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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5위” KCC 전창진, ‘0% 기적’ 도전 [프로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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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5위” KCC 전창진, ‘0% 기적’ 도전 [프로농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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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2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전창진(61) 부산 KCC 이지스 감독의 얼굴이 유독 어두웠다.

그는 “정규시즌 전에 우승한다고 얘기해 놓고 초라하게 5위를 했다. 저 자신이 창피하고 팬들에게도 미안하다. 구단에도 할 말 없을 정도로 창피하다”고 했다.

KCC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기존 허웅과 이승현, 라건아에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최준용이 합류했다. 송교창이 전역하면서 사실상 국가대표 라인업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 KCC 전창진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치에 못 미쳤다. 이승현은 2014~2015시즌 데뷔 후 가장 부진했다. 라건아도 하락세가 뚜렷했다. 최준용과 송교창, 정창영 등이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을 제 전력으로 운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KCC는 30승 24패(승률 0.556)로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CC는 KBL 인기 팀이다. 올 시즌 총 9만681명의 관중이 홈을 찾아 서울 SK 나이츠(11만4229명), 창원 LG 세이커스(9만6449명)에 이어 3번째로 가장 많은 관중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치도 컸다.

전창진 감독은 선수들이 책임감을 가지며 이타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누가 봐도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성적을 못 내는 건 첫 번째는 감독의 책임이고 두 번째는 선수들의 책임”이라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재차 말했다. “화합이 되고 서로 양보하고 해야지만 (분위기가) 확 올라간다”고도 했다.

허웅(왼쪽)과 최준용. [사진=KBL 제공]
허웅(왼쪽)과 최준용. [사진=KBL 제공]

전창진 감독이 이처럼 코트 내에서 이타적인 플레이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다. 자밀 워니(SK)나 패리스 배스(수원 KT 소닉붐), 디드릭 로슨(원주 DB 프로미) 등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확실한 해결사가 부족하다. 평균 20득점 이상을 한 선수가 없다.

전창진 감독은 “선수들이 길게 부상을 입었다는 아쉬움은 있었다. (이타적인 게) 잘 해결되면 어디에도 질 수 없는 팀”이라고 했다.

전창진 감독은 이날 미디어데이 도중 팬이 꽃 한 송이를 건네준 얘기를 꺼냈다. 1일 정규리그 시상식장에 갔는데 한 팬이 꽃 한 송이를 주면서 꽃의 이름을 아냐고 물어봤다고 한다. 그 팬은 “기적”이라고 했다고 한다. 전창진 감독은 “마음이 무거웠다”고 돌아봤다.

전창진 감독. [사진=KBL 제공]
전창진 감독. [사진=KBL 제공]

역대 KBL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프전에 진출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전창진 감독으로서는 ‘0% 기적’에 도전하는 셈이다.

전창진 감독은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44승(42패)을 거둬 유재학(58승 50패)에 이어 최다승 2위에 올라 있다. 숱한 명승부를 재현한 승부사인 그가 플레이오프에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까. KCC는 정규리그 4위 SK와 4일부터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 돌입한다. 전창진 감독은 3연승으로 SK를 제치는 게 목표다.

“제자들이 감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 마무리해서 이번 시즌을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명예롭게 떠나느냐, 욕먹고 떠나느냐. 둘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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