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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절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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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절대 있을 수 없다
  • 김종빈 편집위원
  • 승인 2014.04.15 0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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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정신과 겸손, 스포츠에서 배우는 소중한 교훈

[스포츠Q 김종빈 편집위원]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뛰어난 운동신경과 센스를 가진 아이를 가끔 발견하곤 한다. 어떤 경우는 가르치지도 않은 것을 알아서 터득해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한다. 이런 학생은 학업성적도 당연히 뛰어나다.

그러나 하늘은 모든 것을 다 주지 않는다.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겸손을 주지 않았다.

같이 운동을 시작한 아이들을 똑같이 가르쳐도 집중력 차이 때문에 1, 2년 정도 지나면 큰 격차를 보이게 된다. 공부까지 잘하는 학생은 어린 나이에 당연히 우쭐댈 수 있다. 그러나 정도가 지나치면 어떤 환경이 학생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지도자 입장에서 파악을 해봐야 한다.

만능으로 팔방미인인 것같은 그 아이는 아이스하키라는 단체운동에서 절대 패스를 주지 않는다. 심지어 같은 편이 가지고 가는 것을 뺏기까지 한다 .

▲ 아이스하키는 단체운동이다. 제 아무리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안다고 해도 팀보다 위대할 수는 없다. 겸손과 희생정신이 없다면 위대한 선수가 될 수 없다.

경기 중에 '왜 동료에게 패스를 하지 않냐'고 물으니 '아버지가 아무도 주지 말고 끝까지 몰고 가서 5골을 넣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얘기를 듣는 순간 세상에 이런 부모가 있나 싶어 기가 찼지만 단체경기에 대한 이해를 간단히 시키고 그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며칠 뒤 경기를 하는데 '오늘은 상대팀이 약하니 팀 전술훈련을 위해 짜여진 약속 플레이를 하자'고 경기 전에 당부했다.

그럼에도 그 아이는 또 혼자서 개인 플레이를 했다. 교체를 위해 벤치에 들어왔을 때 이유를 물었더니 며칠 전에 5골을 넣지 못해 아버지에게 혼이 났다고 한다. 곧바로 경기에서 10분간 빼버렸다. 10분 뒤 다시 당부를 해서 내보냈더니 팀 플레이를 하기 시작했다.

그 날 이후로 이 아이는 2주 동안 운동을 나오지 않았다. 나는 부모의 성향을 알기 때문에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다른 팀을 알아보고 다닌다는 얘기도 들렸다.

하지만 3주가 지나자 학생의 아버지가 '아이가 골을 넣고 싶어하니 골 좀 넣게 해달라'고 전화를 걸어왔다. 운동 잘하는 아들을 가진 본인을 부러워하는 시선을 느끼고 싶어 아이 핑계로 얘기하고 있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나 보였다.

뛰어난 운동능력과 센스를 가지고 있는 아이에게 팀의 주축으로 전체 경기를 지배하고 풀어주는 역할을 맡기려고 교육시키는데 정작 학부모는 팀의 승패와 상관없이 자기 아들이 골만 넣으면 된다는 것이었다.

▲ 생활체육을 하는 아이들은 경기를 하면서 희생정신과 겸손을 배우게 된다. 특히 단체운동에서 희생정신과 겸손없이 독불장군 식으로 경기를 한다면 환영받을 수 없다.

특히 이 아이는 잘난 척을 많이 해 팀내는 물론이고 학교에서도 교우관계가 좋지 못했다. 누구 하나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학부모들도 좋아하지 않는다. 본인 자식이 들러리가 되는데 어느 부모가 좋아하겠나.

이는 학부모가 겸손하지 못하고 주변의 부러움을 느끼고 싶은 것에서 출발한다. 어느 부모나 자식이 모나지 않게 크기를 바랄 것이다. 하지만 바라기만 한다고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부모가 진심으로 겸손해지고 남을 위할 때 아이는 훌륭하게 클 수 있다.

다행히도 이 학생은 지금 팀에서 자기 역할을 잘 찾아가고 있고 부모도 더이상 간섭을 하지 않고 있다.
 
학부모들이 지도자인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생각한 교육철학을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먼저다. 아이들은 마지 못해 하겠지만 커가면서 느껴주길 바란다.

모든 단체경기가 그렇지만 나를 희생해야 팀이 이길 수 있고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기에 단체경기를 통해서 겸손을 배울 수 있다.

jongbi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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