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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3연속 조기탈락... '내수 종목' 비아냥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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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3연속 조기탈락... '내수 종목' 비아냥 피할 수 없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3.03.1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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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한국 야구에 있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상처뿐인 대회다. 중국을 20점차 5회 콜드게임으로 물리친 걸 기뻐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장단 20안타를 몰아치며 중국을 22-2로 대파했다.

낮에 호주가 체코를 잡으면서 실낱같던 경우의 수가 소멸된 터라 시작부터 맥이 빠진 일전이었다. 앞서 호주, 일본에 지고 체코에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2승 2패로 대회를 마감했다. 2013‧2017에 이은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다. B조에선 일본(4승), 호주(3승 1패)가 8강에 진출했다.

이강철 감독(가운데)이 중국전 승리 후 무표정한 얼굴로 선수단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 야구의 처참한 민낯이 여실히 드러난 시간이었다. 다년계약 연봉총액 100억원 이상이 수두룩한 대표팀 타선은 한‧두 수 아래로 여긴 호주, 체코 투수들을 시원하게 공략하지 못해 충격을 안겼다. KBO리그에선 수년간 정상급으로 활약해온 최정(SSG), 나성범(KIA)이 대표적이다.

참가 6개국 중 동메달 획득마저 실패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껌 씹는 장면이 잡혀 뭇매를 맞았던 강백호(KT)는 양호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호주전 ‘세리머니사’로 온갖 비난을 받았다. 베이스를 밟고 있어야 하는 기본기를 망각한 플레이였다. 

타선보다 심각한 건 마운드였다. 곽빈(두산), 이의리(KIA), 김윤식, 정우영(이상 LG) 등 장차 미래를 짊어질 줄 알았던 투수들이 ‘우물 안 개구리’란 사실이 들통났다. 고우석(LG)의 부상까지 겹쳐 선수층이 얕아지자 김원중(롯데), 원태인(삼성), 정철원(두산)이 혹사당하는 불상사가 나왔다. 

대회 최고 키스톤이란 평가 속에 대회 전 집중 조명받았던 김하성(샌디에이고)-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콤비는 가장 중요한 호주·일본전에서 밥상을 차리지 못해 실망감을 안겼다. 소형준(KT)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전 호투는 너무 늦었다. 호주전에서 나왔어야 했던 모습이었다.

중국전 승리 후 어두운 표정으로 더그아웃을 떠나는 대표팀 선수들. [사진=연합뉴스]

 

초대 2006년 4강, 2회 2009년 준우승으로 WBC 주인공이었던 한국은 6년 만에 재개된 ‘야구 월드컵’에서 또 일찌감치 짐을 싸 대회조직위를 당황하게 했다. 이탈리아-파나마-네덜란드-대만이 치열하게 겨룬 A조였다면 1승도 장담하기 어려워보이는 경기력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절망과 한숨 속 그나마 제몫을 한 이들은 지난해 KBO리그 5관왕 이정후(키움), 호주전‧일본전에서 홈런을 때린 양의지(두산), 정교함을 증명함을 박건우(NC), 체코전에서 역투한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등이다.

올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의 경우 4경기 타율 0.429(14타수 6안타) 5타점 4득점으로 활약, 국제경쟁력을 입증했다. 특히 MLB 톱레벨인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와 팽팽히 겨루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2라운드에서 수준급 투수들과 더 상대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내수 종목’이란 비아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표팀 선수들은 이제 어두운 분위기 속에 13일 시범경기를 시작한 국내 구단으로 합류한다. 따가운 시선 속에 14일 오후 2시 도쿄 나리타 공항(항공편 KE704)에서 출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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