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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승 류현진, 매팅리 감독 기대 '100% 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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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승 류현진, 매팅리 감독 기대 '100% 부응'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07.28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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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원정 3연전 싹쓸이하며 NL 서부지구 선두 수성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 다저스)이 돈 매팅리 감독의 신뢰와 기대를 충족시키며 팀내 '원투스리 펀치'의 입지를 더욱 확고하게 다졌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벌어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201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경기에서 6이닝 동안 홈런 하나 포함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내주고 3실점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올시즌 20번째 선발 등판에서 12승(5패)째를 거둔 류현진은 잭 그레인키(12승 6패), 클레이튼 커쇼(12승 2패)와 함께 팀내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또 류현진의 12승은 내셔널리그(NL)는 물론이고 MLB 전체로도 아담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즈)의 13승에 이어 다승 공동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물론 하나 아쉬운 것은 평균자책점이다. 현재 공동 2위 그룹인 그레인키(2.74)와 커쇼(1.76), 소니 그레이(2.65), 스캇 카즈미어(2.37·이상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릭 포셀로(3.24), 막스 슈어저(3.37·이상 디트뢰트 타이거즈), 매디슨 범가너(3.19·샌프란시스코), 윌리 페랄타(3.56·밀워키 브루어즈), 알프레도 사이먼(2.86·신시내티 레즈), 다나카 마사히로(2.51·뉴욕 양키스)와 비교했을 때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3.44는 높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올시즌 대량 실점한 경기가 몇 차례 있었던 것을 제외한다면 무난한 성적에 속한다. 2이닝 8실점(6자책점)했던 4월 5일 샌프란시스코전을 비롯해 5이닝 6실점(5자책점)했던 4월 28일 콜로라도전, 2.1이닝 7실점한 지난 9일 디트로이트전 등 세 경기를 빼면 108.1이닝 동안 27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이 2.24밖에 되지 않는다.

◆ 3회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제구에 투구수 급증

류현진의 1회말과 2회말은 깔끔했다. 2이닝을 모두 삼자범퇴시키면서 던진 공은 17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3회말부터 제구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7번 타자 댄 어글라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삼진으로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긴 했지만 연속 2개의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한 것이 뼈아팠다. 이러면서 3회말에만 29개의 공을 던졌다.

4회말 역시 볼이 많아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4회말에도 24개의 공을 던졌다. 3회말과 4회말에 던진 공만 53개나 됐다. 6이닝 투구수 103개 가운데 절반이 넘었다. 3회말과 4회말만 깔끔하게 넘어갔더라면 조금 더 길게 이닝을 가져갈 수도 있었기에 아쉬웠다.

그러나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집중타를 맞지 않고 무너지지 않은 것은 류현진이 어떠한 컨디션에서도 자신의 몫을 해내는 투수라는 것을 입증한다. 이처럼 자기 몫을 제대로 해준다면 감독도 믿고 맡길 수 있다.

◆ 샌프란시스코에 맞춘 등판 계획, 노림수 적중

매팅리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원정 3연전이 NL 서부지구 우승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기라고 판단하고 심혈을 기울였다. 그레인키와 커쇼, 류현진 등 가장 자신있게 내세울 수 있는 선발 삼총사를 샌프란시스코 원정 3연전에 맞췄다.

NL 서부지구 우승을 놓고 다투는 라이벌인 샌프란시스코와 경기를 이기면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일단 1승을 하는 것만으로도 2경기 차가 좌우된다.

LA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원정 3연전 직전까지 샌프란시스코에 1.5경기 뒤져 있었다. 만약 3경기를 모두 잡으면 1.5경기를 앞서가게 되지만 거꾸로 3경기를 모두 내주면 승차가 4.5경기로 벌어진다. 무려 6경기가 왔다갔다하는 '빅뱅'이었던 셈이다.

그리고 삼총사 가운데 두 에이스는 잘해줬다. 그레인키와 커쇼가 호투하면서 오히려 반경기를 앞섰다. 그러나 류현진이 패한다면 다시 승차가 반경기 뒤질 수도 있었다.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을 류현진이 잘해줬다는 점에서 매팅리 감독은 앞으로도 류현진을 더욱 믿을 수 있게 됐다.

◆ 신무기 고속 슬라이더와 커브로 18승 도전

류현진이 최근 주무기로 등장한 것은 커쇼를 보고 따라한다는 '고속 슬라이더'다. 컷 패스트볼이라고 하는 전문가도 있지만 류현진은 "커쇼의 고속 슬라이더를 따라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의 고속 슬라이더는 팔 각도나 공을 잡는 것 모두 커쇼의 것 그대로다. 따라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매팅리 감독은 "어떤 선수도 다루기 힘든 구종으로 좌완 투수에게 좋은 무기"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또 하나는 커브다. 커브는 조시 베켓을 따라한 것으로 역시 류현진의 무기가 되고 있다. 물론 빠른 공을 가장 많이 던지긴 하지만 슬라이더와 커브를 장착한 류현진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부터 3경기 선발에서 모두 승리했고 평균자책점이 2.37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자신의 주무기가 잘 먹혀들고 있다는 뜻이다.

샌프란시스코와 경기 역시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절하게 섞어던졌다. 탈삼진 7개 가운데 3개가 바로 슬라이더로 인한 것이었다. 6개의 피안타 가운데 슬라이더를 공략당한 것은 한차례에 불과했다. 시속 89마일(144km)까지 나온 슬라이더와 함께 최고 시속 95마일(154km)의 빠른 공만으로도 상대 타자들을 공략하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각도 큰 커브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였다.

12승 거둔 류현진이 앞으로 6승만 더하면 박찬호(41·은퇴)가 세웠던 한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승인 18승(2000년)까지 도달하게 된다.

앞으로 남은 일정을 보면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다음달 3일 시카고 컵스와 경기가 된다. 이후 8월 8일 LA 에인절스전, 8월 13일과 18일 밀워키전 등 10경기 정도 더 나설 수 있다.

류현진이 20경기를 던져 12승을 거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10경기에서 6승을 더해 18승 달성이 가능하다. 류현진이 2006년 국내에서 다승왕에 올랐을 당시 거뒀던 승수가 18승이었다.

여기에 조금만 더 힘을 보태면 20승도 가능하다. 류현진은 국내에서도 20승을 거둔 적이 없었다. 18승이 자신의 시즌 최다승이었다. 10경기 가운데 8승이기 때문에 다소 버거운 목표이긴 하지만 지금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불가능하지도 않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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