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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에서 다진 박다정 '1순위 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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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에서 다진 박다정 '1순위 진가'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2.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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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하나외환전 개인최다 10점…슈터 부재 속에서 떠오른 희망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종목을 불문하고 프로 리그에서 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주전 선수들이 시즌 내내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이끌며 압박감과 싸우다가 순위가 굳어질 때면 긴장이 풀려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때 백업 요원들이 필요하다.

농구에서는 유능한 식스맨 자원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팀일수록 시즌 막바지 경기 운영에 유리할 수 있다. 주전들의 체력을 지켜주면서 새로운 옵션을 발견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기도 하다.

▲ 박다정(왼쪽)이 16일 여자프로농구 하나외환전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신한은행. 올 시즌도 치열하게 달려왔기에 부상자들이 많다. 주전 포인트가드 최윤아와 센터 하은주가 제 컨디션이 아니다. 이들의 자리를 메워줄 대체자원들이 필요한 상황. 신한은행은 프로 5년차 가드 박다정(22)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박다정은 16일 부천 하나외환과 인천 홈경기에서 22분 25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10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0점은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이다. 올 시즌 8경기에서 경기 당 1.88점 1리바운드.

◆ 퓨처스리그 경기감각, 1군 무대 맹활약 밑거름

이날 2쿼터 11초를 남기고 팀의 첫 3점슛을 넣은 박다정은 후반 3쿼터 42-36에서 달아나는 3점포를 터뜨렸다. 4쿼터에서도 2점을 추가한 그는 팀의 68-56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확실한 득점원인 최윤아가 벤치를 지켰고, 크리스마스마저 3쿼터에 당한 부상으로 한동안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거둔 승리라 더욱 의미 있었다.

또 신한은행은 슈터인 김연주가 최근 슛 감을 찾지 못해 같은 포지션인 박다정을 기용하며 효과를 봤다. 김연주는 2월 들어 치른 5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는 컨디션 난조에 빠졌다.

박다정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치른 하나외환과 퓨처스리그(2군)에서 3점슛 5개 포함해 30점을 쏟아부었다. 팀이 올린 61점 중 절반을 책임지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만큼 슛 감각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정인교 감독은 같은 날 두 경기 째를 치르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박다정에게 기회를 줬다.

정 감독은 “김연주가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대안이 없어 박다정을 기용했는데, 제몫을 해줬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 박다정(오른쪽)이 16일 여자프로농구 하나외환전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1순위에서 트레이드 대상자로…하지만 좌절은 없다

박다정은 소위 깜짝 스타는 아니다. 2011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생명(현 삼성)의 지목을 받으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데뷔 후 두 시즌 동안 19경기 출장에 그친 그는 2013년 12월 최희진과 1대1 트레이드로 신한은행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당시 1군 선수층이 두꺼운 탓에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박다정은 퓨처스리그 출전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꾸준히 코트를 밟으며 팀의 주득점원으로 활약한 그는 마침내 1군에서 존재감을 높이며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떠올랐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박다정은 “코트를 밟기 전에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다짐했는데 그것이 주효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팀이 흐트러지지 않게 궂은일을 하거나 슛 찬스가 나면 무조건 쏘려 했는데 그게 잘 됐다. 남은 경기에서도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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