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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최다 9타점' 삼성 박석민, 이승엽 빠지자 슬러거 새 지평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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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최다 9타점' 삼성 박석민, 이승엽 빠지자 슬러거 새 지평 열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9.20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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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전서 투런-스리런-그랜드슬램 차례로 폭발…데뷔 첫 한시즌 100타점 돌파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마지막 타석에서 사이클링 홈런을 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 달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솔로포를 제외하고 각기 다른 상황에서 모두 홈런을 때렸기에 만족할 수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박석민(30)이 KBO리그 역대 한 경기 최다타점 신기록을 달성했다.

박석민은 20일 KBO리그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 홈런 3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9타점 4득점을 기록했다. 9타점은 KBO리그 한 경기 최다타점 신기록이다.

삼성은 박석민의 3홈런 9타점을 포함해 장단 17안타(4홈런) 17점을 폭발하며 롯데를 17-13으로 꺾었다. 3연승을 달린 선두 삼성은 이날 홈에서 넥센을 꺾은 2위 NC와 격차를 2경기로 유지했다.

▲ 박석민이 20일 KBO리그 사직 롯데전에서 만루 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1997년 정경배(당시 삼성)가 만루 홈런 두 방으로 8타점을 쓸어 담은 후 올 시즌 강민호(롯데)와 최정(SK 와이번스)까지 12명의 타자가 한 경기 8타점 기록을 세웠지만 9타점에는 아무도 도달하지 못했다.

이를 박석민이 깼다. 33년의 KBO리그 역사에서 처음 일어난 일이었다.

새 역사의 시작은 1회초였다. 2루에 주자가 있는 가운데 첫 타석에 선 박석민은 상대 선발 브룩스 레일리의 6구를 통타, 좌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승부를 다시 뒤집는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 팀이 4-6으로 뒤진 3회초 무사 1, 2루에서 타석에 선 박석민은 역시 레일리로부터 좌월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순식간에 5타점을 만들어 낸 박석민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5회 네 번째 타석에서 설마 했던 만루 홈런이 터졌다. 1사 만루에서 김성배의 8구를 통타, 오른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팀이 17-6으로 확실하게 달아나는 홈런이었다.

비록 마지막 타석이었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KBO리그 최초 사이클링 홈런에는 실패했지만 박석민은 이날 9타점으로 한 가지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2004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100타점을 돌파한 것. 이날 전까지 99타점이었던 박석민은 시즌 108타점에 도달하며 이 부문 공동 7위까지 올랐다. 자신의 종전 한 시즌 최다타점이었던 2012년의 91타점을 17개차로 가뿐히 뛰어넘었다.

또 박석민은 이날 3개의 아치를 그리며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인 27개(2014년)에 2개차로 접근했다. 앞으로 삼성에 10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기세라면 27개를 넘어 데뷔 처음으로 30홈런을 때릴 수 있을 전망이다.

▲ 박석민(오른쪽)이 20일 KBO리그 사직 롯데전에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그간 박석민은 팀 동료 최형우의 그늘에 가려 상대 투수에게 슬러거라는 인상을 심어주진 못했다. 앞뒤로 최형우와 이승엽이 버티고 있었기에 굳이 큰 스윙을 하지 않아도 됐다. ‘중거리 타자’ 정도의 역할만 하면 박석민의 임무가 다할 것으로 보였다. 앞뒤에서 해결해 줄 타자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승엽이 옆구리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상태이기 때문에 그 자리를 메워줄 타자가 필요했다. 이때 박석민이 이승엽 몫까지 해주면서 류중일 감독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4번 타자나 클린업에 있는 타자를 두고 흔히 ‘해결사’라는 표현을 쓴다. 이 역할을 다하려면 장타나 타점이 필요한데, 박석민이 삼성 타선의 해결사 구실을 해주면서 슬러거의 새 지평을 열었다. 박석민의 1경기 9타점 기록이 위대한 건 큰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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