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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염정아, 사랑과 극복 [인터뷰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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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 염정아, 사랑과 극복 [인터뷰Q]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08.20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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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이런 촬영 현장은 다신 없지 않을까요."

손익분기점인 누적 관객 수 400만명을 훌쩍 넘기고 500만 달성을 바라보는 영화 '밀수'(감독 류승완)는 꽉 닫힌 해피엔딩처럼 촬영 현장마저 행복으로 가득 찬 작품이었다. 배우 김혜수와 투톱 주연으로 나선 염정아(51)는 당시를 회상하며 연신 미소를 지었다. 염정아의 밀수는 '관객에게 사랑받는 영화'이기 이전에 '참여한 모두가 사랑을 나눈 영화'였다.

밀수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 염정아는 극중 해녀들의 든든한 버팀목 진숙 역을 연기하며 가족을 잃은 아픔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낸다. 또한 가족처럼 가까웠던 춘자(김혜수 분)와의 깊은 오해를 풀고 어지러운 밀수 판을 정리하며 통쾌함을 안긴다.

염정아.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염정아.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진숙과 춘자의 입장을 모두 이해한 염정아는 "저는 진숙, 춘자가 다 불쌍했다. 그런데 진숙이를 연기해야 하니까 진숙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고민했다"며 "진숙은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 자매 같은 춘자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아버지와 동생을 잃고 마을로 돌아왔을 때 그동안 봤던 춘자의 모습이 헷갈리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춘자의 진짜 모습을 평생 고민으로 품고 산 진숙처럼 연기도 쉽지 않았다고. 그는 "신을 찍을 때도 헷갈렸다. 장면 순서대로 찍지 않고 촬영 순서대로 찍다 보니 진숙이를 어떻게 잡아가야 할지 몰랐다. 그때마다 감독님께서 길을 내주셨다. 질문에 시원하게 답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혜수 언니와도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극중에 튀는 캐릭터가 많다 보니 진숙이 분위기를 진중하게 눌러줘야 했다. 배우로서 가장 많은 고민을 가졌던 지점"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물에 대한 공포가 있는 염정아는 수영조차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정신과 육체를 모두 단련해야 했다. 염정아는 "제가 걱정하니까 감독님께서 '직접 안 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결국에는 다 했다"고 극복기를 전했다.

그는 "수중 훈련은 3개월 정도 했다. 다른 스케줄 없이 오로지 수영에만 매달렸다. 수영을 전혀 못 하던 사람이라 물 안에서 숨 참는 것부터 시작했다. 30초로 시작해 1분이 넘어갈 때까지 연습했다. 귀가 힘든 순간도 있었고, 눈이 힘든 순간도 있었다. 그래도 촬영은 잘 해냈다"며 "결과물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었다. 수영도 못하던 애가 진숙을 연기해 내다니!"라고 회상했다.

이어 "촬영할 때는 매일 수영장에 갔다. 물이 너무 좋았고, 수영장 특유의 냄새도 좋았고, 자유로웠다. 그런데 촬영이 끝난 뒤로는 한 번도 안 갔다. 원래 염정아로 돌아왔다"고 유쾌하게 고백해 웃음을 자아냈다.

염정아.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염정아.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한계를 극복해 가며 촬영한 이유에 대해서는 "안 하기 참 어려운 작품이었다. 류승완 감독님이 계신 데다 소재도 재미있었고, 김혜수 언니와 함께할 수 있었다. 지금도 잘한 선택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혜수를 향한 열렬한 애정을 표현하기도. 염정아는 "혜수 언니는 저희를 정말 많이 사랑해 주셨다. 워낙 베푸는 사랑이 많다. 칭찬도 많이 해주시는 분이다. 하루에 칭찬을 몇 번이나 들었다. 너는 이래서 좋아, 너는 어쩜 그러니 등 상대방의 장점을 계속해서 예쁘게 칭찬해 주시는 스타일"이라고 알렸다.

또한 1996년에 함께 출연한 드라마 '사과꽃 향기'를 언급하며 "그때도 멋지고 거침없었다. 당시에는 너무 멋진 사람이라 반말도 못 하고 어렵게 느껴질 정도였는데, 지금은 너무나 사랑스러운 분"이라고 표현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작품에서 다시 만나고 싶다고 전한 그는 "그만큼 좋았다. 제게 '너는 너의 장점을 가지고 나를 보완해 주는 배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 힘으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염정아.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염정아. [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고민시, 김재화, 박준면, 박경혜, 주보비 등 여성 배우들과도 끈끈한 우정을 나눴다. 촬영 후 여성 배우만 있는 단체 채팅방까지 만들었다고.

염정아는 "여중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서로 개구쟁이처럼 장난치고 노래하고, 분장실에서 음식 나눠 먹으며 떠들었다. 너무너무 재미있는 현장이었다"며 "고민시 배우는 너무 대견하다. 어찌나 연기를 잘하는지. 막내인데도 연기를 그렇게나 잘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그 어떤 촬영장보다 화기애애한 분장실 분위기였다고 자랑하며 "이번 영화는 숙박을 많이 해서 하루 종일 같이 있었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이런 현장은 다시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밀수는 전국 영화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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