약을 통해 계열사 KBS아트비전을 부당 지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KBS가 100억원 가까운 손해를 봤다는 것이다.

노조는 "수의계약을 체결한 아트비전은 이를 다시 KBS 출신 인사가 대표로 있는 하도급 업체에 넘겼다"며 "이 인사는 길환영 사장과 밀접한 친분 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이 돈을 회사 고위층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길 사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업무상 배임을 주장하고 있다.

또 길 사장이 특정 기자를 미국 특파원으로 보내기 위해 베를린 지국을 폐쇄, KBS에 수억 원의 손실을 안겼다고 비판했다. 지난 2월 특파원 신청에서 모 기자를 미국 특파원으로 보내려 했지만, 명분이 없자 특파원 정원을 늘리기 위해 베를린 지국을 폐쇄하고 미국 특파원 수를 늘렸다는 것이다. 노조는 "이 기자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16일 기자총회에서 지난해 초 청와대가 특정인을 출입 기자로 보내줄 것을 요구한 사실을 공개할 때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길환영 사장이 지난해 6번의 출장을 다녀오면서 국제협력실을 통해 정식으로 출장 처리와 비용 정산이 마무리된 것이 두 번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출장 비용은 예능국 특집 프로그램 제작예산에 몰래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 프로그램 제작비용이 사장과 수행원들의 해외 경비로 유용됐다는 것이다.

노조는 또 길 사장이 지난해 8월31일~9월1일 터키 출장 비용을 계열사인 KBS N에 떠넘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KBSN 내부 결재자료에 따르면 길 사장과 수행원 1명의 해외출장 비용은 모두 1400만원 가량이며, 인천-이스탄불 1등석 왕복 항공료로 930만원, 하룻밤 숙박비로 130만원을 사용했다. 노조는 "만성적인 재정난 타계를 위해 직원들에게는 전사적인 비용 절감을 강요하면서 정작 본인은 초호화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고 비난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보도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에서 비롯된 KBS의 내홍은 이날 노조가 길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서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KBS 보도본부 부장들이 일괄 사퇴한 데 이어 17일 KBS 노조는 길 사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길 사장의 집 앞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포함해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KBS노조에 따르면 15~17일 조합원들을 상대로 길 사장 신임투표를 한 결과 '불신임'이 97.9%(1081명)로 나타났다. 투표권자는 총 1224명이고, 투표자는 1104명으로 투표율은 90.2%이었다.

길 사장은 19일 KBS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goolis@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