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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따라 ‘스피드업’ 사활, 베이스도 커진다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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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따라 ‘스피드업’ 사활, 베이스도 커진다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1.12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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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지난달 일구회 시상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년에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와 피치 클록을 시도한다. 이게 세계야구의 흐름”이라며 “일본(야구) 커미셔너가 야구를 7이닝으로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했다. 팬들 이탈이나 타 종목 쏠림현상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대처하지 못하면 프로야구가 성행할 것이냐…”라고 했다.

프로 종목이 관중을 이끌기 위해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로야구도 다르지 않다. KBO리그의 핵심 목표는 ‘스피드업’. 어떻게든 경기 소요 시간을 줄이는 게 목표다. 동시에 재미도 팬들에게 선사해야 한다.

[사진=스포츠Q(큐) DB]
도루를 하는 문성주. [사진=스포츠Q(큐) DB]

2024시즌 KBO리그가 달라진다. 이미 도입하기로 한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Automatic Ball-Strike System)와 피치 클록 외에 베이스 크기가 확대되고 수비 시프트는 제한된다. 이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MLB)가 먼저 도입한 시스템을 KBO리그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KBO는 11일 올해 첫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확정했다.

ABS는 개막전부터 도입된다. ABS는 2020시즌부터 퓨처스리그(2군)에서 시스템을 고도화해 왔다.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정교함과 일관성 유지, 판정 결과가 심판에게 전달되는 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주심은 컴퓨터가 알려주는 대로 스트라이크·볼을 선언하면 된다. ABS는 타자별 키와 방망이를 휘두르는 순간의 타격 자세에 따라 스트라이크존을 계산한다.

[그래픽=연합뉴스]

MLB는 피치 클록 도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시즌부터 MLB에서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는 15초 이내,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이내에 공을 던졌다. 타자는 타자가 없을 땐 8초, 주자가 있을 땐 12초 안에 완전히 타격 자세를 잡아야 했다. 이를 위반하면 투수에겐 볼을 주고 타자에겐 스트라이크 하나가 주어졌다.

지난 시즌 MLB 정규리그(9이닝 기준) 경기 당 평균 시간은 2시간 40분으로 2022시즌과 비교해 24분 가까이 줄었다. 1984시즌(2시간 39분) 이후 가장 짧았다.

KBO도 지난해 10월 피치 클록 도입을 선언했다. 심판들은 지난달 이천시 두산 베어스파크에서 적응 훈련을 해왔다. 다만 도입은 확정됐으나 운영은 후반기 이후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실전에서 선수들이 피치 클록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 혼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미다. 대신 퓨처스리그(2군)에는 전반기부터 적용한다. KBO는 2월 중 각 구장에 피치 클록 장비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7일 두산 베어스파크에서 심판들이&nbsp;자동 볼 판정 시스템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주심이 오른쪽 귀에 이어폰을 낀 채 홈플레이트 뒤에 서 있다.&nbsp;[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br>
2023년 12월 7일 두산 베어스파크에서 심판들이&nbsp;자동 볼 판정 시스템 적응 훈련을 하고 있다. 주심이 오른쪽 귀에 이어폰을 낀 채 홈플레이트 뒤에 서 있다. [사진=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커진 베이스는 개막전부터 볼 수 있다. 2월 중 각 구장에 신규 베이스 설치를 완료할 예정이다. 베이스 크기는 기존 15인치(약 38.1cm)제곱에서 18인치(45.7cm)제곱으로 키운다. 지난 시즌 베이스 크기를 키운 MLB에서는 경기 당 도루 0.72개가 나와 2022시즌(0.51개)에 0.21개 늘었다. 1997시즌(0.73개) 이후 가장 높았다.

올 시즌 38도루로 내셔널리그 4위에 오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올 시즌을 앞두고 도루를 많이 하는 게 목표였다”며 “MLB 규정이 바뀌면서 뛰는 선수들에게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게 생겨서 정말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수비 시프트 제한도 개막전부터 1~2군 모두 적용한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고 수비 능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MLB에서는 자료와 확률에 근거한 수비 시프트 덕분에 상대 타자를 효과적으로 잡아내는 결과는 얻었지만 대신 박진감이 줄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MLB는 지난 시즌 수비 시프트를 제한했다. 수비팀은 포수와 투수를 제외하고 내야에 최소 4명의 야수를 둬야 하고 2루를 기준으로 양쪽에 2명씩 서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4월 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 전국대회 16강전 세광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에서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로봇심판)이 판정을 내리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날 시험 가동을 시작으로 오는 4일 열리는 16강전 이틀째 경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로봇 심판을 운영해 입시 비리를 차단하고 불공정한 판정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논란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4월 3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세계 이마트배 고교야구 전국대회 16강전 세광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에서 자동 볼·스트라이크 시스템(로봇심판)이 판정을 내리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이날 시험 가동을 시작으로 오는 4일 열리는 16강전 이틀째 경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로봇 심판을 운영해 입시 비리를 차단하고 불공정한 판정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논란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하는 제도는 우선 퓨처스리그에만 적용 후,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1군에 도입하기로 했다. 2022시즌부터 퓨처스리그에서 시행 중인 연장전 승부치기도 1군 도입은 현장 의견 등을 종합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KBO리그는 중계권과 관련해서도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2024∼2026년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사업 우선 협상대상자로 CJ ENM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CJ ENM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을 가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티빙은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나우) 등 입찰 사업자 가운데 가장 많은 계약금인 약 4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이 중계권 낙찰자로 확정되면 야구팬들은 앞으로 온라인을 통해선 유료로 중계를 봐야 할 수도 있다.

한편, 지난 3일 KBO가 발표한 2024 KBO 정규시즌 경기 일정을 보면 개막전은 지난 시즌보다 일주일 빠른 3월 23일이다. 올해 11월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개막전은 2024시즌부터 직전 시즌 최종 팀 순위 상위 5개 팀의 홈 경기로 편성된다. 잠실(한화-LG), 문학(롯데-SSG), 수원(삼성-KT), 광주(키움-KIA), 창원(두산-NC) 구장에서 2연전으로 막을 올린다. 5위 두산은 1위 LG와 구장 중복으로 원정 경기가 편성됐다. 이에 6위 KIA의 홈 경기가 편성됐다. 2024 KBO리그 정규시즌은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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