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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낸 이동국의 다음 선택? "마지막에 있어야 할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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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낸 이동국의 다음 선택? "마지막에 있어야 할 곳은…"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28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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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이동국(45)은 한국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 포항제철공업고 졸업 후 곧바로 1998시즌 K리그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첫해 신인상을 받았다. 훈훈한 외모에 뛰어난 실력으로 안정환, 고종수와 함께 K리그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그해 1998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프랑스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발탁돼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네덜란드전에 출전했다. 19세 52일. 역대 한국 선수 최연소 월드컵 출전 기록이었다. 2014년 국가대표 A매치 통산 100경기를 출전하며 센추리클럽에 가입했다.

K리그에서는 전설의 기록을 남겼다. 통산 506경기에서 213득점을 터뜨렸다. 김병지(586경기)에 이어 통산 출장 2위, 득점은 1위다. K리그에서 200골을 넣은 건 이동국이 유일하다. 2017시즌 K리그 사상 최초로 70(골)-70(도움) 대기록을 달성했다. 아직도 이 기록을 해낸 선수는 이동국뿐이다.

이동국 전 축구선수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에세이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국 전 축구선수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에세이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굴곡이 없지 않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 입단했으나 부진했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K리그 성남 일화 했으나 기대한 활약을 하지 못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2008시즌을 마치고 성남 일화에서 전북 현대로 트레이드됐다. 하지만 트레이드된 첫해 전북에서 생애 첫 득점왕과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를 동시에 거머쥐면서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고 전북에서 전성기를 누렸다.

2020년 11월 만 41세 은퇴한 그는 대표팀과 소속 클럽에서 통산 845경기 344골의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대한축구협회가 집계한 한국 선수 역대 최다 출전 기록이다.

월드컵 출전 최연소 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월드컵과 인연이 없었던 선수도 이동국이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두 달 앞두고는 K리그 경기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이동국.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동국.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의 2번째이자 마지막 월드컵 무대는 2010 남아공 대회다. 후배들에게 밀려 선발로 나서진 못했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 교체 투입돼 경기 종료 직전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비가 오는 상황에서 그의 슈팅을 빗맞았고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숱한 골 사냥을 했던 이동국의 월드컵 총출전 시간은 고작 51분. 공격포인트는 단 한 개도 없다.

이동국이 생애 2번째 책을 냈다.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인북)이다. 축구 인생의 소회와 은퇴 후의 삶을 다룬 에세이다. 23년에 걸친 선수 생활과 은퇴 후의 행보, 앞으로의 계획을 담았다. 화려했던 시절과 힘든 시기를 모두 엮었다.

그는 27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3년에도 곧 은퇴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냈었는데, 그 뒤로 7년이나 더 선수 생활을 했다"며 "그 7년과 은퇴 후의 이야기도 정리하고 싶어서 다시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이동국 전 축구선수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에세이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국 전 축구선수가 2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에세이 '결과를 아는 선택은 없다'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동국은 인생의 굴곡마다 여러 내린 선택에 있어 어렵지만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준비하고 잘 판단해서 선택해도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렇다고 선택 하나로 모든 일이 엉망이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이동국은 은퇴 후 축구 해설과 유튜브 채널 운영 등을 했다. 이제 그는 다음 선택을 준비한다. 다시 축구다.

이동국은 "축구를 하면서 너무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제가 마지막에 있어야 할 곳은 축구를 위해서 무언가를 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축구를 하면서 마주친 수많은 갈림길에서 제가 한 선택이 다 맞지는 않았겠죠. 하지만 어떤 선택을 했건 과정이 좋았다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 책을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동국은 최근 전북의 부진과 관련해서도 한마디했다. 공교롭게도 기자간담회가 열린 27일은 전북이 김두현 전 전북 수석코치를 제8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한 날이었다.

이동국은 전북을 옆에서 보기에 너무 안타까울 정도로 지금 성적이 너무 안나온다일단 김두현 감독이 들어가서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추락하는 전북을 막아줄 사람은 정말 좀 많이 있어본 사람이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엇는데 김두현 감독이 오늘 선임됐다고 해서 충분히 다시 예전에 있던 전북으로 되돌릴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힘을 실었다.

이동국이 책을 낸 건 2013년 ‘세상 그 어떤 것도 나를 흔들 수 없다’(나비의활주로) 이후 11년 만이다. 이동국은 출판을 기념해 다음 달 8일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사인회를 연다. 같은 달 15일에는 전주에서 북콘서트를 한다. 다음 달 30일에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사인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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