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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넥센 히어로즈, '이익 극대화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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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넥센 히어로즈, '이익 극대화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04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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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산업 컨퍼런스 (중) 국내 프로구단 대부분 '승률 극대화 모델' 그쳐…경기장 소유 자치단체 인식변화 필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올해 프로야구에서 삼성이 전인미답의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삼성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가져오진 못했다. 2승 4패로 아쉽게 물러난 '영웅 군단' 넥센에도 찬사가 쏟아졌다.

넥센이 올 시즌 프로야구계는 물론이고 스포츠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기존 프로구단과 비즈니스 모델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 프로구단은 기업구단이다. K리그에는 시도민구단이라는 특수한 경우가 있긴 하지만 프로야구과 K리그, 프로농구, 프로배구까지 기업구단이 주름잡고 있다. 이들 기업구단은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때문에 승리를 우선으로 여긴다.

이 때문에 대부분 구단들은 적자를 본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적자보다 러이벌 기업팀에 지는 것이 더 치욕스러운 것이 현재 인식이다.

이에 비해 넥센은 모기업이 없다. 구단 자체가 기업이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살아남아야 한다. 승리도 중요하고 이를 위해 돈을 쓰기도 하지만 이익이 먼저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린 제3차 스포츠산업 컨퍼런스에서는 내년 스포츠산업에 대해 전망하면서 현재 프로스포츠의 이슈와 전망에 대해 토론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정희윤 스포츠산업경제연구소 소장은 지난달 26일 스포츠산업 컨퍼런스에서 프로구단들이 승률 극대화 비즈니스 모델 대신 넥센처럼 이익 극대화 비즈니스 모델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국내 프로구단의 비즈니스 모델은 승률 극대화 우선

스포츠산업경제연구소 정희윤 소장은 국내 프로구단이 유럽처럼 승률 극대화 또는 효용 극대화를 비즈니스 모델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승률 또는 효용 극대화 비즈니스 모델은 많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이들에게 구단이 벌어들이는 수입 이상의 연봉을 책정함으로써 장기 적자도 감수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형 경기장을 보유하면서도 원가 이하의 가격을 책정한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은 이익 극대화다. 장기 적자가 나면 구단을 매각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입을 고려해 연봉을 책정하고 적정 규모의 경기장을 보유하면서 선수 보유를 한계를 설정해 지출을 최대한 아낀다.

정 소장의 지적은 현재 국내 프로구단도 이익 극대화 비즈니스 모델로 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 소장은 현재 프로구단이 이익 극대화 비즈니스 모델로 가는데 걸림돌이 있다고 짚었다. 이 가운데 하나가 바로 경기장의 임대 조건이다.

현재 프로구단의 경기장 임대조건은 대부분 단기다. 장기임대가 가능하긴 하지만 아직까지 장기임대를 적극적으로 하는 곳은 거의 없다.

게다가 과도한 사용료가 문제가 되고 있다. 두산과 LG는 잠실구장을 사용하면서 연간 25억원 이상을 서울시에 납부하고 있으며 넥센은 목동구장을 일일 대관하면서 입장 수입의 13%를 서울시에 낸다. SK와 한화, 롯데 등도 각각 인천과 대전, 부산시에 임대 사용료를 지불한다.

또 대부분 경기장의 사업권리는 구단이 소유하지만 잠실구장의 경우 광고사업을 모두 서울시가 소유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소장은 "프로야구의 경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가 지어졌고 새로운 대구구장이 지어지고 있으며 고척돔도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야구장 관중 수용능력이 1100만에서 1300만으로 늘어난다"며 "좌석점유율 65%를 적용할 경우 850만 관중이 가능하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앞두고 입장수입과 중계권 수입, 광고수입, 매점수입에 대한 전반적인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잠실구장은 과도한 임대료와 함께 유일하게 광고 수입까지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가 가져가는 구조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뉴욕시가 뉴욕 양키스에 연간 10달러의 임대료를 받는 것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인식을 전환할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사진=스포츠Q DB]

◆ 현재 FA 몸값 폭등도 구단의 승률 극대화 정책 때문

또 현재 자유계약선수(FA)의 과도한 몸값 상승도 승률 극대화 모델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설명도 함께 곁들였다.

정 소장은 "구단의 비즈니스 모델이 수익 극대화 모델로 갈 경우 수입 대비 연봉 협상을 하게 되고 구단의 보유시스템 강화와 선수의 이적자유 요구가 갈등과 절충안을 통한 합의에 이르면서 구단의 결정권이 강화돼 몸값을 낮출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 승률 극대화 모델로는 우수선수 영입경쟁을 유발해 모든 선수의 연봉이 상승하게 된다. 유럽축구리그 선수 몸값이 올라가는 것도 국내 프로야구 FA의 몸값 상승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정 소장은 선수수급 채널의 다변화에 대해서도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인구 변화 추이에 따라 2016년 또는 2030년을 전후로 인구 감소로 돌아설 것이기 때문에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선수를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에서 풀어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지방자치단체 역시 경기장 사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정 소장은 "선진국에서는 프로 구단이 '고가의 스포츠 이벤트를 주민들에게 제공한다'는 인식으로 저렴한 임대조건을 제시한다. 뉴욕 양키스가 2009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양키스타디움의 임대료로 뉴욕시에 연간 10달러의 임대료, 즉 40년 동안 400달러를 내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라며 "하지만 아직 한국은 '프로리그 제조원가가 얼마든 대기업에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인식이다. 프로 구단이 지역에 어떤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인식이 바로 서야 한다"고 말했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지난달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벌어진 스포츠산업 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이 진지하게 스포츠 산업 전문가들의 주제발표를 듣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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