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14 19:56 (화)
'입문 4년차' 쑥쑥 자라는 문명화, 양효진이 보인다
상태바
'입문 4년차' 쑥쑥 자라는 문명화, 양효진이 보인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2.25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운드 거듭할수록 가파른 성장세, 189cm 타고난 신체조건

[스포츠Q 민기홍 기자] KGC인삼공사가 달라졌다. 갈길 바쁜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에 고춧가루를 뿌리더니 한 계단 위의 GS칼텍스마저 완파했다.

시즌 초반 12연패에 허덕이며 최하위가 확실시됐던 KGC인삼공사는 3연승 신바람을 내며 내심 탈꼴찌를 노릴 만큼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게다가 구력 3년차 문명화(20)가 팀의 기대대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어 미래를 잡는 성과를 내고 있다.

문명화는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6라운드 GS칼텍스전에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 타이 기록인 7점을 올리며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지난 21일 IBK기업은행전 7점에 이은 맹활약이다.

▲ 고등학생이 돼서야 배구공을 잡은 문명화는 큰 키를 바탕으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장차 국가대표 센터로 발탁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KOVO 제공]

◆ 배구 입문 4년, 문명화는 고속 성장중 

문명화는 부산 남성여고 1학년이 돼서야 배구에 입문했다. 다른 선수들이 대개 초등학교 고학년 때 운동을 시작하는 것과 달리 그는 중학교 때까지도 배구공을 만져보지 못했다. 189cm에 달하는 키는 평범한 고등학생인 그에게 콤플렉스였다.

윤정혜 남성여고 감독은 '공부 말고 배구하자'는 말로 문명화를 설득했다. 출발이 많이 늦긴 했지만 문명화는 타고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기본기를 착실히 다져나갔다. 기용할 만한 센터가 178cm의 유미라뿐이던 KGC인삼공사는 시즌을 앞두고 문명화를 지목했다.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풋내기였기에 그는 시즌 초반 원포인트 블로커로 나서는데 그쳤다. 다른 팀 동기들과는 달리 함께 지명받은 선수도 없어 프로 무대 적응이 쉽지 않았다. 기회는 곧 찾아왔다. 이성희 감독은 2라운드부터 문명화를 중용하고 있다.

가공할 높이를 갖춘 그는 숱한 패배 속에서 값진 경험을 하며 조금씩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전히 때로는 다듬어지지 않은 플레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시즌 초반에 비하면 확실히 배구가 늘었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일취월장하고 있다.

최근 2경기에서는 블로킹 5개에 서브에이스도 3개나 기록했다. 20% 초반대에 불과하던 속공 성공률도 5라운드부터는 50%로 부쩍 높였다. 그동안 세터 한수지와 호흡을 맞추는데 애를 먹었지만 점차 호흡을 맞춰가며 높이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 ‘제2의 양효진’이 될 수 있다 

▲ KGC인삼공사는 12연패에 빠지는 등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듯 했지만 문명화(가운데)라는 값진 신인을 건지며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사진=KOVO 제공]

아직 가야할 길이 요원하다. 세트당 0.45개로 블로킹 부문 11위에 자리한 것은 루키로서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일이지만 훨씬 더 잘해낼 수 있다. 속공 성공률은 31.43%로 6개 구단 주전 센터들 가운데 최하위인 13위에 머물러 있다.

문명화는 국가대표 간판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의 고교 6년 후배다. 189cm, 74kg의 신체 조건은 190cm, 72kg의 양효진과 쏙 빼닮았다. 1라운드 4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점도 똑같다. 그 역시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 양효진을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6개 팀 가운데 주전으로 활약중인 루키는 이재영(흥국생명)과 문명화뿐. 이재영의 활약상이 워낙 뛰어나 신인왕을 수상하기는 어렵겠지만 배구팬들은 문명화의 공헌도가 이재영 못지않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국가대표에 발탁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현재처럼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나간다면 이른 시일 내에 태극마크를 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센터로 나섰던 김희진, 배유나의 신장은 각각 186cm, 180cm였다.

어느 팀이든 꼴찌를 할 수 있다. 다만 얻는 것 하나 없이 시즌을 마무리해서는 안된다. KGC인삼공사는 문명화를 축으로 팀을 재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KGC인삼공사는 물론이고 한국 배구계도 한창 담금질 중인 이 ‘원석’의 성장기를 눈여겨 보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