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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알아보는 2020 K리그1]① 우승 향해 달리는 ‘현대家’ 전북·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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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알아보는 2020 K리그1]① 우승 향해 달리는 ‘현대家’ 전북·울산
  • 김준철 명예기자
  • 승인 2020.02.0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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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준철 명예기자] 2020 하나원큐 K리그1이 오는 2월 29일과 3월 1일, 이틀에 걸친 1라운드 6경기를 시작으로 8개월 대장정에 들어간다. 스포츠Q(큐)는 시즌 개막에 앞서 키워드를 통해 올 시즌 K리그1 12팀의 전력과 판도를 분석해본다. 첫 번째는 전북현대모터스(이하 전북)와 울산현대축구단(이하 울산), 두 팀의 이야기다.

# 우승

2019 K리그1 역전 우승을 이뤄낸 전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19 K리그1 역전 우승을 이뤄낸 전북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시즌 K리그1 우승자는 어김없이 전북이었다. 2017, 2018 시즌에 이어 또 다시 우승을 차지해 리그 3연패이자 통산 7회 우승을 달성했다. 시즌 초반 불안한 출발을 알렸지만 19라운드 이후부터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며 꾸준하게 우승 도전을 이어갔고, 리그 최종전에서 울산을 밀어내고 극적 역전극을 만들었다. 호세 모라이스 감독은 부임 첫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주변의 우려를 잠재웠고 부담감을 떨쳐냈다.

반면 울산은 14년 만에 우승을 꿈꿨으나 끝내 이루지 못했다. 최종전서 무승부만 거둬도 자력 우승이 가능했지만, 포항 전 1-4 충격적인 대패로 전북에 역전 우승을 내줬다. 하지만 울산의 준우승도 값진 결과였다. ‘절대 1강’ 전북 독주를 막은 유일한 대항마로 막바지까지 경쟁을 이어갔다는 점은 저력을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팽팽한 순위 싸움을 펼친 양 팀은 올 시즌에도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전북은 최근 몇 년간 K리그1 강자로 우뚝 섰다. 2005년 최강희 감독 부임 후 전성기를 구가했고, 그가 중국으로 떠난 후 지휘봉을 이어받은 모라이스 감독도 숱한 위기를 넘기며 전북을 정상 자리에 올려놨다. 지난 11년 동안 7번 우승을 경험했으니 ‘전북 천하’라 칭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따라서 올해도 전북이 리그 주도권을 쉽게 끌고 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또한 전북은 올 시즌 우승을 추가하면 K리그 최다 우승팀으로 올라서기 때문에 여느 때보다 우승 의지를 뜨겁게 불태우고 있다.
 
‘전북 천하’를 깨고 새로운 왕좌를 원하는 울산은 준우승 트라우마를 씻어내야 한다. 울산은 총 준우승 8회(1988·1991·1998·2002·2003·2011·2013·2019)로 K리그 최다 준우승팀이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 그들이 진정한 명가 위용을 품고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선 착실한 시즌 준비와 적극적인 전력 보강 등 여러 조건들이 뒷받침돼야 한다. 김도훈 감독과 선수들이 지난 시즌 준우승의 아쉬움으로 처진 팀 분위기를 빠르게 반전시키는 것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 다관왕

리그 정상을 목표로 하는 전북과 울산의 욕심은 여기까지가 끝이 아니다. 이들은 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우승까지 노리는 ‘다관왕’ 도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그에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는 전북은 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 성적은 다소 아쉬운 편이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016년 우승 이후 3년간 최고 성적이 8강에 그쳤고 FA컵에서는 하부 리그 팀들에 덜미를 잡히며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맛봤다.

울산도 마찬가지다. 작년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1위로 조별 리그를 통과하고도 16강에서 우라와 레드를 만나 고전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고, FA컵에서는 3부 리그 격인 내셔널리그 대전코레일에 0-2로 패하면서 두 대회 모두 고배를 마셨다.

두 팀이 다관왕을 노리기 위해서는 지난 시즌보다 한층 집중력 있는 모습이 요구된다. 자칫 방심은 곧바로 탈락으로 이어지기에 매 경기 결과물을 내야 한다.

