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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슈틸리케-손흥민의 겸손한 자신감, '공한증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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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슈틸리케-손흥민의 겸손한 자신감, '공한증은 계속돼야 한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8.29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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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성인대표팀 승선 풀백 오재석 "중국, 클럽 수준 높아졌지만 대표팀과는 관련 없다"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큐) 글 민기홍·사진 최대성 기자] 한국은 중국에 늘 두려운 존재였다. 공한증(恐韓症)은 이번에도 계속되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 한국은 다음달 1일 오후 8시 FIFA 랭킹 78위 중국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을 치른다. 29일 오후 4시를 전후해 결전이 펼쳐질 서울월드컵경기장에 태극전사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중국의 의지가 대단하다. 이달 초부터 슈퍼리그를 늦춘 채 중국 쿤밍에서 합숙에 돌입했고 지난 22일 선양에서 모여 조직력을 가다듬고 있다. 가까운 거리인데도 전세기를 이용해 입국한다. 최종예선 한 경기 승리수당은 5억원, 본선 진출 시 보너스는 무려 100억원이다.

▲ 슈틸리케 감독이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해 소집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그는 "경기 당일 관중석이 가득 찰 것이라 기대한다"고 국민들의 성원을 바랐다.

그래도 한국 선수단은 의연하다. 고요함 속에 “중국은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감지된다.

◆ "중국? 클럽 수준만 높아!, 중국 선수 기량 발전으로 이어지지 않아"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중국을 다녀왔다. 각 팀이 비싼 이적료로 외국인 선수에 대폭 투자하고 있는데 즉시 중국 선수들의 기량 발전으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며 “목적이 뚜렷하고 장기적으로 이뤄진다면 큰 발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겸손함이 없는 건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 최종예선이기 때문에 절대 쉬운 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팀들이 월드컵으로 가고자 하는 의욕을 갖고 있다. 중국은 랭킹을 3계단 끌어올렸다. 절대 쉽게 생각하는 팀은 아니다”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에이스 손흥민(24·토트넘 핫스퍼)은 리우 올림픽 8강 온두라스전 패배를 떠올리며 방심을 경계했다. 그는 “축구는 상대가 누구든 항상 어렵다. 우리가 온두라스에 질 것이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느냐”며 “공은 둥글다. 경기 전 이야기는 힘들다”고 몸을 낮췄다.

성인대표팀에 처음으로 승선한 오재석(26·감바 오사카)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중국의 클럽 수준은 높아졌지만 대표팀 전력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 같다”며 “아시아 예선에서 대표팀이 두려워 할 상대는 없다. 상대가 누가 됐든 최선을 다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만반의 준비도 마쳤다. 대표팀의 취약 포지션인 풀백 새 자원으로 발탁된 터라 책임감이 막중하다. 오재석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통해 상하이 상강과 2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이재성(전북 현대)에게 부탁해 다른 팀 영상도 구했다”고 말했다. 전북은 장쑤 쑤닝과 조별리그에서, 8강에서 상하이 상강과 맞붙었다.

▲ 손흥민(오른쪽)이 몸을 풀고 있다. 리우 올림픽 8강에서 온두라스에 일격을 당한 그는 "공은 둥글다. 축구는 상대가 누구든 어렵다"고 방심을 경계했다.

◆ 마지막 퍼즐은 성원, 오픈 트레이닝이 부른 힘 

이날 행사는 오픈 트레이닝으로 진행됐다. 단 사흘만 훈련할 수 있는 짧은 기간임에도 대한축구협회는 팬들과 소통을 우선시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소집하고 첫날 훈련은 여러 상황을 고려, 회복 훈련에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며 “오늘 같은 날이 팬들을 불러 훈련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중앙 스탠드를 메운 팬들은 장내 아나운서의 지시에 따라 한목소리로 응원 구호를 외쳤다. 슈틸리케 감독과 손흥민이 피치를 밟자 상암벌이 떠나가라 환호성을 내질렀다. 모처럼 고국팬들의 성원을 등에 업은 유럽파 선수들의 몸이 유달리 가벼워 보였다.

‘축구 유커의 공습’이 예상된다. 대한축구협회와 협상 끝에 티켓 1만5000장을 가져간 중국이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유학생까지 포함하면 한국 축구의 성지 6만6000석 상암벌은 ‘대한민국’보다 ‘짜요’가 크게 울려 퍼질지도 모른다.

A매치, K리그 올스타전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팬심을 강조하는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경기 당일 관중석이 가득 차리라 기대하고 있다”며 “많이 오신다면 선수들이 또 다른 준비자세를 갖추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 역시 “많이 오셔서 중국과 싸워주신다면 힘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홈이니 이런 면부터 앞서 있다는 걸 보여주셨으면 한다"며 ”팬들과 함께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고 열띤 성원을 바랐다.

▲ 생애 첫 성인대표팀에 발탁된 풀백 오재석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시아에서 대표팀이 두려워 할 상대는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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