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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에서 꽃피는 넥센 강지광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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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에서 꽃피는 넥센 강지광의 꿈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03.10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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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범경기 홈런포 폭발한 넥센 우타 거포 유망주, "관심이 신기할 뿐"

[목동=스포츠Q 글 민기홍 기자·사진 노민규 기자] 2014 프로야구 시범경기 첫 타석. 그가 1군 무대 첫 공식 타석에 들어섰다. 지난 시즌 최고의 깜짝스타 유희관(28)과의 대결. 공을 오래 지켜보며 3-2까지 카운트를 끌고 갔다. 132km 바깥쪽 높은 직구가 들어오자 그는 가볍게 배트를 돌렸다. 두산 우익수 민병헌이 뒤로 물러났지만 쭉 뻗은 타구는 훌쩍 관중석을 넘어갔다.

“제2의 박재홍이 될 재목이다.”

넥센 히어로즈 염경엽 감독은 일찌감치 강지광(24)을 이렇게 말했다. 현재 타격 재능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는 인천고 재학시절 구속 150km를 뿌리던 투수 유망주였다. 당시 LG 스카우트였던 염경엽 감독은 그의 가능성을 높이 사 2009년 2차 3라운드로 그를 지명했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으로 선수생활에 위기를 맞고 스스로 타자 전향을 선택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퓨처스리그 21경기에 출전, 2할3푼1리의 저조한 성적이었지만 지난해 11월 '감독 염경엽'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타자 강지광'을 또 다시 지명했다.

지난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그가 보여준 모습은 괴력이었다. 오키나와 캠프 실전 경기에서 홈런포를 펑펑 쏘아올렸다. 비거리는 박병호와 이성열을 능가했다.

강지광에 대한 보도가 연이어 나왔다. 당장 1군 진입이 가능할 법도 하지만 염 감독은 차근차근 단계를 거쳐 그를 키울 생각이다. 염 감독은 “전반기 강지광을 1군에 올릴 일은 없을 것이다.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 강지광은 지난 8일 시범경기를 통해 1군 첫 공식경기에 나선 첫 타석에서 두산의 좌완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우월 솔로홈런을 날려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은 홈런을 친 후 타구를 응시하는 강지광.

지난 8일 시범경기를 통해 7번타자 우익수로 나선 데뷔 첫 타석부터 솔로 홈런포를 날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강지광을 목동구장 3루 덕아웃에서 만났다. 히어로즈의 미래를 책임질 거포 유망주 강지광의 이야기를 담았다.

- 쟁쟁한 1군 선배들 틈에서 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선배님들 보면 이래서 1군이구나 싶다. 많이 부족한 걸 느낀다. 시범경기 통해 많이 배우겠다. 1군 투수들은 변화구 로케이션이 다르더라. 많은 게임에 나서 많은 투수를 경험하면서 변화구 적응력을 키워야할 것 같다."

- LG때 이야기를 하겠다. 높은 자리에 대한 동경은 없었나.

"2년 재활하고 군복무까지 마치느라 그런 생각 자체를 못했던 것 같다. 동기부여가 안 됐다. 너무 아프고 힘들었기 때문에 그냥 야구나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 하는 정도였다."

- LG에서 이적 후 성공한 선수들이 많은데. 넥센만 해도 박병호, 서건창 케이스가 있다.

"그런말 많이 듣긴 했다. LG 출신. 근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쓰진 않는다.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내가 할 것에만 집중하겠다."

- 힘이 장사인 것 같은데. 타고난 건가.

"그렇게 세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남들보다 괜찮더라. 방망이 쳐보니까 비거리가 뒤지지 않는다."

- 수비 이야기를 해보자. 타구 판단 비롯해서 외야 수비는 좀 부담스럽지 않나.

"아무래도 그런 게 있다. 수비 경험이 많지는 않으니까 조금 어렵다. 심재학 코치님과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자신감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 송구는 어떤가? 수비에서 송구도 중요한 부분인데.

