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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무리뉴-첼시 콘테 피튀는 설전, 과도한 라이벌 짜맞추기가 판 키웠다 [SQ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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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무리뉴-첼시 콘테 피튀는 설전, 과도한 라이벌 짜맞추기가 판 키웠다 [SQ이슈]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1.08 12: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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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무리뉴는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한다.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는 것 같다.”(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

최근 경기 전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콘테 첼시 감독이 무리뉴에게 강력한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무리뉴는 과거 ‘앙숙’ 아르센 벵거 감독에게 ‘실패 전문가’라는 등 조롱을 보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엔 달랐다. 영국 현지 언론의 지나친 라이벌 구도 짜맞추기가 오해를 불러 일으켰고 둘의 싸움을 부추겼다.

 

 

무리뉴와 콘테는 지난 시즌부터 맨유와 첼시의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자연스레 라이벌 구도가 생겼고 둘은 설전을 이어가며 언론의 집중을 받았다.

시작은 2016년 10월 맨유와 첼시의 맞대결 때였다. 맨유가 0-4로 대패했는데 첼시의 4번째 골이 들어간 뒤 콘테가 포효를 하자 경기 후 무리뉴가 “상대에게 굴욕을 안기는 일”이라며 콘테에게 귓속말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엔 콘테가 칼을 꺼내들었다. 지난해 2월 “첼시에서 ‘무리뉴 시즌’은 피하기를 원한다”며 우승 시즌 이후 부진하기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굳이 무리뉴의 실명을 붙여 도발성 짙게 표현했다.

이에 무리뉴는 “여러 방법으로 답할 수 있겠지만 콘테를 언급하기 위해 내 머리카락이 빠지는 걸 원치 않는다”며 한발 뺐다.

그러나 또다시 상황이 커졌다. 최근 무리뉴가 현지 기자의 열정을 잃은 것 같이 보인다는 말에 “나는 광대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열정을 잃은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전혀 문제가 없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이를 옮기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이후 콘테의 사전 기자회견에 찾아간 현지 기자는 “무리뉴가 자신은 콘테처럼 광대같이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고 콘테는 “그는 자신의 과거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노인성 치매를 앓고 있는 것 같다”고 충격적인 말을 꺼냈다.

 

 

콘테의 발언이 강했던 것은 맞지만 있지 않은 사실을 전한 현지 기자의 잘못이 더 컸다. 이후 무리뉴는 “나는 콘테를 비난한 적이 없다. 질문이 잘못돼 그런 반응을 보였지만 나는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도를 갖고 질문을 잘못 전한 현지 기자에게 일침을 날린 것.

그러나 무리뉴 또한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나도 과거 터치라인에서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다. 몇 번의 실수는 더 이어질 수 있지만 줄여나갈 것”이라며 “다만 내가 절대로 하지 않을 일은 승부조작으로 징계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만 떼어놓고 들으면 감독으로서 당연한 다짐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의도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게 사실이다. 콘테는 과거 승부조작 스캔들로 4개월 출전 정지를 받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콘테는 또다시 발끈했다. “그런 말을 하기 위해선 진실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며 “나는 4개월간 피치를 밟지 못했지만 재판을 요청해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무리뉴는 자신이 소인배임을 입증했다. 그때 상황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과거에 그는 많은 상황에서 소인배였다. 현재도,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며 이어 저질, 건망증, 거짓말쟁이라며 무리뉴를 향한 분노심을 숨기지 않았다.

분명 시작은 오해에서 비롯됐으나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것이다. 영국 언론이 그토록 바랐던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진 것.

자연스레 둘의 맞대결로 관심이 옮겨진다. 맨유는 14승 5무 3패 승점 47로 2위, 첼시는 14승 4무 4패 승점 46으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둘은 다음달 25일 맨유의 홈 올드 트래포드 맞붙는다. 한 달 보름여를 앞둔 상황에서 무리뉴와 콘테가 또 어떤 말들로 싸움을 키울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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