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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수원'이었던 명문 구단의 추락 [프로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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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수원'이었던 명문 구단의 추락 [프로축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2.04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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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K리그2(2부)로의 강등은 K리그 역사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다.

1995년 창단 이후 K리그 우승 4회(1998·1999·2004·2008)로 5번째로 우승 경험이 많다. 준우승은 4회(1996·2006·2014·2015), FA컵 5회(2002·2009·2010·2016·2019) 우승한 프로축구 대표 명문 구단이 끝내 2부리그로 내려가게 됐기 때문이다. 막강한 팀도 투자를 줄이면 약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됐다.

수원은 1등주의를 표방한 삼성의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화려한 선수들로 팀을 꾸려 한때 ‘레알 수원’(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본 따서 붙인 것)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마지막 38라운드 수원 삼성과 강원FC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2부리그로 강등된 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 대행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마지막 38라운드 수원 삼성과 강원FC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2부리그로 강등된 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 대행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K리그를 대표하는 뜨거운 서포터즈의 응원 아래 늘 구름 관중을 모았다. 이 때문에 수원은 ‘축구 수도’라고 불렸다.

1990년대에는 고종수, 데니스, 박건아, 이기형, 서정원, 샤샤 등이 활약했고 2000년대 들어선 이운재, 백지훈, 송종국, 이관우, 김대의 등이 활약을 이어갔다.

FC서울과 ‘슈퍼매치’를 벌이며 K리그 최고 흥행더비를 가진 구단도 수원이었다.

축구계에서는 수원의 위기를 2014년 모기업이 제일기획으로 이관되면서 시작됐다고 본다. 투자가 줄어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는 88억7583만원으로 K리그1 구단(김천 상무 제외) 중 8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 10위에 그쳤던 수원은 올 시즌 하나원큐 K리그1 2023에서 승점 33(8승 9무 21패)으로 최하위인 12위에 그쳤다. 수원은 내년 시즌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2부에서 시작하게 됐다.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마지막 38라운드 수원 삼성과 강원FC 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2부 리그로 강등된 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 대행이 고개를 떨군 채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마지막 38라운드 수원 삼성과 강원FC 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두며 2부 리그로 강등된 수원 삼성 염기훈 감독 대행이 고개를 떨군 채 팬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수단 운영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원은 올 시즌 이병근 감독 체제로 출발했으나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난 5월 경질했다. 이어 김병수 감독을 사령탑으로 앉혔으나 불과 5개월 뒤에 또 한 번 경질하고 플레잉코치였던 레전드 염기훈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사령탑만 바꾼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었지만 수원은 사령탑에 넉넉한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

2006시즌 전북 현대에서 데뷔해 2010시즌 수원으로 이적해 푸른 팀의 레전드로 남은 염기훈은 제대로 된 은퇴식 없이 '팀을 강등시킨 감독대행’로 시즌을 마치게 됐다.

염기훈 감독대행은 2일 강원FC와 0-0으로 비긴 후 붉게 충혈된 눈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거듭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강등의 가장 큰 이유를 꼽아달라"는 말에 "선수들한테 너무 많은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나 생각한다. 많이 혼란스러웠을 거고 그런 부분이 선수단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마지막 38라운드 수원 삼성과 강원FC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2부 리그로 강등된 수원 삼성 선수들이 낙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마지막 38라운드 수원 삼성과 강원FC 경기에서 0-0으로 비기며 2부 리그로 강등된 수원 삼성 선수들이 낙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모기업 투자와 관련해서는 "내가 처음 수원에 왔을 때와 비교하면 스쿼드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그때와 비교해 예산 면에서 많이 열악해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지금 선수들도 충분히 잘해줬지만, 이름 있는 선수들, 조금 더 좋은 선수들이 우리 팀에 같이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래도 수원 구단의 전체 예산이 중위권 이상 수준은 된다”는 지적에는 “그 말도 맞다. 선수 영입이 됐던, 다른 어떤 문제점이 됐던, 적시 적소에 써야 할 게 안 된 부분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경기 후 수원 서포터스는 분노를 표출하며 불붙인 홍염을 두어 개를 그라운드에 던졌다. 이준 대표이사, 염기훈 감독대행, 오동석 단장, 주장 김보경은 차례로 마이크를 잡고 팬들에게 사과했다.

제일기획 산하에 삼성 프로스포츠단은 잇따라 저조한 성적에 울상을 짓고 있다. 2011년부터 4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015시즌 준우승을 끝으로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2021시즌 정규리그 2위에 오른 걸 제외하고 2016시즌부터 7번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 시즌 7위에 그쳤고 올 시즌에는 8위에 머물렀다.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는 최근 2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3승 14패로 9위에 머물고 있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여자농구)는 6구단 중 3위,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남자배구)는 7구단 중 4위에 올라있다. 삼성화재는 지난 시즌엔 꼴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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