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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레슬링 '리빙레전드' 김형주의 마지막 도전 [SQ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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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레슬링 '리빙레전드' 김형주의 마지막 도전 [SQ인물]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1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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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한국 여자레슬링 하면 단연 김형주(36·함평군청)다. 열악한 환경과 저변에도 두 차례 올림픽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한국 여자레슬링 에이스로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겨온 그가 다시 한 번 올림픽 출전을 노리고 있다.

김형주는 지난 14일 전남 함평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여자 자유형 53㎏급 올림픽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됐다.

30대 중반이 된 그는 은퇴를 고려했지만, "대를 이을 선수가 없다"는 주변의 만류에 대의적인 차원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1월 교통사고를 당해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정신력을 발휘하며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김형주(왼쪽)의 도전은 계속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형주는 국내 여자레슬링 선수로는 유일하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고, 4년 뒤 런던 올림픽에도 나서며 세계의 높은 벽과 맞섰다.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 속에서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레슬링 유일한 동메달을 획득한 명실상부 대표팀 간판이자 에이스다.

김형주의 선수 생활 최종 종착지는 2020 도쿄 올림픽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새 소속팀 함평군청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선발전을 준비했다. 열 살 이상 어린 남자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하며 담금질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성용 함평군청 감독이 “(김)형주는 무서울 정도로 훈련했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대표 선발전만 바라보며 박차를 가하던 그는 예상 밖의 시련도 이겨내야 했다. 

국가대표 1차 선발전을 일주일여 앞둔 지난해 11월 소속팀의 중국 선양 전지훈련 중 택시를 타고 이동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다. 김형주를 태운 택시가 앞차를 강하게 들이받았다.

김형주는 “사고 직후에는 괜찮았는데, 며칠 지나면서 몸에 이상이 생겼다”며 “온몸의 근육이 뒤틀리며 통증이 따라왔다. 어지럼증까지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형주는 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에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레슬링 유일한 메달을 목에 걸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의료진은 교통사고 후유증이 심하니 입원해야 한다고 했지만 그는 1차 선발전을 포기할 수 없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대회에 참가했고, 자유형 53㎏급 결승에서 자신보다 15살 어린 박은영(21·광주남구청)에 1-2로 석패하고 말았다.

벼랑 끝에 몰린 김형주는 마지막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2차 선발전 정상을 차지한 그는 1차 선발전 우승자 박은영과 최종선발전에서 4-2로 승리하며 국가대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훈련량이 부족했음에도 노련한 경기 운영과 정신력으로 승리를 따냈다.

김형주는 이제 올림픽으로 가는 2차 관문을 겨냥한다. 2월 열리는 아시아시니어선수권대회를 통해 몸 상태를 점검한 뒤 3, 5월 예정된 올림픽 쿼터 대회를 통해 올림픽 출전권을 노린다. 그는 “1차 선발전 이후 컨디션 회복에 전념하느라 훈련량이 적었다. 다시 훈련량을 늘리면서 부족한 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여자레슬링의 살아있는 역사 김형주가 마지막 올림픽 꿈을 키워가고 있다. 꼭 기대했던 수준의 화려한 피날레가 아니더라도 올림픽을 향한 그의 여정이 후배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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