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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워아이니" 판빙빙X이주영, 고백 배틀 [B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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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요"·"워아이니" 판빙빙X이주영, 고백 배틀 [BIFF]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0.05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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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레드카펫에서 배우 이주영을 살뜰하게 챙기던 범빙빙(판빙빙)이 기자회견에서도 애정을 표현했다. 앞서 판빙빙이 이주영에게 '녹야' 출연을 부탁하는 손편지를 전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은바. 판빙빙은 이주영에게 "사랑해요"라는 한국말을 건네며 애정을 표현했다.

이주영 역시 판빙빙을 "빙빙 언니"라고 부르며 '당신을 사랑한다'를 뜻하는 중국어 "워아이니"로 답했다. 여성 연대로 뭉친 두 사람은 '우정은 국경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며 '영화를 통한 화합'이라는 국제영화제의 의의를 다졌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영화 '녹야'(감독 한슈아이)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KNN센텀신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한슈아이 감독을 비롯해 두 주연 배우 판빙빙, 이주영이 참석했다.

이주영(왼쪽),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이주영(왼쪽),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녹야'는 인천항 여객터미널 검색대에서 일하는 진샤(판빙빙 분)가 어느 날 묘하게 시선을 끄는 초록머리 여자(이주영 분)를 만나며 인생에 새로운 변환점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남편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돈이 필요했던 진샤는 마약 밀매상 화교 동의 애인이자 운반책인 초록머리와 함께 모험에 뛰어든다. 예측 불가능하고 자유분방한 초록머리는 자꾸 멈춰 서려는 진샤를 이끌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한슈아이 감독은 로케이션을 한국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판빙빙과 제가 산동 출신이라 한국이 익숙해서 한국에서 찍자고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감독과 중국 배우, 한국 배우와 한국 로케이션 등 중국과 한국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영화는 국가적인 이미지를 드러내기 보다 대비 되는 두 여성이 서로를 구원하는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한슈아이 감독은 두 사람을 캐스팅하는 데 있어 의도성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이 전작에서 보여준 모습을 뒤집고자 한 것. 그는 "이주영 배우는 영화 '야구소녀'(2020)를 보고 너무 사랑스럽다고 느꼈다. 젊고 어린 배우가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정직하게 내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리고 웃는 모습이 귀여워서 좋았다. 귀엽고 잘 웃는 여자 아이에게서 다른 면을 꺼내보고자 했다"며 "반대로 판빙빙은 외향적이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생명력도 강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다. 사실 이번 연기는 판빙빙에게 도전이었다. 내적으로 들어가는 역할이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두 배우 모두에게 큰 도전이자 결실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달했다.

판빙빙(왼쪽부터), 한슈아이 감독, 이주영. [사진=연합뉴스]
판빙빙(왼쪽부터), 한슈아이 감독, 이주영. [사진=연합뉴스]

판빙빙은 "26년동안 연기하며 많은 역할을 맡았다. 그 역할을 통해서 성장하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감독님이 진샤라는 역할을 제안해서 놀랐다. 진샤라는 인물을 원시적으로 해석하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더라"라며 "사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시나리오가 '두려워 하지 말아라. 여성들아'라고 말하며 어려움에 직면한 여성을 다른 여성이 구원하는 스토리를 펼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초록머리 여자를 연기한 이주영은 "사실 생각해보면 초록머리 여자를 완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판빙빙 언니였던 것 같다. 어떻게 친해졌냐고들 물어보시는데 배우들은 현장에서 연기하며 서로 감정이 오가다 보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눈으로, 마음으로 통하는 것들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때 마음이 열리고 가까워진다"며 "초반부 초록머리 여자 캐릭터를 만들 때 감독님이 길라잡이를 해주셨다면, 현장에서는 판빙빙 언니가 보내는 눈빛이나 신 안에서의 분위기를 통해 초록머리 여자를 만들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언니와 저의 유대감이 형성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판빙빙을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특히 자신에게 손편지를 써준 판빙빙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출연을 고민하고 있을 때 자필 손편지를 써주셨다. 그 편지를 보고 마음이 동했다 제가 연기 활동을 하면서 이런 편지를 받게 된다니. 그것도 빙빙 언니에게. 이런 생각을 하니까 이 영화에 출연하지 않는 것이 두 분의 기대를 져버리는 행동 같았다"며 "또한 작품 자체가 가진 의미가 컸다. 한국과 중국이 한국 로케이션 합작을 하고 스태프도 중국과 한국 반반이었다. 이런 합작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를 들은 판빙빙은 이주영의 얼굴을 바라보며 "사랑해요"라고 말했고, 한국에서 호흡하고 싶은 다른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이주영 씨 말고는 하고 싶은 배우가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판빙빙. [사진=연합뉴스]

편지를 쓰던 판빙빙의 심정은 어땠을까. 판빙빙은 "그날 밤 고민이 많았다. 말도 안 통해서 어떻게 소통이 가능할까, 우리가 정말로 같이 하고 싶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다. 편지를 쓸 때 떨리고 긴장됐다. 손편지를, 그것도 여성 연기자에게 쓰면서 전달한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너무 오버해서 지나친 열정으로 쓰면 안 될 거 같았다. 연애 편지를 쓰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또 달콤하게 쓰면 진정성이 전달되지 않고 의심을 살 것 같았다. 무엇보다 한국 배우에게 중국어로 써야 하니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여자가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는건 마음이 통하는 일이더라. 편지 마지막에 하트를 엄청 많이 남겼다"고 덧붙였다.

판빙빙 또한 '야구소녀'를 인상깊게 봤다고. 그는 "'야구소녀'와 한국 드라마를 통해 주영 씨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감독님이 주영 씨 사진을 내밀어서 놀랐다. 귀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불꽃을 일으킬 수 있는 이미지라고 생각해서 주영 씨를 데려와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편지를 쓴 계기를 설명했다. 이를 모두 들은 이주영도 판빙빙의 얼굴을 보며 "워아이니"라고 답했다.

시작부터 애정을 갖고 만난 두 사람이기에 촬영이 끝나는 것을 어느 때보다 아쉬워 했다는 후문도 이어졌다. 이주영은 "촬영을 하며 처음 겪는 감정이었다. 보통 촬영이 끝나면 배우들과 친해져서 '우리 언제 볼까' 이러면서 약속을 잡을 수 있는데, 촬영이 끝나면 언니는 중국으로 가고 저는 한국에 있으니까 만날 수 없는 거다. 진샤와 초록머리처럼 결말이 되니까 촬영이 끝나고도 한동안 캐릭터의 감정을 가지고 일상을 보냈다"고 고백했다.

판빙빙(왼쪽부터), 한슈아이 감독, 이주영. [사진=연합뉴스]
판빙빙(왼쪽부터), 한슈아이 감독, 이주영. [사진=연합뉴스]

이에 판빙빙은 "웰컴 투 차이나(Welcome to China)"라고 말한 뒤 "제가 거의 매일 중국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했다. 영화 밖에서는 두 사람의 성격이 정반대다. 내가 더 적극적"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두 사람의 두터운 관계에 대해서는 "사실 이렇게 두 여성 사이에 감정선이 생기고 단기간 안에 마음을 터놓게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저희 영화 제작팀 대부분이 여성으로 이뤄졌다. 감독과 제작자, 배우, 통역 등 모두가 여성으로 이뤄졌다. 영화를 만들며 여성만이 여성을 돕고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어려움이 많았다. 그래서 서울에서 찎어도 외로운 섬에 버려진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여자들이 똘똘 뭉쳐서 완성했다. '녹야'는 여성의 힘으로 만든 영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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