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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권상우, 미남스타의 '각' 밀어서 잠금해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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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권상우, 미남스타의 '각' 밀어서 잠금해제 [인터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9.14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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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글 용원중기자·사진 이상민기자] 중국에서 영화 활동에 집중하던 톱스타 권상우가 4년 만에 국내 영화계로 돌아왔다.

‘탐정: 더 비기닝’(9월24일 개봉)은 한국의 셜록 홈즈를 꿈꾸는 추리광 강대만(권상우)과 광역수사대 레전드 형사 노형사(성동일)의 비공개 합동 추리작전을 담은 코믹 범죄 추리극. 권상우는 한때 경찰을 꿈꿨지만 현재는 만화방을 운영하며 생활과 육아를 책임지는 가장 강대만 역을 맡았다. 아내 몰래 미제 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프로파일링 동호회 회장이기도 하다.

 

과거 ‘동갑내기 과외하기’ ‘청춘만화’ ‘신부수업’ ‘일단 뛰어’ 등 로코와 코미디 영화에서 코믹연기를 자연스레 소화했으나, 이번엔 생활 연기자의 냄새가 폴폴 풍긴다. 강대만 캐릭터가 현실의 권상우처럼 한 여자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미남 청춘스타의 ‘각’을 밀어서 잠금 해제하고, 한없이 가벼워진 배우의 변신이 반갑다.

◆ "친밀한 철부지 아빠 보여주고 싶어...유연한 연기활동의 시작점"

“‘동갑내기 과외하기’ ‘신부수업’ 때는 그 나이에 맞는 풋풋함과 어설픔이 있었다. ‘탐정’ 시나리오를 보는 순간 두 아이 아빠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신선하고 재밌을 것 같았다. 대중들도 다 아는데 이제 한 번 보여줄 수 있지 않나 여겼다. 연기가 돋보이게끔 해주는 작품은 아니나, 친밀하고 사랑스러운 철부지 아빠는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탐정 캐릭터보다 아이들, 아내와의 관계를 관객에게 제대로 보여주기를 원했다. 범죄수사는 어떤 배우가 해도 잘 해낼 수 있지 않나. 난 가장 부분에서 내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다.”

배우로서 장기적인 계산도 자리했다. ‘탐정: 더 비기닝’을 시작으로 여러 장르를 오가며 활동하는 배우로 인정받고자 했다.

“내가 절대 미남은 아니나 잘 생긴 외모를 앞세워 50~60세가 돼서도 연기할 순 없다.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폼 나고 멋있는 것에서 벗어나 유연하게 연기하고 싶은 생각을 늘 했었다. 이제 실천에 옮길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다. ‘탐정’은 그 시작점이다.”

 

미스코리아 출신 여배우 손태영과의 사이에 1남1녀를 둔 권상우는 연예계의 대표 잉꼬 커플로 통한다. ‘탐정’의 출연 제의를 받았을 당시 손태영의 적극적인 권유가 큰 힘이 됐다.

“영화에선 아내(서영희)로부터 구박받기 일쑤고 가사를 도맡지만 현실에선 아내가 잘 해준다. 내가 주방에 들어오는 걸 최대한 막는다. 아내는 청소와 빨래를 빠른 속도로 잘 한다. 난 오전 7시35분에 룩희를 스쿨버스에 태워주는 걸로 일과를 시작한다. 장보러 슈퍼마켓에도 간다. 촬영이 없으면 거의 집에서 애들과 놀아준다. 동물원과 에버랜드로 나들이도 가고. 물론 아내한테 가끔 꾸지람을 듣기도 한다. 결혼 7년차인데 아직까지는 아내와의 감정이 연애 시절과 똑같다. 대만이보다는 훨씬 번듯한 남편이자 아빠다.”

◆ 선배 성동일 "레이더망에 있던 배우", 절친 송승헌 "색깔 더 빼내야"

‘탐정’을 선택한 또 하나의 이유로는 명품 조연 성동일에 대한 판타지를 꼽을 수 있다. 영화에서 성동일은 그간의 코믹했던 캐릭터들과 달리 진중한 카리스마를 가동한다. 영화의 코믹 파트는 예상과 달리 성동일 대신 권상우가 책임진다.

