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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큰 기대만큼 아쉬움 짙은 '윤덕여호 38개월', 여자축구 밀알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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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큰 기대만큼 아쉬움 짙은 '윤덕여호 38개월', 여자축구 밀알 되려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10 0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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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출범 후 아시안게임-여자월드컵 괄목 성장…한국 여자축구 한계 인식하며 아쉬운 마감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013년 1월 출범 이후 쉼없이 달려왔던 '윤덕여호'의 38개월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지난해 7월 2년 재계약에 사인한 윤덕여 감독이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을 더 맡을지 불투명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최소한 '윤덕여호 시즌1'은 끝났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9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임선주(인천 현대제철)의 멀티골을 앞세워 4-0으로 이겨 1승 2무 2패(승점 5)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마지막 경기에서 일본이 이와부치 마나의 결승골로 북한에 1-0으로 이기면서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2승 1무 2패, 승점 7)에 이어 4위에 올랐다. 북한은 한국과 같은 승점 5이지만 골득실에서 밀려 5위로 떨어졌다.

▲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9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올림픽 본선 티켓은 호주와 중국이 가져갔다. 호주는 중국과 마지막 경기에서 1-1로 비겨 4승 1무(승점 13)로 1위를 차지했고 중국(3승 2무, 승점 11)이 그 뒤를 이었다. 베트남은 5전 전패로 여섯 팀 가운데 최하위였다.

이와 함께 당분간 대표팀 일정이 없어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도전도 일단 막을 내렸다. 내년 일본에서 열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선수권과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나 다시 뭉치게 된다.

◆ EAFF 선수권서 두 차례나 일본 넘은 윤덕여호, 더이상 중위권 팀이 아니다

윤덕여호가 보여준 한국 여자축구 전력은 더이상 AFC에서 중상위권이 아니었다 충분히 일본과 북한, 호주 등 '3강'을 위협할 만했고 중국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렀다

특히 윤덕여호는 EAFF 선수권을 통해 두 차례나 일본을 격파했다. 한국에서 열렸던 2013년 대회에서는 지소연의 멀티골로 2-0으로 이겨 일본의 대회 3연패를 저지했다. 지난해 대회 역시 전가을의 환상 프리킥골로 2-1로 이겨 2위를 차지했다. 더이상 일본이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일본과 1-1로 비긴 것은 무척이나 아쉽다. 일본은 안방에서 올림픽 예선을 치른다는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선수단 불화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할 정도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지소연의 페널티킥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지 않았다면 일본전이 무승부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전가을(오른쪽)이 9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골키퍼를 제치고 슛 기회를 노리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비록 아시아 지역에 단 2장만 허용되는 올림픽 티켓을 따내진 못했지만 북한, 일본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줘 한국 여자축구도 전력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했다. 그렇기에 올림픽 본선진출이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

◆ 처음부터 팀을 만들어라, 새로운 여자대표팀의 탄생을 위하여

걱정도 있다. 바로 대표팀의 재편이다. 지난해 캐나다 여자월드컵을 치렀던 선수는 벌써 20대 후반이다. 골키퍼 최초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한 김정미는 32세로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이면 35세가 된다.

또 유영아, 조소현, 전가을, 황보람, 김수연, 김도연 등도 모두 80년대에 태어나 여자월드컵 때면 30줄에 들어선다. 꾸준한 훈련과 체력 관리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는 시대라고 하지만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30대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꾸릴 수는 없다. 결국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표팀 주축을 이루는 선수들을 대체할 자원이 그리 풍족하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 지소연이나 여민지 등 2010년 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와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의 주역들도 벌써 20대 중반에 접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후 청소년 여자월드컵의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들만큼 뛰어줄 선수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지소연(오른쪽에서 두번째)이 9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베트남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상대 수비에 둘러싸인 채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이를 위해서는 내년 EAFF 선수권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선수들의 세대교체를 천천히 준비할 필요가 있다. 갑작스러운 세대교체는 시행착오를 불러올 수 있는만큼 현재 있는 대표팀 선수들을 일정 섞는 과도기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소연이라는 에이스 한 명에 의존하는 구조 역시 바꿔야 한다. 윤덕여 감독은 올림픽 최종예선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은 득점력이다. 공격라인에서 득점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다양한 득점 루트를 확보하기 위해서 많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양한 득점 루트 개발은 지소연 의존증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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