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9 23:32 (월)
류준열 ‘그린워싱 행보’, 고개 숙인 그린피스 어쩌고 [기자의 눈]
상태바
류준열 ‘그린워싱 행보’, 고개 숙인 그린피스 어쩌고 [기자의 눈]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4.11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홍보대사 류준열(38)의 '그린워싱' 논란에 그린피스까지 고개를 숙였건만 당사자는 침묵에 이어 친분을 택했다. 환경 보호를 이야기하며 환경 파괴와 직결되는 스포츠를 그토록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배우 류준열은 11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열린 2024 마스터스 토너먼트 '파3 콘테스트'에 참석했다.

파3 콘테스트는 선수가 가족, 지인 등과 동행하며 파3홀 코스 9홀을 도는 마스터스 대회 전통 이벤트 매치다. 가수 이승철과 배우 배용준 등이 연예인 캐디로 프로골퍼와 함께 필드에 선 바 있다.

류준열(왼쪽), 김주형. [사진=김주형 인스타그램]
류준열(왼쪽), 김주형. [사진=김주형 인스타그램]

골프 마니아로 알려진 류준열은 프로골퍼 김주형의 캐디로 함께했다. 김주형은 PGA 역대 최연소 2승을 기록한 선수로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세계 랭킹 23위를 차지하고 있자. 지난해 처음으로 출전한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16위를 거뒀다.

류준열은 김주형과 종교를 통해 친분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속사 씨제스 스튜디오는 지난 10일 "류준열은 김주형과의 친분으로 초청 받았다"고 알렸다.

이날 류준열은 선글라스와 초록색 모자를 쓴 채 마스터스 전통인 하얀색 점프슈트를 입고 김주형의 캐디백을 맸다. 캐디가 선수를 대신해 티샷을 하는 이벤트에서는 9번 홀에서 원온(샷 한 번만에 그린 위에 공을 올리는 일)을 날리며 파로 마무리했다. 류준열은 김주형과 동행하는 동안 미소를 짓고 경기를 만끽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를 마친 김주형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류준열과 함께한 사진을 게재하며 "우리 형, 같이 좋은 추억 만들어서 너무 좋았어"라는 글과 함께 "첫 번째 샷에 바로 원온에 파까지 마무리"라는 감탄을 덧붙였다.

하지만 류준열은 현장 분위기와 달리 취재진의 소감 요청에 "답하기 곤란하다. 소속사를 통해 서면으로 답하겠다"며 굳은 얼굴을 했다는 전언이다.

류준열. [사진=스포츠Q(큐) DB]
류준열. [사진=스포츠Q(큐) DB]

환경단체 그린피스 홍보대사로 활약한 류준열은 최근 '그린워싱'(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운 위장환경주의) 논란에 휩싸였다. 골프 마니아는 환경단체 홍보대사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류준열은 지난해 4월 환경파괴 심각성을 알린 공로를 인정받고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최초 홍보대사에 선정됐다.

골프는 대표적인 환경 파괴 스포츠로 비판받는다. 골프장을 건설을 위한 산림 제거,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수, 야생동물 피해 등이 환경 문제로 꼽힌다.

류준열은 이와 같은 논란에 침묵했다. 전 연인 혜리와 한소희와의 싸움에서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듯 조용히 논란을 묻으려 했다. 결국 그린피스 후원자들이 나서 후원을 중단하는 운동이 벌어졌다.

이에 그린피스 측은 "홍보대사로서의 활동은 개인의 선의를 바탕으로 한 봉사활동일뿐"이라며 "이번 일에 대한 후원자분들의 문의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이번 논란을 계기로 홍보대사 관련 내규를 검토 및 논의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린피스 홍보 영상 속 류준열. [사진=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 홍보 영상 속 류준열. [사진=그린피스 제공]

그린피스의 입장문이 후원자의 분노를 잠시 누그러뜨렸을지 모르지만, 논란이 완전히 사그라들기도 전에 류준열 스스로 골프채를 드는 것은 다소 당황스러운 처사다. 사과도 해명도 없는 그의 행보가 '그린워싱' 이미지를 안고 가겠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 차라리 "환경운동가지만 취미인 골프는 놓을 수 없다"는 인간의 양면성이라도 속시원하게 털어놓으면 그 당당함에 혀를 내두르련만, 그는 취재진의 간단한 질문에도 답하지 못하고 자리를 피할 뿐이었다.

류준열은 연애사에 이어 개인의 소신까지 소속사 외주를 맡겼다. 최근 불거진 논란 속에서 그가 직접 보여준 모습이라곤 패션 브랜드 행사장에서 하트 포즈를 거절하는 것과 골프 행사 이후 인터뷰를 거부하는 것이었다.

인간이 어찌 완벽하기만 하겠는가. 어느날은 좋은 사람이었다가 어느날은 나쁜 사람이 되기도 한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지만 방대한 문제 중 취미 하나만큼은 놓고 싶지 않은 욕심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공인으로서, 성인으로서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한다. 연기자 류준열을 넘어 여러 활동으로 에고를 표현하는 류준열이기에 더욱 더 자신의 입을 통해 책임질 필요가 있다. 그러니 이제는 소속사의 짧고 간결한 입장문이 아닌 류준열의 입에서 나온 '진짜 이야기'가 듣고 싶다.

류준열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로 돌아온다. '더 에이트 쇼'는 내달 17일 공개될 예정이다. 작품 홍보가 시작되면 주연 배우로서 논란과 관련된 질문을 피할 길이 없다. 류준열의 '논란 회피'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