“선배와의 조합이 궁금했다. 역할이 바뀐 듯한 느낌이 흥미롭지 않나? 성동일 선배는 늘 내 레이더망에 있었다. 따라가고 싶은 선배의 연기를 보면서 늘 분석하곤 했다. 성 선배가 출연한다는 얘기를 듣고 큰 공부를 할 수 있겠다고 여겼다. 막상 공연해보니 무거운 가운데서도 재미를 뽑아내는 호흡이 대단했다. 대만이가 혼자 놀지 않는 느낌이 난 건 오롯이 선배 덕분이다. 사람들이 흔히 나에 대해 갖는 편견인 ‘가식’ ‘가오’를 성 선배도 가졌는데 순식간에 허물어졌다고 하더라. 인간적으로도 잘 맞았고 서로 배려하면서 작업해 너무 좋았다.”

 

공교롭게 ‘탐정’에 앞서 휴먼 코미디 영화 ‘미쓰 와이프’에서 동갑내기 절친 송승헌 역시 아빠 역 신고식을 치렀다. 과거와 달리 조각미남의 한결 가벼워진 연기 톤이 화제가 됐다. 한 발 앞서 진출한 권상우의 뒤를 이어 중국에서 영화촬영에 매진하고 있기도 하다.

“‘미쓰 와이프’를 보니 아직 승헌이가 (미남스타 색깔을)다 못 버렸더라.(웃음) 난 이번에 외모는 포기했다. 거울도 안 본채 가만히, 편하게 촬영했다. 유부남 연기는 아무래도 아이가 있는 내가 낫지 않을까? 총각들은 모르는 뭔가가 있다. 중국 활동과 관련해선 승헌이가 카톡으로 많이 물어봤는데 잘 가르쳐주질 않았다. 하하. 각자의 행보인 거 같더라. 내 앞가림하기도 바쁘고.”

◆ 중국활동 4년으로 한류스타 입지 공고히...한국영화에 대한 갈증 커

중국에서는 2012년 성룡 감독, 주연의 액션 블록버스터 ‘차이니스 조디악’을 시작으로 ‘적과의 허니문’ ‘그림자 애인’ 등 4편 가량 작업했다. ‘탐정’ 홍보를 마친 뒤에는 또다시 중국으로 건너가 10월부터 로맨스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야 한다. 내년 봄까지 일정이 빼곡하다.

“해외에서 찾아주는 건 분명 감사한 일이고 행운이다. 새로운 현장에서 일하는 즐거움, 도전이 좋다. 한편으론 한국에서 영화(2001년 ‘화산고’)로 데뷔했는데 국내 영화작업과 멀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4년 만에 출연하게 돼 부담스럽긴 하나 내년에는 신중하게 작품을 선택해 관객과 자주 만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가까운 미래에 대한 소망으로 액션영화 출연을 꼽는다. “언젠가 기회가 오겠지”란 생각에 항상 신체 단련을 하고 있다. 이런 욕망은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말죽거리 잔혹사’(2004)에서 기인한다.

“사람들은 권상우 하면 ‘말죽거리 잔혹사’, 몸짱, 액션을 말하는데 많이 준비한 뒤 임했던 작품이 아니다. 최대치가 아닌데 최대치라고 하니까 스턴트맨을 기용하지 않고, 멋진 액션영화를 찍어보고 싶은 거다. 체력이 될 때 센 영화를 해봤으면 한다.”

◆ 올해 마흔, 50세까지 전력질주 후 아이들과 많은 시간 보내고파

영원한 청춘일 것만 같았던 권상우도 올해로 마흔이 됐다. 나이와 관련한 대목에서 “아직까지 스스로 인정하질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속내를 슬쩍 드러낸다.

“개인적으론 50세까지는 빨리 달려가고 싶다. 과거엔 ‘결혼하면 주인공을 맡기 힘들다’는 속설이 있었으나 지금은 배우의 역량에 따라 달라지지 않나. 아이들 아빠라 50세까지는 치열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싶고 그 이후엔 여유롭게 작품을 하면서 아이들과 여행을 자주 다니며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 바쁜 스케줄 탓에 접은 그림 작업도 본격적으로 하면서 나를 더 개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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