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5 21:13 (일)
이강인 언급한 클린스만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더라"
상태바
이강인 언급한 클린스만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더라"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4.24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60) 전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전술과 리더십 부재로 취임 1년 만인 지난 2월 경질됐다. 특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에서 졸전을 펼치고 0-2로 패한 뒤에는 “손흥민과 이강인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핑계를 대기도 했다.

4강전 하루 전날 밤에 있었던 이른바 ‘탁구게이트’ 사건을 선수 탓으로만 돌렸다. 정작 선수를 지휘하는 감독의 위치에 있었던 클린스만은 사과 한마디 없었다.

경질 2개월여 만에 그가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3일(현지시간) 독일 언론 스포르트1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에서 보낸 시간에 대해 “환상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팀이 월드컵에서 8강을 통과하긴 위한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이 일을 계속하고 싶었다”고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대표팀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대표팀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자신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그는 “저는 뮌헨에서 선수로 한 번, 감독으로서 한 번 경험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선수 시절이던 1995~1996시즌과 1996~1997시즌 뮌헨에서 뛰었다. 공식전 65경기에서 31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감독으로는 오점을 남겼다. 2008년 뮌헨 감독에 부임했지만 성적 부진으로 8개월 만에 경질됐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22일(현지시간) 방송한 오스트리아 세르부스TV 스포츠 토크쇼에 출연해서는 아시안컵 당시 터진 탁구 게이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가 토트넘 홋스퍼 주장인 나이 많은 선수에게 무례한 말을 했다"며 "그걸 마음에 담아둔 나머지 둘이 싸움을 벌였다. 젊은 선수가 손흥민의 손가락을 탈골 시켰다"고 말했다. 파리에서 뛰는 젊은 선수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토트넘의 주장은 손흥민을 말한다.

그는 ”몇 명이 끼어들어 말리고 나서 헤어졌다. 이튿날도 대화했지만 모두 충격받아 정신이 남아있지 않았고 그 순간 더 이상 함께가 아니라고 느꼈다"고 했다.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은 많은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여러 논란이 불거졌지만 이강인이 손흥민이 있는 런던으로 날아가 사과하고, 지난달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미디어 앞에서 다시 한 번 사과하며 갈등을 봉합했다.

손흥민은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강인이가 용기 있는 자세 보여줘서 선수들이 그 마음을 잘 받아줬다.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다.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당시 말한 바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대표팀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대표팀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클린스만 감독은 “2년간 한국어를 배워 제한적이지만 단어를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선수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는 없었다"며 "한국 문화에서는 틀렸더라도 나이 많은 쪽이 항상 옳다는 걸 배웠다"라고도 했다.

아시안컵 4강에서의 탈락과 관련해서는 “한국 문화에선 누군가 책임져야 했다. 선수들은 다음 대회에 나가야 해서 코치 차례였다"고 말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 대표팀 사령탑 재직 시간 국내에 머무는 기간은 짧았다. 대신 자택이 있는 미국과 유럽 등을 돌아다니며 유럽파 선수들을 지켜보는 데 집중했다. 때로는 대표팀이 아니라 축구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감독 기간 내내 ‘외유 논란’이 일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을 맡은 기간) 1년 중 하루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1년은 경험과 배움 면에서 환상적이었다“고 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지난 2월 경질되고 자택으로 가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패널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달 말 얼굴을 드러내며 근황을 알렸다.

이날 토크쇼에는 함께 해고된 안드레아스 헤르초크(55·오스트리아) 전 수석코치도 나왔다.

클린스만 전 감독이 사령탑에서 경질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6년 미국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가 경질됐고 2019년 11월 헤르타 베를린(독일)에서는 구단과 갈등 끝에 77일 만에 사퇴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연봉은 200만유로(약 29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계약한 상황이라 대한축구협회(KFA)는 잔여 연봉 등 위약금으로 70억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KFA 전력강화위원회는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예선 때 황선홍 U-23(23세 이하) 대표팀 감독에게 임시 지휘봉을 맡겨 2연전을 치렀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