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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7번째 발롱도르, 대인배 레반도프스키-격노 호날두 '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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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7번째 발롱도르, 대인배 레반도프스키-격노 호날두 '대조'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1.11.3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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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파리 생제르맹·아르헨티나)가 개인 통산 7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발롱도르 시상식은 개최되지 않았다. 지난 2년을 누적해 평가해야 한다는 시선, 올해 활약에 한해 수상자를 가려야 한다는 의견이 갈린 와중에 메시가 2020년대 첫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프랑스 축구 전문지 프랑스풋볼이 주관하는 발롱도르는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 메시는 3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1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선수 부문 트로피를 받았다.

메시는 각국 기자들로 구성된 기자단 투표에서 613점을 받아 580점을 얻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폴란드)를 따돌렸다. 대표팀에서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소속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정상 등극을 이끈 미드필더 조르지뉴(첼시·이탈리아)가 3위, 골잡이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프랑스)가 4위에 올랐다.

1956년 처음 시작돼 올해 65회째 맞은 발롱도르에서 메시는 개인 통산 7번째(2009·2010·2011·2012·2015·2019·2021년) 금자탑에 오르며 역대 최다 수상자 타이틀을 지켰다. 2017년 수상이 마지막인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5회·맨체스터 유나이티드·포르투갈)와 격차를 벌렸다. 이로써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에 모두 이 상을 수상하는 대업도 달성했다.

리오넬 메시가 7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사진=발롱도르 공식 트위터 캡처]
리오넬 메시가 7번째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사진=발롱도르 공식 트위터 캡처]

메시는 올해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서 조국 아르헨티나에 트로피를 안겼다. 데뷔 이래 국가대표팀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 영광을 안았다. 득점왕, 도움왕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다.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도 후반기에만 27골을 넣는 등 30골 8도움으로 피치치(득점왕) 타이틀을 챙겼다.

메시는 "2년 전 수상했을 때 그게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돼 매우 놀랍다. 코파 아메리카 우승이 이번 수상의 열쇠가 된 것 같다"고 기뻐했다. 바르셀로나에서 UCL 우승만 4번 경험한 데다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기까지 하는 그지만 그동안 국가대항전 메이저 트로피가 없는 게 커리어 유일한 흠으로 통했다. 지난여름 오랜 숙원을 풀면서 발롱도르 수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올해 메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레반도프스키였다. 코로나로 파행을 겪다 겨우 마무리 된 2019~2020시즌 뮌헨의 유럽 트레블(3관왕)을 이끌고 그 모든 대회에서 누구보다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그해 가장 강력한 발롱도르 후보였지만 행사 자체가 취소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29경기에서 41골을 뽑아내며 해리 케인(토트넘 홋스퍼·23골), 메시(30골), 호날두(29골) 등을 따돌리고 유러피언 골든슈를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13경기에서 벌써 14골을 넣고 있는 그는 낙심하지 않고 메시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하는 대인배 면모를 보여줬다. 새로 제정된 올해의 스트라이커상에 만족해야 했지만 품격을 잃지 않았다.

레반도프스키는 시상식 직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장 먼저 발롱도르 위너 메시에게 축하를 건네고 싶다"고 쓴 뒤 "내게 투표한 모든 분들, 2021년 나의 성취를 인정해준 모든 분들께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내가 스트라이커상을 받았지만, 그 누구도 강한 팀과 충성심 강한 팬들 없이는 이런 상을 받을 수 없다"며 뮌헨과 폴란드 대표팀 동료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메시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장 먼저 메시를 축하하고 나섰다. [사진=레반도프스키 인스타그램 캡처]
이날 발롱도르 투표 6위에 그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시상식에 불참했다. SNS를 통해 주관사 프랑스풋볼 편집장 파스칼 페레를 공개 비판했다. [사진=호날두 인스타그램 캡처]

시상식에 불참한 호날두는 올해 투표에서 6위에 그쳤다. 루카 모드리치(레알)가 2018년 수상했던 걸 제외하면 2008년부터 지난 14년간 메시와 발롱도르를 나눠 가졌는데 메시가 2연패를 하는 새 그의 순위는 다소 처졌다.

호날두는 시상식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게재하며 발롱도르 주관사인 프랑스풋볼의 편집장 파스칼 페레를 공개 비판했다.

그는 "지난주 페레는 내 이름을 인용해 거짓말을 했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주먹 이모티콘까지 사용했다. 시상식 불참에 대해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른 것이다. 누가 이 상을 받든 항상 축하해왔다. 축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스포츠맨십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배웠다"고 썼다.

페레는 최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호날두는 내게 '내 유일한 야망은 메시보다 발롱도르를 더 많이 받고 은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했지만 호날두가 이를 정면 반박하며 분노를 표현한 것. 호날두는 "나의 가장 큰 야망은 내 소속팀과 대표팀이 우승하는 것 그리고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유로 2020에서 이탈리아 골문을 굳게 지킨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PSG)가 야신상, 스페인 대표팀의 신성 페드리(바르셀로나)가 21세 이하(U-21)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코파상을 받았다. 여자 발롱도르는 바르셀로나의 2020~2021시즌 트레블 주역 알렉시아 푸케야스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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