"투수 출신이다보니까 어깨는 자신있다. 그런데 정지된 상태에서 공을 뿌리는 투수와 뛰면서 공을 던져야 하는 외야수가 던지는 밸런스가 좀 다르지 않나. 그 부분을 보완하는데 주력할 생각이다."

- 투수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나? 투수를 했던 경험이 타석에서 도움이 되지는 않나.

"팔꿈치 통증이 심해서 힘들었던 기억뿐이라 투수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 투수를 했다고 해서 수싸움에 특별히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으니까 타석에서 많은 투수를 상대해봐야 할 것 같다."

- 롤모델로 추신수를 꼽았다. 국내 선수중에는?

"우리팀 이택근 선배님도 좋고. 같은 우익수니까 롯데 손아섭 선배를 꼽겠다."

▲ 강지광은 염경엽 감독에 대해 "긴 말 필요없이 감사한 분"이라며 거듭 고마움을 표현했다.

- 넥센은 어떤 팀인가? 어떤 장점이 있는 팀인가?

"감독님, 코치님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좋다. 또 어떤 걸 주문하실 때 구체적으로 자세히 해주셔서 좋다. 그리고 프로선수로서의 생각, 타석에서 임하는 마인드같은 부분을 많이 지도받아서 만족스럽다. 분위기가 최고인 팀이다. 해보려는 의욕들도 강하고."

- 가장 친하게 지내는 선수는 누구인가.

"문우람이다. 같은 외야수라 야구 이야기 많이 한다. 그리고 (서)건창이 형하고도 친하다."

- 요새는 야구할 맛 나겠다. 관심이 부쩍 커졌는데.

"관심 가져주시는 것 보면 좋다. 이렇게 관중들 들어오는 것도 신기하다. 관중 속에서 야구하는 것이 꿈이었으니까. 지금 이렇게 인터뷰하는 것도 내가 할 게 아닌 것 같다."

- 강지광에게 염경엽 감독이란? 스카우트로 직접 지명한데다 이번에 또 연을 맺게 됐다.

"긴 말이 필요없다. 모든 것이 감사한 분이다."

- 마지막으로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 야구선수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

"프로 통산 1군 첫 홈런만큼은 꼭 치고 싶다. 그라운드를 돌고 들어와 하이파이브만큼은 꼭 하고 싶다. 급하지 않게 올해, 그리고 내년 시즌까지 멀리 내다보고 하겠다. 나중에는 한 시즌 30홈런 치는 타자가 되고 싶다. 2군 가서 경험 착실히 쌓겠다. 시범경기동안 1군 선배들과 경기하면서 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잡아가려한다. 캠프에서 준비한 것들 잘 생각하며 시즌을 치르겠다."

▲ 66번 우익수 강지광은 일단 2군에서 시즌을 출발한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66번 푸이그같은 스타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지난해 메이저리그 LA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하위권에 머무르다 6월 야시엘 푸이그의 합류 이후 42승8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 침체돼 있던 다저스는 장타력과 주루센스, 레이저빔 송구까지 겸비한 푸이그의 합류로 팀 전체가 탄력을 받아 진격을 시작했다. 푸이그의 등번호는 66번, 포지션은 우익수다.

한국 야구에서도 호타준족 우익수 66번 강지광이 ‘센세이션’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염경엽 감독은 9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에 둘러싸인 강지광에게 "떨어지는 공에 약점을 보이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라고 마치 기자처럼 기습 질문을 던졌다. 이에 강지광은 "대처 안한다. 노리는 공만 잘 치려고 한다"고 답했다. 염 감독은 "맞는 말이다. 계속 속으며 공을 눈에 익혀야 한다"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어보였다.

이어진 경기에서 염 감독은 이틀 연속으로 강지광을 교체하지 않고 전 경기를 소화하게끔 하며 믿음을 드러냈다. 강지광은 네 차례 타석에 들어서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2경기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이다. 2경기 연속으로 볼넷을 기록하며 타석에서도 인내심을 보여줬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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