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이세영 기자] 29일 서울 GS칼텍스전 승리로 팀 최다 타이인 9연승을 달성했지만 성남 한국도로공사에 고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니콜과 문정원이 양 쪽에서 버티는 가운데, 왼쪽 한 자리가 빈다. 수비형 레프트를 누구에게 맡기느냐가 남은 시즌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한 황민경(25)이 도로공사의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초점을 두기로 마음먹으면서 새로 바뀐 팀 전략에 녹아들 참이다. 그의 수비수 변신에 서남원 감독은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사실 왼쪽 한 자리를 누구에게 줄 것인지는 도로공사의 오래된 고민이었다. 황민경을 비롯해 김선영, 김미연, 고예림 등이 후보로 꼽혔지만 주 공격수로 활용하기에는 부족했다. 공·수에서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이에 서남원 감독은 팀 전체가 살 수 있는 방향으로 포지션 변경을 단행했다.
◆ 팀 포지션 변화로 윙리시버 맡다
서 감독이 망설임 없이 포지션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라이트 공격수 문정원이 등장했기에 가능했다. 최근 주춤하지만 높은 점프와 빠른 스윙은 오른쪽 한 자리를 맡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서브가 좋은 것도 주전으로서 활약할 수 있는 요소였다.
문정원이 오른쪽 한 자리를 꿰차면서 기존 라이트였던 니콜이 왼쪽으로 갔다. 공격력 약화가 우려됐지만 니콜은 여전히 위력적인 스파이크를 과시하고 있다. 652점으로 여자부 득점 2위다.
왼쪽 공격수 자리에 니콜이 들어가면서 국내선수가 윙 리시버를 맡아야 했다. 하지만 도로공사의 레프트 자원들은 수비력이 약하다. 김선영과 김미연, 고예림 모두 올 시즌 리시브 성공률이 30%를 밑돈다.
서남원 감독이 황민경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그는 입단 후 팀의 주전 레프트로 활약했지만 고비 때마다 찾아온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손가락과 무릎, 어깨부상을 당한 그는 은퇴까지 고려했을 정도로 시련의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올 시즌 공격보다는 리시브와 디그에 중점을 두면서 한층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시즌 40%였던 리시브 성공률은 올 시즌 42.9%로 상승했다. 무릎 부상을 털고 재기를 알린 그는 팀의 첫 우승을 위해 개인적인 욕심을 완전히 버렸다.
◆ 새 파트너 오지영과 호흡, 첫 경기는 합격점
순조롭게 수비수 적응을 하고 있는 황민경에 변수가 생겼다. 주전 리베로 김해란이 올스타전 때 입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것. 황민경은 새 리베로 오지영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이에 서남원 감독은 “여섯 명이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다 한 명이 빠졌기 때문에 김해란의 부상이 불안요소라 할 수 있다”며 “수비를 담당하는 선수들끼리 호흡이 중요하다. 경기를 본 뒤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황민경은 준수한 수비로 서 감독의 고민을 덜어냈다. 29일 GS칼텍스전 리시브 성공률은 57.1%, 디그 성공률은 77.8%였다. 시즌 평균에 근접한 수치다.
황민경은 “오지영 언니가 안정적으로 수비해주고 잘 이끌어줘서 수비는 잘 된 것 같다”며 “공격은 불만족스럽다. 상대가 내 공격의 패턴을 읽은 것 같다”고 밝혔다.
수비수 변신을 꾀한 황민경이 새로운 파트너 오지영과 앞으로 계속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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