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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황재균 뿔난 ABS, 계속되는 진통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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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황재균 뿔난 ABS, 계속되는 진통 [프로야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30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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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프로야구 KBO리그가 개막한 지 한 달을 갓 넘긴 가운데 세계 최초로 도입한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에 대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투수는 투수대로, 타자는 타자대로 불만이다. 투수는 스트라이크존 모서리에 꽂힌 공이 볼로 판정됐다고 말하고 타자는 볼로 판정되어야 할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고 말한다. ABS는 선수와 ‘사람 심판’ 간의 갈등을 줄이고 더 공정하게 판정하기 위해 도입한 ‘로봇 심판’.

ABS의 스트라이크 존 좌우 기준은 홈 플레이트 양 사이드를 2㎝씩 확대해 적용한다. 스트라이크 존 상하단은 각 선수별 신장의 비율을 기준으로 잡았다. 상단 기준은 선수 신장의 56.35%, 하단 기준은 선수 신장의 27.64% 위치가 기준이 된다. 투구된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으려면 ABS 스트라이크 존의 중간과 끝 모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야 한다.

류현진.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류현진.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하지만 일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황재균(KT 위즈)을 비롯해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도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종합적으로 보면 ABS 도입은 찬성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구장마다 혹은 경기마다 ABS의 스트라이크존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류현진은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2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쏠(SOL)뱅크 KBO리그 KT와의 방문 경기에서 5이닝 5실점 부진한 후 “3회 (KT) 조용호를 상대로 3구째 공이 낮아 볼 판정을 받았다. 5회 4구째 공이 거의 같은 높이로 들어갔는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황재균은 지난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4회 오원석이 던진 4구째 낮은 몸쪽 직구가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화를 참지 못하고 헬멧을 벗어 내동댕이쳤다. 포수가 놓쳐 뒤로 빠졌지만 ABS는 스트라이크 판정을 했고 삼진 아웃이 됐다. 황재균은 ABS 항의로 퇴장당한 1호 선수가 됐다. 황재균은 이후 “칠 수 없는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는 게 말이 되나”라고 했다.

황재균.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황재균.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이강철 KT 감독은 “공감이 안 된다. 공평하기는 한데, 공정성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스트라이크 존이 선수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나 경기마다 다르다는 의미다.

물론 긍정적인 효과도 크다. 예전 같았으면 스트라이크 존에 꽂힌 것처럼 보였지만 볼로 판정됐던 공들도 이제는 스트라이크로 판정받는다.

민훈기 SPOTV 위원은 “원래 규정대로 돼 있던 높은 쪽 스트라이크를 (심판들이) 안 잡아준 부분을 ABS가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니 선수들이 익숙지 않고 헷갈릴 수 있다”며 “선수들이 빨리 적응해서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선수들이 ABS에 적응할 기간은 적었던 건 사실이다. KBO는 올해 1월 제1차 이사회를 통해 ABS 도입을 확정했다. 선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고지 받고 관련 교육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실전은 10경기 안팎의 시범경기가 전부였다.

민훈기 위원은 “팬들이나 많은 현장의 선수와 감독, 코치 등이 ABS가 이점이 많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너무 갑작스럽게 도입돼 선수들이 적응할 시간이 없었다. KBO에서 적극적으로 현장 목소리를 듣고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면서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KBO는 일단 류현진의 반응에 대해서는 곧바로 투구 추적 데이터를 언론에 공개하며 설명에 나섰다. 3회 조용호 타석 때 볼 판정을 받은 3구째 공과 관련해 “ABS 중간 존 하단을 0.15cm 위로 통과했으나 ABS 끝면 존 하단을 0.78cm 차이로 통과하지 못해서 볼 판정을 받았다”라고도 했다.

ABS와 관련한 진통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조만간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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