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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괜찮아 사랑이야' 정말 어려운 드라마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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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괜찮아 사랑이야' 정말 어려운 드라마였을까?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9.12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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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기대와 실망이 공존했던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이하 '괜사')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방송 전부터 조인성, 공효진 톱스타 커플을 내세우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올리지는 못했다.

이유는 분명한 것 같다. '괜사'가 갖고 있었던 약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2일 방송된 '괜사' 마지막회는 그동안 끌어오던 어두운 분위기를 한 번에 반전시키는 해피엔딩 잔치였다. 주인공 장재열(조인성 분)의 정신 분열증은 연인 지해수(공효진 분)의 노력으로 깨끗하게 치료가 됐고 둘은 결혼에 골인했다.

의붓아버지 살인의 진실을 놓고 극의 갈등관계 최고조에 서 있던 형 장재범(양익준 분) 역시 가족들과 화해를 하면서 '정상인'의 삶을 살아가게 됐다. 이 밖에도 박수광(박광수 분)과 오소녀(이성경 분)의 사랑이 이뤄지고 지해수는 엄마(김미경 분)와 화해하는 데 성공했다.

▲ '괜찮아 사랑이야'는 방송 이후 복수극이냐 로맨틱 코미디물이냐의 기로에 서 있었다. [사진=SBS 제공]

'괜사'의 마지막은 그동안 새드엔딩이 될 수도 있다는 시청자들의 예상을 깬 최고의 해피엔딩이었다. 이런 해피엔딩의 영향인 탓인지 마지막 시청률도 전일보다 상승한 12.9%(닐슨 제공, 전국기준)로 간신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성적을 받아들었다. 앞서 '괜사'는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위기설까지 나온 바 있다.

'괜사'는 방송전부터 따라다닌 높은 기대치와 비교해 볼 때 성공한 드라마라고는 볼 수 없다. 조인성 공효진이라는 톱스타 라인은 차치하더라도 거장 노희경 작가와 드라마 연출가로서는 연이어 호평을 듣던 김규태 PD와 그의 스태프들이 만든 드라마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 제작사 측의 투자도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면 '괜사'의 지지부진했던 성적의 원인은 무엇일까.

▲ [사진=SBS '괜찮아 사랑이야' 방송 캡처]

◆ 어려웠던 드라마

'괜사'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특히 중반 이후부터는 '어렵고 복잡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반응은 바로 정신병과 그 속에서 일어난 사건을 풀어가는 내용을 다룬 이 드라마의 복잡한 스토리상 구조 때문이다.

장재열이 앓고 있던 병은 정신분열이었다. 수시로 환청과 환상이 보이고 존재하지 않는 무엇과 대화하고 행동했다. 현실과 환상을 구분 짓지 못하면서 왔다 갔다 하는 그의 정신세계는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다.

아울러 그의 형 장재범과 어머니 역시 폭력성을 담은 정신장애와 해리 증후군 등을 앓으며 현실에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병을 앓고 있었다.

▲ [사진=SBS '괜찮아 사랑이야' 방송 캡처]

시청자들은 힘겨웠다. 드라마란 시청자와 함께 호흡하고 함께 생각을 해야 하지만 '괜사'는 혼자 말하고 대화했던 셈이다. 지해수가 장재열을 사랑으로 보듬는 부분도 분명 있었지만 어려운 정신병의 세계를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거기에 시청자들은 살인사건의 진실까지 파악해야 했다.

당연히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어렵고 복잡하다는 소리가 계속해 쏟아져 나왔다. 특히 드라마 중반 이후 내용이 장재열의 정신분열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시청자들은 크게 이탈하기 시작했다. 수치를 봐도 알 수 있다. '괜사'는 방송 중반부 이후부터는 9%대의 한 자릿수 시청률로 내려앉으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 [사진=스포츠Q DB]

◆ 모호했던 장르

'괜사'의 약점은 또 있었다. 멜로와 살인사건의 진실이라는 기본 베이스 위에 마음의 병, 인간의 정신세계를 같이 다루다 보니 드라마의 초반과 중반 그리고 끝이 서로 다른 장르의 드라마가 돼버렸다. 초반은 달콤한 멜로, 중반은 정신병과 살인 사건을 다룬 의학 스릴러, 다시 끝은 슬픈 멜로와 해피엔딩으로 장르가 변신을 거듭한 것이다.

이 드라마는 '복합장르'를 표방한 작품도 아니었고 사전에 그 어떤 설명도 없었다. 결국 조인성과 공효진의 달콤한 멜로를 기대하고 드라마를 찾았던 시청자들은 드라마 중반부터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 멜로물인지 스릴러물인지 의학드라마인지가 중반부터는 명확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처럼 이 드라마의 시원치 않은 성적은 이런 이유들로 상당부분 설명이 가능할 듯하다.

▲ SBS '괜찮아 사랑이야' 출연진. [사진= 스포츠Q DB]

◆ 그래도 새로운 도전은 평가 받을 만하다

비록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괜사'가 보여줬던 새로운 시도는 평가받아야 하는 부분이다. 그동안 역대 드라마 중 제대로 된 정신의학 세계를 다룬 드라마는 거의 없었다. 단순히 정신병에만 초점을 맞추고 그 인물의 행동을 보여주는 정도였다.

하지만 '괜사'는 정신병을 넘어 인간의 정신세계를 돌아보고 치료 과정까지 담으며 그동안 안방극장에서는 쉽게 볼 수 없던 새로움을 던져줬다. 완성도 면은 차치하더라도 '괜사'는 앞으로 정신의학 세계를 다룰 드라마 들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준 것만은 분명하다.

이런 이유로 새로움, 진일보한 타입의 드라마라는 부분은 충분히 평가 받을 만하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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