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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화력 약해진 넥센히어로즈, '뛰는 야구'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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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메모] 화력 약해진 넥센히어로즈, '뛰는 야구' 통했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6.21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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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서 4회까지 매이닝 도루 시도…1회부터 3회까지 계속 득점

[고척=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상대가 정신없을 때를 엿본다. 빈틈이 보일 때 뛰려 한다. 주자가 1루에 있는 것과 2루에 있는 건 많이 다르다.”

2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를 앞두고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꺼낸 말이다. 상대 팀이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뛰어야 승산이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이 많은 장점을 가져온다고 믿는 염 감독이다.

이날 넥센 타자들은 삼성 선발 좌완 장원삼을 맞아 원 없이 뛰었다. 2루에서 아웃 당하더라도 쉴 새 없이 달렸다.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도루를 시도했다.

▲ [고척=스포츠Q 최대성 기자] 서건창(위)이 21일 삼성전에서 2루 도루를 성공하고 있다. 아래는 3루타를 친 뒤 슬라이딩으로 들어가고 있는 김하성.

1회말 1사 1루에서 고종욱이 2루를 훔쳤고 윤석민의 안타 때 득점에 성공했다. 2회에는 실책으로 출루한 서건창이 2루 도루에 성공, 고종욱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3회 무사 주자 1루에서는 김민성이 2루 도루를 시도, 공보다 빨리 들어갔다. 김민성 역시 이택근의 적시타 때 득점했다.

모든 타자들이 2루에서 산 것은 아니었다. 3회 이택근, 4회 서건창은 2루 도루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럼에도 염경엽 감독은 “주자가 1루에 있는 것과 2루에 있는 건 많이 다르다”라며 선수들에게 ‘뛰는 야구’를 주문한다고 밝혔다. 염 감독은 “주자가 2루에 있으면 병살도 방지할 수 있고 안타가 하나만 더 나와도 득점이 가능하다. 상대가 정신없을 때를 엿본다. 빈틈이 보일 때 뛰려 한다”고 말했다.

도루는 벤치 사인이기 때문에 모든 책임은 벤치에서 진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벤치에서 도루할 타이밍을 엿본 뒤 선수들에게 사인을 내린다. 선수의 책임은 없다. 벤치에서 모두 책임을 진다”고 강조했다.

이날처럼 상대 투수가 좌완일 때는 도루하는 것 자체가 도박이다. 투수가 1루 주자의 움직임을 보면서 투구할 수 있기 때문.

▲ [고척=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민성(오른쪽)이 21일 삼성전에서 홈으로 파고들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보통 투수가 변화구를 던질 타이밍에 도루 사인을 내린다”며 “원바운드로 들어가는 공을 던지는 타이밍을 벤치에서 알려준다”고 말했다. 주자의 주력도 중요하지만 벤치에서 내리는 도루 사인의 핵심은 타이밍이라는 것.

염 감독은 “강정호나 박병호는 기본적으로 발이 빠른 선수는 아니지만 20(홈런)-20(도루)을 했다. 둘의 도루 20개 중에서 10개는 포수가 2루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도루 타이밍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호, 박병호, 유한준 등 거포들이 대거 빠진 넥센의 생존법은 바로 ‘뛰는 야구’였다. 넥센이 올 시즌 63도루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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