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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아챔' 복귀, 전력 평가는 '보류' [ACL 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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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아챔' 복귀, 전력 평가는 '보류' [ACL PO]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2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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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답답한 경기력에 홈팬들의 불만이 쌓여가고 있을 때쯤 상대 핸드볼 파울이 분위기를 바꿨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로 돌아온 FC서울이 케다FA(말레이시아)를 제압하고 본선 복귀를 확정했다.

FC서울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ACL 플레이오프(PO) 단판승부에서 케다를 4-1로 눌렀다.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차지한 서울은 이로써 3년 만에 ACL 본선에서 아시아 무대 제패라는 꿈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이겼지만 불안요소가 여럿 눈에 띄었다. 한겨울에 치르는 시즌 첫 경기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올 시즌 리그와 ACL, 대한축구협회(FA)컵을 효율적으로 병행할 수 있을만한 전력을 갖췄는지 의문부호를 남겼다. 상대가 패배를 자초한 탓에 서울의 올 시즌 전력을 가늠하기 어려웠다.

FC서울이 3년 만에 ACL 본선 무대를 밟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케다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력 열세인 케다가 라인을 내려 밀집수비를 구축했고, 서울은 좌우 윙백을 높게 올려 공격 숫자를 늘렸다.

하지만 178cm 단신 골키퍼 모드 사하릴 사 아리의 선방 퍼레이드에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했다.

서울을 도와준 건 오히려 케다의 센터백 헤난 알베스였다.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저지하려다 양 손으로 공을 건드렸고,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알베스는 강하게 항의했지만 그대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박주영이 침착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켰고, 이후 경기는 서울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최용수 감독은 경기에 앞서 "현재 우리의 전력이 불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매 경기마다 나오는 선수가 모두 그 상황의 베스트"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전반전 보여준 경기력은 팬들로 하여금 전력 보강의 필요성을 느끼게 하기 충분할 만큼 완성되지 않아 보였다.

후반 4분 박동진이 황현수의 크로스를 헤더로 받아 추가골을 만들었지만 바로 오스마르가 불운의 자책골을 기록했다.

이후 오스마르가 강력한 프리킥 득점으로 실수를 만회, 서울이 승기를 잡았다. 경기 종료 직전 알리바예프가 페널티박스 바로 밖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중거리 슛 골로 쐐기를 박았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경기를 마치고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를 마친 뒤 아이딜 샤린 사하크 케다 감독은 "첫 ACL 경기였다. 우리에게 배움의 과정 중 하나다. 선수들이 매 경기 즐기며 성장하길 바란다. 전반 30분 이후 10명이 플레이 해 어려웠다"고 했다. FA컵에서 우승해 처음으로 ACL PO 경기를 치른 케다로서는 K리그에서도 강팀으로 꼽히는 서울과 맞대결을 벌인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을 터다.

최용수 감독은 "전반 양쪽 측면을 공략했는데 마무리가 세밀하지 못했다. 상대 퇴장 이후 유리한 상황을 맞은 게 사실이다. 2-0 이후 템포가 느슨해졌던 점도 개선해야 한다"며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다. 베이징 궈안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휴식이 짧아 우려가 있었지만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 최고참 박주영도 솔선수범하고 있다. 페시치, 아드리아노, 조영욱이 복귀하면 다양한 전술적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2월 말 내지 3월 초 시즌 첫 경기에 나서는 다른 팀과 달리 1월 말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어야 했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게 사실이다. 박주영은 "훈련할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팀으로서 가다듬을 시간이 부족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런대로 준비했던 부분이 잘 나온 것 같다. 베이징전에 맞춰 부족한 부분을 가다듬겠다"고 밝혔다.

고요한, 조영욱, 페시치 등이 부상으로 명단에서 빠졌다. 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출전했던 김진야, 윤종규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후반 교체 투입된 '영입생' 한찬희마저 경기 중 상대와 충돌한 뒤 부상으로 피치를 빠져나오는 등 전력에서 이탈한 인원이 많다.

FC서울이 케다를 완파했지만 전력을 속단하기는 이른 게 사실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날 벤치에 신인 김민수, 강상희, 양유민이 앉고, 2년차 이승재가 교체 출전하는 등 여러모로 스쿼드가 빈약해 보인 게 사실이다.

서울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 중앙미드필더 한찬희, 사이드백 김진야를 영입하고, 과거 서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공격수 아드리아노를 품었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FC서울'이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전력 보강을 원하고 있고, 구단도 필요성을 잘 알고 있다.

최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착실히 재활하고 있다. 우리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아드리아노가 다시 우리 품에 들어왔다. 구성원도 반기고 있고, 본인도 이전보다 성숙해졌다. 훈련도 이전과 달리 열심히 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ACL을 치르기 위해서 등록 마감일까지 구단과 (영입) 이야기할 것이다. 끝까지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현재 (영입 작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은 베이징, 멜버른 빅토리(호주), 치앙라이 유나이티드(태국)와 E조에 편성됐다. 내달 11일 베이징과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뒤 18일 멜버른과 2차전에 나서는 경기일정이다.

2월 예정된 2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녹아웃스테이지 진입을 장담할 수 없기에 남은 2주가량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최용수 감독과 박주영이 말했듯 베이징전은 올 시즌 서울의 행보를 가늠케 할 진검승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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