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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후인정의 아주 특별한 봄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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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후인정의 아주 특별한 봄배구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3.19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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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현역 복귀 후 처음으로 PS 진출…"큰경기 치르는 노하우 알려줄 터"

[스포츠Q 이세영 기자] 별명인 ‘스커드 미사일’의 날렵함은 없지만 노련함으로 봄 배구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불혹을 넘긴 V리그 최고령 후인정(41·수원 한국전력)이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잡았다.

현역 은퇴를 한 번 한 뒤에 잡은 기회라 더욱 남다르다. 그는 2013년 슈퍼리그 때부터 10년 넘게 뛴 천안 현대캐피탈에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하지만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이 현역 복귀를 권유했고 구단의 양해를 받아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

대신 포지션을 라이트에서 센터로 바꿨다. 파워와 지구력이 떨어져 날개 공격수로 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198㎝로 신장이 좋기 때문에 센터로 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새 팀에서 첫 시즌을 최하위로 끝낸 후인정은 두 번째 시즌 만에 자신의 V리그 통산 세 번째 우승반지를 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그는 2005~2006시즌, 2006~2007시즌 현대캐피탈의 2연패를 이끌었다.

▲ 후인정이 18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봄배구를 앞둔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세대교체' 한국전력에 봄배구 DNA 심어준다

세 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후인정의 소감엔 담담하면서도 남다른 각오가 묻어나왔다. 주전 센터에서 원 포인트 블로커로 지난 시즌보다 역할이 대폭 줄었지만 후배들에게 ‘봄 배구 DNA’를 심어주겠다고 자처했다.

18일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후인정은 “일단 시즌 때 열심히해준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다. 은퇴까지 생각했다가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런 자리를 만들어줘 고맙다”고 후배들을 챙겼다.

불혹의 나이에 코트 복귀를 선언했지만 이젠 그가 팀의 중심은 아니다. 매 시즌 꼴찌 언저리에서 놀다 최근 두 시즌 동안 대대적인 투자를 한 한국전력은 전광인, 쥬리치의 정상급 공격수에 수비가 좋은 서재덕, 일취월장하고 있는 세터 권준형, 겁 없는 신인 리베로 오재성이 팀을 이끌고 있다.

언뜻 봤을 때 후인정이 비집고 갈 틈이 없어 보이지만 그는 봄 배구 경험이 없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고 했다.

후인정은 “스타팅으로는 못 들어가지만 후배들에게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단기전이라 주문도 많이 하고 있다. 철저하게 대비했으니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비록 출전시간은 적지만 후인정(왼쪽)은 후배들에게 행동하는 리더십으로 봄배구 DNA를 심어주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한국전력 빅스톰 제공]

◆ "베테랑 센터라인 있기에 우승도 자신"

후인정이 믿는 구석은 또 있었다. 자신을 비롯해 센터를 보고 있는 선수들의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방신봉과 하경민이 후배들에게 보탬이 될 부분에 기대감을 표현했다.

후인정은 “나와 방신봉, 하경민, 주상용 정도가 포스트시즌 경험이 있다. 선수들의 경험이 적기 때문에 베테랑들이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나 역시 후배들에게 조언을 많이 하기 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8년 만에 맞는 봄 배구의 첫 상대는 젊은 선수들의 패기로 뭉친 안산 OK저축은행이다. 이민규, 송희채, 송명근의 경기대 3인방이 주축인 OK저축은행은 김세진 감독의 ‘형님 리더십’을 바탕으로 창단 두 시즌 만에 대권에 도전한다.

후인정은 신구조화가 잘 이뤄진 한국전력이 삼성화재, OK저축은행과 충분히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 삼성화재, OK저축은행에 비해 결코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충분히 기회가 올 거라 믿었다”며 “조금 말하기 어렵지만 자신은 있다. 플레이오프도, 챔피언결정전도 이길 자신이 있다.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후배들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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