특히 전북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호주 A리그 준우승팀 시드니FC, J리그 우승팀 요코하마 마리너스, 중국 슈퍼리그 3위 팀 상하이 상강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조’에 속했는데, 각 팀들의 전력이 탄탄하기에 조별 리그 통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리그와 FA컵, AFC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잡기 위해서는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현명한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동시에 확실한 결과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울산은 전북에 비해 같은 조 팀들 간 전력이 높지 않다. F조에 속한 울산은 중국 FA컵 우승팀 상하이 선화, 호주 A리그 우승팀 퍼스 글로리, J리그 준우승팀 FC 도쿄로 만만치 않은 팀들을 만나게 됐지만 선수단 면면을 보면 울산이 우세를 보이고 있어 무난한 조 편성이라는 평이다. 풍부한 스쿼드를 이용해 매 경기 전력을 다해 대회를 치러간다면 높은 성적을 바라보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 큰 손

국가 대표 골키퍼 조현우를 영입한 울산 [사진=울산현대축구단]
국가 대표 골키퍼 조현우를 영입한 울산 [사진=울산현대축구단]

리그를 선도하고자 하는 두 팀 입장에서는 타 팀들보다 강력한 전력을 구축하는 것 또한 강력한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 다행히 양 팀은 모기업들의 과감한 투자를 등에 업고 공격적인 이적 시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북은 선수 보강부터 차원이 다르다. 국가 대표급 선수들을 영입하며 양질의 스쿼드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시즌 수비 핵심이었던 홍정호를 중국에서 완전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오반석과 구자룡을 각각 알 와슬과 수원에서 데려오며 권경원 입대로 생긴 공백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리고 작년 울산에서 K리그1 MVP에 오른 김보경을 영입하며 중원의 뎁스를 더했다. 그는 2016년 전북에 입단해 같은 해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 등극과 2017년 리그 우승에 힘을 보탠 바 있어 활용 가치가 높을뿐더러 라이벌 울산의 전력 손실까지 이뤄내 알짜배기 영입으로 꼽힌다.

또한 최근 외국인 선수 농사에 유난히 어려움을 겪은 전북은 검증된 자원을 데려오며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최악의 활약을 펼친 티아고와 아드리아노를 일찌감치 떠나보냈고, 로페즈를 70억에 상하이 상강으로 이적시키며 수입을 얻었다. 대신 경남의 살림꾼 역할을 맡았던 쿠니모토와 남아공 대표팀 출신의 196cm 장신 공격수 라스 벨트비크를 영입하는 등 확실한 자원이 필요한 포지션 별로 보강하는 중이다.

울산도 전북 못지않은 이적 시장 큰 손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작년 준우승 여파로 선수들의 대거 이탈과 모기업의 투자 감축이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으나 기대 이상의 영입으로 전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국가 대표 수문장 조현우가 대구에서 울산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센터백 정승현의 컴백과 2019 FIFA U-20 월드컵 주전 윙백 최준의 우선 지명으로 최후방이 탄탄해졌다. 여기에 원두재와 정훈성, 이지훈, 김레오 등 젊은 선수들까지 속속 영입·임대 복귀돼 지난 시즌 지적됐던 선수들의 높은 평균 연령도 대폭 낮췄고, 기존 골잡이 주니오와 새롭게 합을 맞출 비욘 존슨 또한 연습 경기에서 득점을 올리는 등 건재한 모습이다.

물론 많은 선수들이 새롭게 영입됐기 때문에 조직력을 맞추는데 공을 들여야 하고 예상치 못한 잡음이 생기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러나 이적생들이 시즌 전 준비 기간 동안 발을 잘 맞춘다면 이들이 기존 스쿼드에 더해 더 큰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충분하다.

두 팀 모두 알찬 겨울을 보내고 있다. 이적 시장을 주도하며 선수단 보강에 성공했고, 빠르게 팀 초석 다지기에 돌입했다. 리그 우승, 그 이상을 목표로 하는 ‘현대가 형제’가 올 시즌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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