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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친스키가 흥분한 이유, 불문율 논란 무엇?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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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친스키가 흥분한 이유, 불문율 논란 무엇? [SQ이슈]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09.08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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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드류 루친스키(33·미국)는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소속팀 NC(엔씨) 다이노스가 12-0으로 크게 앞서 선발 투수 루친스키도 승수를 올릴 게 확실시 되는 상황이었지만 기록에 한해선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7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 KBO리그(프로야구) NC와 한화 이글스 간 맞대결. NC가 12-0으로 크게 앞선 5회초 상황이 발생했다. 

2사 1루에서 하주석에 2루타를 내준 루친스키는 1루 주자 이원석이 홈까지 달려 세이프 판정을 얻자 NC 더그아웃을 향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이원석이 슬라이딩하는 과정과 송구를 받은 NC 포수 양의지 태그가 거의 겹쳐 세이프를 확신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NC 벤치는 비디오판독을 신청하지 않고 경기를 이어가기로 했다. 루친스키는 거듭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루친스키는 비디오판독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이후 마운드를 향해 돌아가던 루친스키는 한화 측 3루 더그아웃 쪽을 돌아보더니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과 설전을 벌였다. 손민한 투수 코치와 포수 양의지가 마운드에 올라 루친스키를 다독였지만 좀처럼 표정이 나아지지 않았다. 루친스키는 김태연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이닝을 마친 뒤에도 계속해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화 입장에선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상황에서도 비디오판독을 요구하는 루친스키가 얄밉게 느껴졌을 터다. 반대로 루친스키 입장에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갈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셈이라 NC 더그아웃의 결정이 애석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또 루친스키의 비디오판독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한화의 태도가 그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 있다.

경기 후반 큰 점수 차이에서 도루를 자제하듯 일종의 불문율로 여겨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듯 루친스키의 비디오판독 요청을 거절했다.

루친스키는 이날 6회까지 던졌다. 6피안타 2볼넷 7탈삼진 1실점 퀄리티스타트(QS)로 16-4 대승에 앞장섰다. 시즌 11승(7패)째 거두며 평균자책점(방어율·ERA)도 2.96에서 2.89로 떨어뜨렸다. 이날 실점하지 않았다면 ERA를 2.83까지 낮출 수 있었다.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사진=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올 시즌 KBO리그 3년차인 루친스키는 앞서 2시즌 동안 연속해서 ERA 3.05로 마쳤다. 올 시즌 2점대 ERA로 마칠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만큼 한 점 한 점이 소중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특히 기록으로 KBO리그 생활 연장 여부가 갈리고, 몸값이 달라질 수 있는 외국인선수에겐 더 민감한 사안이다. 

NC와 한화는 지난 4월에도 불문율로 시비가 붙은 바 있다. 당시 10점 뒤진 한화가 8회 외야수 정진호를 투수로 기용하며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NC 타자 나성범이 스리볼에서 타격을 시도하자 수베로 감독이 화를 냈다. 반면 이동욱 NC 감독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미국에선 큰 점수차 스리볼 노스트라이크에서 타격이 금기시 된다. 한국에는 이 같은 문화가 없어 발생한 신경전이었다. 이후 5월 다시 만난 양 팀 감독이 화해하며 사건이 일단락됐다. 수베로 감독이 "한국 룰을 몰랐다"며 사과했고, 이동욱 감독은 "문화 차이일 뿐"이라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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