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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오세훈 원두재 김진야 이유현, U-23 대표팀 '에피소드 대방출' [SQ현장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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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오세훈 원두재 김진야 이유현, U-23 대표팀 '에피소드 대방출' [SQ현장메모]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1.30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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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지난해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의 주역들은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경기장 밖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매력을 발산해 화제를 모았다.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한국 U-23 축구 대표팀 K리거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번에는 오세훈(21·상주 상무)뿐만 아니라 조규성(22·전북 현대), 원두재(23·울산 현대), 김진야(22·FC서울), 이유현(23·전남 드래곤즈)이 TV 예능 못잖은 폭로전을 벌여 흥미롭다.

대회 최우수선수상(MVP)을 차지한 원두재가 상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부터 룸메이트에 대한 폭로, 우승 기념사진 촬영 당시 김학범 감독의 머리에 물을 붓게 된 에피소드까지 모두 방출했다.

조규성(사진)이 시원한 입담을 과시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원두재(가운데)는 MVP를 차지한 뒤 상금을 동료들과 나누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연합뉴스]

# 원두재 상금 200만 달러(2377만 원)의 행방

대회 ‘깜짝’ MVP를 차지한 원두재는 동료들과 상금을 균등하게 나누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대회가 마감되고 4일이 지났다. 상금을 정말 나눠줬을까.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나눈 대화를 그대로 옮겨봤다.

조규성 : 다 나눠준다고 해 다들 (원)두재 형 개인 톡으로 계좌를 남겨놨다.

원두재 : 아직 상금을 받지는 않았다. 진짜 내가 혼자 잘해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김학범 감독님 등 코칭스태프한테는 계좌번호를 물어보기 어려워 선물을 하고자 한다. (동료들 모두) 한 명도 빠짐없이 보내줬다. 상금이 들어오면 꼭 입금하도록 하겠다.

진행자 : 현금 말고 받고 싶은 선물은 없나.

이유현 : 사실대로 이야기하면 현금이 제일 좋다. 그래서 현금으로 주기로 이야기가 됐다. 선물은 따로 생각 안 해봤다.

오세훈 : 군인이라 군인 월급을 받는다. 좀 더 얹어서 줬으면 좋겠다.

조규성 : 현금에다 더 얹어주고 싶다면 에어팟 프로를 갖고 싶다.

원두재 : 현금보다 에어팟이 더 저렴하니 (규성이는) 그것만 주겠다.

김진야 : 현금이 최고의 선택이지 않나 생각한다.

세계 최초 9회 연속 올림픽 진출 쾌거를 쓴 K리거 5인방이 대회 에피소드를 방출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비하인드 스토리, 폭로전 혹은 미담

이들은 12월 9일 강릉에서 처음 소집된 뒤로 두 달여 가까이 합숙하며 지냈다. 서로에 대해 많이 알게 됐고, 친해졌을 터. 이번 기간 동안 서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과 재밌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원두재 : (맹)성웅이랑 두 달 같은 방을 썼다. 말레이시아에 갔는데 숙소 바닥이 카펫이었다. 카펫 알레르기가 있는 성웅이가 자주 킁킁거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자주 뭐라 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하고 싶다.

오세훈 : 강릉에 소집하면서 (조)규성이 형 전북 이적설이 났을 때 '오오렐레(전북 응원가)'를 불러주고, “형은 녹색의 피가 흐른다”는 농담을 했다. 또 동료들이 태국 현지 연락관 누나한테 나를 ‘군바리'라고 부르게 했던 게 추억으로 남았다.

조규성 : (오)세훈이, (이)동준이 형, (엄)원상이랑 같은 방을 썼는데, 동준이 형이 K리그2 웬만한 구단 응원가를 모두 알고 있어 신기했다. (강)윤상이가 요새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자주 보는데 자리에 앉을 때마다 “일 없습네다”라고 해 “그만하라”고 했다.

대구FC의 미드필더 듀오 정승원-김대원에 대한 훈훈한 미담도 나왔다.

이유현 : (정)승원이가 요르단전 후반에 “힘들면 네 몫까지 뛰어줄 테니까 서로 잘하자”고 했는데 경기를 뛰면서도 벅찼다. 승원이 별명이 ‘우리 팀 제임스 밀너’다. 활동량을 기반으로 팀에 큰 보탬이 되는 멀티플레이어다.

김진야 : (김)대원이 형과 함께 측면에 서다보니 대화하는 시간이 많았다. 함께 측면에 서다보니 이야기를 많이 했다. 형이지만 귀여운 구석이 많아 볼을 꼬집고 했는데, 다 이해해줬다. 나도 큰 편은 아니지만 (형이) 키가 작아 많이 놀렸는데 잘 받아줘 고맙고 미안하다.

김학범 감독의 머리에 손을 댄 것은 주장 이상민이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대체 누가 김학범 감독의 머리를 만졌나

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시상식까지 마친 대표팀은 라커룸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대한축구협회(KFA)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선수들이 김 감독 몰래 김 감독 머리에 물을 뿌리고 머리를 가볍게 터치하는 장면이 나와 화제가 됐다.

그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을 수 있었다.

조규성 : 손으로 친 게 누군지 알고는 있지만 팀 동료이기 때문에 비밀로 하겠다. ‘쳤다’고 표현하면 이상한데 ‘만졌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원두재 : 누군지 아는데 그 선수가 감독님 머리를 만지고 “안 씻겠다”고 하기도 했다.

조규성 : 감독님이 안 계실 때 우리끼리 사진을 찍었는데,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됐다. 감독님을 불러 다시 사진을 찍으면서 선수들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눈빛을 교환하고서는 하나 둘 씩 물병을 집어 들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5명 중 4명이 이적해, K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지난해 K리그가 흥행 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데는 U-20 월드컵에서 젊은 태극전사가 활약한 것도 한 몫 했다. 이번 대회 역시 최종명단에 든 23명 중 19명이 현재 K리그 소속이고, 14명이 K리그 유스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5명 중 4명이 소속팀을 바꾸게 됐다. 지난 시즌 K리그2(2부)에서 14골 4도움을 올리며 FC안양을 창단 첫 플레이오프(PO)에 진출 시킨 조규성이 전북으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학범호’ 황태자 김진야가 FC서울로 이적했다. 오세훈은 입대하면서 충남 아산을 떠나 상주 소속이 됐고, J리그2(일본 2부)에서만 2년 반 활약한 원두재는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U-23 대표팀 멤버들은 올림픽 본선에 나설 18인 엔트리에 들고자 각자의 소속팀에서 또 다시 경쟁해야 한다. 이들이 리그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주며 반향을 일으킬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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