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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라질 격침] 지배보다 효율을 택한 ‘최진철호 실패학’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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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브라질 격침] 지배보다 효율을 택한 ‘최진철호 실패학’의 성공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5.10.18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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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37%-63%의 열세에도 유효슛 5-1 우위...사상 처음으로 브라질 꺾고 조 선두

[스포츠Q 정성규 기자] 최진철표 실리축구가 우승후보 브라질을 격침시켰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버팀목이었던 수비 스타 출신 최진철 감독이 조련한 17세 이하(U-17) 태극전사들은 강한 압박과 협력 수비로 삼바군단의 리듬을 빼앗았다. 점유율 37%-63%의 열세에도 유효슛 5-1의 우위를 점한 결과는 1-0 완승. 지배를 버리고 택한 효율의 승리였다.

지난달 수원 인터콘티넨탈컵에서 당한 0-2 참패에서 배운 ‘실패학’으로 ‘최진철의 아이들’은 무섭도록 달라졌고 2015 칠레 U-17 월드컵 B조 1위로 8강 목표를 향한 힘찬 스타트를 끊었다.

한국이 18일(한국시간) 칠레 코킴보 프란시스코 산체스 루모로소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B조리그 1차전에서 후반 34분 이상헌의 도움으로 장재원이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1-0으로 완승하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 장재원(6번)이 17일 2015 칠레 U-17 월드컵 브라질과 B조 리그 1차전 후반 34분 극적인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U-17 대표팀이 브라질을 꺾은 것은 사상 첫 사건이다. 그동안 6차례 격돌에서 1무5패로 한 번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이번 승리로 세계강호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다. 같은 조의 기니와 잉글랜드는 1-1로 비겨 한국은 승점 3으로 조 선두에 나섰다.

U-17 대표팀에서 26경기에서 단 한 골만을 신고했던 장재원이 히어로였다. 후반 34분 김진야가 오른쪽 공간을 파고들며 골마우스 오른쪽의 이상헌을 거친 볼을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왼발슛으로 결승골을 작렬했다.

이상헌은 최진철 감독이 택한 ‘신의 한 수’였다. 미드필더 박상혁 대신 후반 33분 교체 투입된 이상헌은 골문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등진 채로 침착하게 페널티박스 중앙에 수비수와 거리를 두고 있는 장재원에서 백패스를 내줘 선제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한국은 전반 8분 첫 슛부터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기습적으로 날린 김정민의 중거리슛이 상대 골키퍼 줄리아누 펀칭에 막혔다. 이 순간 흘러나온 볼을 이승우가 골마우스 오른쪽으로 득달같이 달려들며 오른발슛으로 연결했지만 또 다시 줄리아누의 선방에 막혀 기선제압에 실패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찬스 무산에도 한국은 4-4-2 지역방어의 촘촘한 간격을 유지하며 강한 압박으로 브라질을 지공으로 유도했다. 무조건 이리저리 많이 뛰며 압박을 가하는 소모전 대신 공수 간격을 좁히고 지역을 균분해 효율적인 프레싱을 꾀한 게 수원컵에서 당한 브라질 특유의 중앙 침투를 사전 차단한 요인이었다.

공수의 유주안과 투톱을 이룬 이승우도 2선으로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면서 협력플레이를 펼쳐 ‘이승우 원팀’이라는 우려를 씻어냈다. 이승우는 선제골이 터진 4분 뒤 수비 강화책으로 교체돼 나왔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벤치에서 손뼉을 치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승리만큼이나 팀 워크로 똘똘 뭉쳐진 승리였다.

전반 19분 시우바의 슛이 핸드볼로 페널티킥을 얻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흥부하기도 한 브라질은 한국의 전방위 프레싱에 휘말려 날카로운 공격 한번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39분 지오반니가 장재원의 가슴을 밟는 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추격에 힘도 모으지 못하고 무너졌다.

한국은 오는 21일 오전 8시 기니와 2차전을 치른 뒤 24일 오전 5시에는 잉글랜드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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