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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조작·과장광고 2중고에 CJ ENM 허민회·허민호 투톱체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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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조작·과장광고 2중고에 CJ ENM 허민회·허민호 투톱체제 빨간불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8.05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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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세계적인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도약은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나?

허민회·허민호 CJ ENM 대표의 투톱체제에 ‘빨간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1분기 CJ ENM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921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최근 불거진 ‘투표 조작’ 논란과 ‘과장 광고’ 징계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CJ ENM은 지난해 7월 1일 CJ오쇼핑과 CJ ENM(주)을 합병하며 탄생했다. 세부적으로 허민회 대표가 CJ ENM을, 허민호 대표가 CJ 오쇼핑 지휘권을 각각 잡으면서 콘텐츠-상거래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작전이었다.

이 같은 허민회·허민호 대표의 투톱체제는 일견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 듯하다. CJ ENM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 늘어난 1조1048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영업이익까지 증가하면서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CJ ENM이 글로벌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CJ ENM을 둘러싸고 최근 엠넷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의 생방송 투표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방송 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1~20위 연습생들의 최종 득표 숫자가 7494.442라는 특정 숫자의 배수로 나오면서 팬들이 합리적인 의구심을 내비친 것이다. 그 결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CJ ENM 내 프로듀스X 제작진 사무실과 논란이 된 방송 투표의 데이터를 보관하는 업체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CJ ENM의 뼈아픈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다. 5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에 따르면 CJ ENM-CJ 오쇼핑의 경우 최근 4년(2014년~2017년 5월)간 방심위의 행정지도 건수는 총 71건이었다. CJ ENM이 같은 기간 국내 주요 홈쇼핑사 중 제일 많은 제재를 받았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예로 CJ ENM은 지난 3월 방심위로부터 과장 광고에 따른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CJ ENM의 유선방송인 올리브 네트워크가 만든 '밥블레스유'에서 PPL 광고를 지나치게 강조해 해당 관계자가 방심위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은 것이다.

CJ ENM의 이 같은 이중고는 CJ오쇼핑-CJ ENM(주) 합병이 아직 ‘화학적 결합’을 원활하게 이루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CJ ENM 입장에선 합병 이후 눈에 띄는 신사업 모델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걸림돌이다. 주지하다시피 CJ ENM의 경우 드라마·예능프로그램 등 기존 콘텐츠 사업에 CJ 오쇼핑 상품을 PPL 광고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만 열을 올리고 있어 방심위의 징계 방망이를 맞고 있다.

CJ ENM의 올해 1분기 미디어 부문 영업이익의 참혹한 성적표가 이 같은 견해에 힘을 싣는다. CJ ENM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미디어 부문)은 13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4.2%나 감소한 액수다. 이에 따라 CJ ENM 주가는 16만7200원까지 급락하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CJ ENM CI. [사진=CJ ENM 누리집]
CJ ENM CI. [사진=CJ ENM 누리집]

한화투자증권은 CJ ENM의 주가 변동에 대해 “악재로 반영됐던 루머들이 해소되면 주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보았다.

이어 “1분기에는 연간 제작비 증가로 큰 비용부담이 있었지만, 2분기에는 미디어 부문의 회복이 전망된다”며 “TV 광고 시장과 영화 ‘기생충’의 흥행 효과 등으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허민회·허민호 CJ ENM 대표의 투톱체제가 과연 ‘투표 조작’ 논란과 ‘과장 광고’ 징계 등 악재를 걷고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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