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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재영, 더 강해져 돌아왔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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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이재영, 더 강해져 돌아왔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02.21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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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김의겸·사진 박근식 객원기자] 이재영(24·인천 흥국생명)은 역시 이재영이었다. 

그의 ‘컴백’ 소식만으로도 정규리그 종료까지 6경기만 남겨놓은 여자배구판을 크게 흔드는데, 부상 복귀전부터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그는 눈물 속에 더 강해져 돌아왔다.

이재영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KGC인삼공사와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홈경기에서 26점을 올리며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견인했다.

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 4개, 후위 공격 5개를 곁들여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서브, 블로킹, 후위 공격 3개 이상 성공)을 달성,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순위 싸움에서 중요한 일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이재영 부상 뒤 크게 흔들렸던 흥국생명이 모처럼 따낸 승점 3이었다.

지난 시즌 MVP 이재영이 70일 만에 V리그로 돌아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재영은 경기를 마친 뒤 “오늘, 정말 행복하다. 처음 부상을 당했을 때 배구를 떠올리기도 싫었다. 그런데 곧 코트가 너무 그리웠다”며 “코트에 돌아온 게 좋아서, 경기 뒤 눈물을 흘릴 뻔했다”고 했다. 

사실 이재영은 지난 13일 공개된 KBS와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지금 배구 얘기를 하면 마음이 힘들다”며 울음을 참지 못했다. 이어 “팬들 응원의 힘을 얻어서 코트에서 지금보다 더 강해진 선수가 (되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더 성숙하고 강인해져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오른 무릎을 다친 그는 후반기 9경기 내리 결장했다. KBS를 통해 그가 “만신창이야. 내 몸은 만신창이야”라며 재활에 몰두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처음에는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할 만큼 힘들었던 그는 최근 밝은 표정을 되찾고 코트에 돌아올 준비를 마쳤다.

이재영이 프로배구 코트를 밞은 건 지난해 12월 1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전 이후 70일 만이다. 올림픽 예선 태국과 결승(1월 12일) 이후 39일 만의 첫 실전 경기이기도 하다. 이재영이 없는 동안 흥국생명은 7연패에 빠지며, 4위 KGC인삼공사에 추격을 허용했다.

그는 "몸이 아프니까 배구를 떠올리기도 싫었다. 그런데 곧 코트가 그리웠다. 배구를 하고 싶었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 미안함도 컸다. 언니들에게 ‘빨리 재활 마치고 돌아가겠다’고 했고, 이렇게 왔다“고 했다.

시즌 아웃 혹은 6라운드 복귀가 점쳐졌으니 예상보다 이른 복귀다. 아직 통증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아이싱 한 다리를 절뚝이며 인터뷰실에 들어섰다고 한다.

부상으로 심적으로 또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이재영이 동료들의 도움 속에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러냈다. 

이재영은 “사실 완벽한 몸 상태는 아니다. 쉰다고 낫는 부상이 아니다. 관리를 잘하면서 뛰는 게 나을 수도 있다”며 “(박미희) 감독님이 나를 당겨쓴다는 비판도 들린다. 사실이 아니다. 감독님은 못 뛰게 했는데 내가 뛴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연패에 빠졌을 당시 "(이)재영이는 오래 배구를 해야 한다"는 말로 복귀를 서두르기보다는 길게 보고 재활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사실 사흘 공 훈련을 한 뒤 경기에 나섰다. 오른 무릎 부상을 당한 뒤 웨이트트레이닝도 왼쪽만 했다”며 “17일 처음 공격 훈련을 할 때는 제대로 때리지도 못했다. 그런데 이튿날부터 매일 조금씩 좋아졌고, 오늘도 정말 재밌게 경기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올 시즌도 경기당 26점씩 뽑아내고 있는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MVP) 이재영이 데뷔 6년 만에 처음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하지만 그는 이에 연연하기보다 팀 승리에 더 기뻐했다.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건 경기 끝나고 나서야 알았다. 사실 내가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할 거란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며 “기분 좋지만 큰 의미가 있지는 않다. 팀이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한 게 더 기쁘다”고 강조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이재영을 옆에서 응원한 많은 동료들이 있었다. 그는 ”(박미희) 감독님께서 잡아주시지 않았으면 이성을 놓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오늘 내 리시브가 흔들렸을 때 (세터) 조송화 언니가 잘 받아줘서 내 실수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송화 언니가 정말 고맙다. 김해란 선배도 많이 도와주셨다"며 ”많은 분의 도움 속에 코트에 복귀했다. (동생) 다영이가 응원해준 것도 고맙다“고 덧붙였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사이 그는 배구 외적으로 큰 화제를 몰고 오기도 했다. 최근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불펜 서진용과 열애 사실이 공개됐다. 그는 “연애는 연애고, 배구는 배구”라는 말로 사생활이 경기력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재영 복귀로 2연승에 성공한 흥국생명은 오는 26일 선두 현대건설(승점 51)과 5라운드 최종전을 치른다. 현재 승점 42로 KGC인삼공사(승점 34)에 승점 8 앞선 3위다. 이제 한 계단 위 GS칼텍스(승점 49)를 쫓는다. 이재영 가세로 천군만마를 얻었으니 한동안 움츠렸던 그들이 기지개를 켤 시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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