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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안현범-정조국-신진호, '빵'터진 K리그 클래식 별들 발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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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안현범-정조국-신진호, '빵'터진 K리그 클래식 별들 발언은?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2.24 0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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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만점 발언 잇따라, K리그 클래식 개막 앞두고 관심 고조에 한 몫

[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주현희 기자] “(이)근호가 내게 ‘팀은 내가 잘 이끌테니 형은 지갑만 잘 열면 된다’고 하더라.”(강원FC 정조국)

“지난 시즌 이후 가장 크게 변한 것은 집 사이즈다.”(제주 유나이티드 안현범)

“더 이상 관중 난입은 안 된다. 좋은 성적을 거둬 선수들이 관중석으로 뛰어들겠다.”(인천 유나이티드 김도혁)

스타플레이어들은 뭔가 달라도 달랐다. K리그 클래식 별들이 각양각색 언행으로 현장을 찾은 100여 팬들을 미소짓게 했다.

▲ 제주 유나이티드 안현범이 23일 2017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진행자의 요구에 '셀카 포즈' 시범을 보이고 있다.

K리그 클래식 12개팀 감독과 선수들은 23일 서울 강남구 파티오나인 웨딩홀에서 열린 2017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저마다 입담을 뽐냈다. 팀을 상징하는 대표 스타들이 참석한 만큼 선수들이 나선 인터뷰에서는 개성있는 발언과 행동들이 연이어 나왔다.

지난해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제주 안현범은 피치 위에서 번뜩이는 플레이만큼이나 톡톡 튀는 발언으로 주목을 끌었다. 지난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른 뒤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집 사이즈가 변했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진행자는 “‘셀카’를 잘 찍는다고 들었다. 비결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안현범은 “우선 얼굴이 타고나야 할 것 같다”며 “또 ‘사진발’이 잘 받아야 한다. 조명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안현범은 시범을 보여달라는 주문에 한 차례 포즈를 취하고는 이내 쑥스러워하며 고개를 떨궜다.

팀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신경전도 뜨거웠다. 지난 시즌 광주FC에서 득점왕을 차지하고 MVP에 오른 뒤 강원FC로 이적한 정조국이 그 가운데 있었다.

지난해 정조국과 동고동락했던 광주 김민혁은 정조국의 이적 소식을 미리 알았냐는 질문에 “몰랐다. 특별한 사이라 생각해 먼저 이야기해줄 줄 알았는데 서운했다”며 “소식 들었는데 행복해 보이더라”고 선배를 ‘디스’했다. 이어 정조국의 시선을 의식한 듯 김민혁은 “사랑합니다”라고 말하며 사태(?)를 무마했다.

▲ 강원FC 정조국은 23일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거침 없는 발언으로 현장을 찾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정조국은 김민혁에 대한 코멘트를 부탁받고는 “딱히 할 말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개인적으로 통화할 때 강원에 오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재치있게 앙갚음을 했다. 김민혁의 애정공세에 보답해달라는 요구에는 “사랑하는 사람은 집에 있다”며 ‘사랑꾼’의 면모도 보였다.

이어 팀 동료가 된 이근호와 사이에 대해서는 “(이)근호가 동료로서 많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칭찬하며 “근호가 ‘내가 분위기 메이커로서 팀을 이끌테니 형은 지갑만 잘 열면 된다’고 말했다”며 “나름대로 지갑을 잘 열고 있다고 생각하다”고 말했다.

정조국은 개막전에서 강원과 맞붙는 상주 상무 신진호와도 양보 없는 입씨름을 벌였다. 진행자가 상대방을 향해 다섯 글자로 선전포고를 해달라고 하자 정조국은 “많이 힘들지?”라고 선공을 날렸다. 지난해 4월 상주에 입대해 전역까지 10개월여가 남은 후배의 아픈 곳을 건드린 것.

이에 신진호는 “다시 내려가”라고 응수했다. 지난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플레이오프를 통해 힘겹게 클래식으로 승격한 강원에는 가장 악몽같은 말이었다. 둘의 화끈한 입담에 현장의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신진호 상주 상무 내에서 외모 서열에 대한 질문에 “나는 그 쪽의 F4가 아니다. K리그 3위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한편 후임 선수들을 향해서는 “볼 때마다 안타깝다. 매일 시간을 세곤 하는데 그러면 더 시간이 안가니까 축구와 군복무에 집중하며 기다리면 좋겠다”고 말하며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가벼운 분위기로만 흐른 것은 아니다. 다큐멘터리를 방불케 하는 진지하면서도 진솔한 발언도 나왔다.

인천 김도혁이 그 주인공이었다. 인천은 지난 시즌 최종 라운드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둬 극적으로 K리그 클래식 잔류에 성공했다. 감격에 겨운 홈팬들은 피치로 난입했다. 이 장면은 K리그 역사에 남을 감동적인 순간으로 기억됐다. 단 규정 위반에 대한 대가는 피할 수는 없었다. 인천은 이 같은 상황이 재발될 경우 무관중 경기를 치러야 하는 조건부 징계를 받았다.

김도혁은 “관중 난입으로 인해 정말 좋았지만 앞으로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고 팬들에게 자제를 당부하며 “대신 올 시즌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한 뒤 선수들이 관중석으로 난입하겠다”고 공약을 걸어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 상주 상무 신진호는 23일 K리그 클래식 미디어데이에서 "내 외모는 K리그 3위 안에 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재치 있는 입담을 뽐냈다.

울산 현대 이종호의 발언도 눈길을 끌었다. 2011년 전남 드래곤즈를 통해 프로에 입단한 이종호는 지난해 전북에서 활약하더니 올 시즌을 앞두고는 트레이드로 울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3개 구단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이종호는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전남은 된장찌개다. 고향이 생각나는 팀”이라며 “전북은 새우과자 같다. 광고에서 보면 자꾸 손이 간다고 하는데 팬분들이 자꾸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걸 보면 새우과자가 생각난다”고 답변했다.

이어 “울산은 내게 곰탕과 같다. 어릴 때 어머니가 잠도 못 주무시고 온갖 정성을 들여 곰탕을 끓여주시곤 했다”며 “나도 마찬가지로 잘 끓여진 곰탕을 팬들께 선사한다는 마음으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17 K리그 클래식은 다음달 4일부터 9개월 대장정을 시작한다. 개막을 일주일여 앞둔 상황에서 스타선수들의 재치 있는 입담은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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