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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관왕' 박지수는 왜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나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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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관왕' 박지수는 왜 ‘양날의 검’이라고 말했나 [기자의 눈]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09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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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박지수(26·청주 KB국민은행 스타즈)는 지난 4일 서울시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를 포함해 8관왕에 올랐다.

득점상(20.28점), 리바운드상(15.24개), 블록상(1.76개), 2점야투상(60.58%), 윤덕주상(최고 공헌도·1283.90점), 우수수비상, ‘베스트5’를 휩쓸었다. 8관왕은 WKBL(한국여자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다.

사실 이날 박지수의 MVP 수상은 이미 예견된 상태였다. MVP보다 몇 관왕에 오르는지가 문제였을 뿐이다. KB는 올 시즌 30경기에서 27승을 거두는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승률이 0.900이다. 정규리그 1위 팀의 한 시즌 패배가 한 자릿수인 건 WKBL에서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대단한 기록인 건 분명하다. KB가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에게 시리즈를 내준 게 이변이었다.

KB스티즈 박지수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WKBL)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MVP를 비롯해 스틸상, 득점상, 리바운드상, 블록상, 2점야투상, 맑은기술 윤덕주상, 우수수비선수상, 베스트 5 센터까지 8관왕을 달성한 뒤 기념 촬영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시상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한 박지수는 팀의 보완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저는 제 탓을 하게 되더라고요. 아예 제가 없었더라면 아쉬운 결과가 있었을까. 나머지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는데 제가 ‘양날의 검’인 것 같습니다. 저로 인해 팀이 잘된 것도 있고 안 된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챔프전 4경기에서 팀 내에서 가장 많이 득점한 선수의 답변으로는 의외였다. 그는 “제가 있어서 우승이 아니라 다 같이 모여 우승할 수 있는 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격 제1옵션인 박지수의 겸손이자 부담이 동시에 느껴지는 말이었다.

KB는 2021~2022시즌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을 달성했으나 지난 시즌에는 10승 20패로 5위에 그쳐 플레이오프에 아예 나가지 못했다. 지난 시즌 박지수가 공황장애와 손가락 부상 등으로 9경기만 뛰었던 게 컸다. 박지수의 팀 내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박지수. [사진=WKBL 제공]
박지수. [사진=WKBL 제공]

사실 박지수는 개인의 성장과 관련해 고민이 많다. 196cm로 WKBL 최장신인 박지수의 적수가 사실상 없다.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뽐낸 박지수는 상대 수비가 2명씩 달라붙어도 이겨냈다. 그러다보니 뚜렷한 성장을 체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박지수는 올 시즌 WKBL 최초로 1~5라운드 MVP를 석권했다.

분당경영고 시절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2016~2017시즌 데뷔해 신인선수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프로에서 8시즌을 뛰면서 4번이나 정규리그 MVP를 받았다. 이외에도 받은 상은 셀 수 없이 많다.

박지수는 “미국여자프로농구(WNBA)가 아니더라도 해외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은 커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이제는 나가고 싶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그는 “해외 선수들하고 비교했을 때 (내가) 성장한 부분이 있을까, 냉정하게 생각하면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 욕심으로는 나가야 하는 게 맞다. 더 큰 선수가 돼서 국가대표로 좋은 성적을 가져다주려면 제가 좀 더 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KB스타즈 박지수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WKBL) 시상식에서 리바운드상, 득점상, 블록상, 2점야투상을 수상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KB스타즈 박지수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WKBL) 시상식에서 리바운드상, 득점상, 블록상, 2점야투상을 수상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각 구단과 WKBL이 장기적으로 고민해야 될 문제와도 연결된다. 바로 외인 제도다. WKBL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인해 외인 수급이 어려워지자 2020~2021시즌부터 외인 선수 제도를 폐지했다.

이 때문에 한 선수에게 몰아주는 농구가 사라졌고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새로운 선수가 경기에 나서는 등 긍정적인 물결이 일었다. 팬들도 ‘뻔한 경기’를 안 보게 됐다며 박수를 보냈다.

박지수도 “국내 선수들의 클러치(득점 능력)가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외인이 사라지면서 '스타' 박지수의 사실상 독무대가 펼쳐진 것도 사실이다. 박지수 역시 “외인이 들어왔을 때보다 선수들 개개인이 성장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하면서도 “잘 모르겠다. 둘 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올 시즌 WKBL은 박지수의 대활약으로 끝났다. 박지수 고민의 결말은 어떻게 맺어질까. 변함없는 건 박지수가 국내 최고의 스타라는 것이고, 성장하기 위해 해답을 찾을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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