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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두산 화수분, 이번엔 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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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지 않는 두산 화수분, 이번엔 정진호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04.30 2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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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티전 연장 11회말 프로 데뷔 후 첫 끝내기 홈런…차세대 외야자원 기대감

[잠실=스포츠Q 김지법 기자] 두산을 두고 마르지 않는 화수분이라고 한다. 주전들이 부상으로 빠지는 상황 속에서도 희한하게도 그 자리를 메워주는 새로운 선수가 나타난다. 이번엔 정진호(27)다.

정진호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케이티와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에서 7회말 대주자로 출전한 뒤 연장 11회말 끝내기 홈런까지 터뜨리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선린중과 유신고, 중앙대를 나온 정진호는 아직까지 주전자리를 꿰차지 못하고 있다. 2011년 두산의 5라운드 38순위로 지명을 받은 뒤 입단 계약금도 6000만원에 불과하다. 올해 연봉도 3300만원에 그칠 정도로 철저한 무명이다.

그러나 정진호는 지난 22일 넥센과 원정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뒤 8일만에 케이티전에서 끝내기 홈런까지 터뜨리며 영웅이 됐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두산 정진호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케이티전 1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끝내기 솔로홈런을 날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다.

◆ 항상 준비되어 있는 후보들, 두산 사전에 부상 공백은 없다

두산의 마르지 않는 화수분은 놀라울 정도다. 두산이 NC에 자유계약선수(FA) 이종욱을 내줄 때만 하더라도 1번 타자와 중견수 고민을 동시에 떠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두산은 주위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를 메워냈다. 바로 민병헌과 정수빈이다. 민병헌은 지난 시즌부터 두산의 리드오프를 맡아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며 0.345의 고타율을 기록했다. 홈런도 12개나 때려냈다.

2년 연속 3할 타율을 기록한 민병헌은 올시즌에는 0.412로 유일하게 4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민병헌도 2006년 두산 입단 후 2012년까지 후보로 지내야 했다.

정수빈 역시 빠른 발을 앞세우는 두산 육상부의 중심이다. 지난해 타율 0.306과 함께 32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상대 수비를 휘저었다. 올 시즌은 부진으로 타율 0.258에 2개의 도루에 그치고 있지만 김태형 감독은 꾸준히 기다리고 있드.

심지어 두산의 에이스인 김현수는 아예 신고 선수 출신이다. 2006년 신고 선수로 들어와 두산의 3번 타자 자리를 꿰찼고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주역까지 됐다.

이밖에 외국인 타자 잭 루츠가 부상으로 엔트리에 빠져 있는 사이 허경민이 1군으로 들어와 이 자리를 메우고 최주환도 3루수로 인정받으며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다.

여기에 정진호까지 예비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정진호가 이처럼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항상 준비하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2일 넥센전에서도 0-4로 뒤진 6회초 추격의 발판을 놓는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두산 타선의 잠을 깨웠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두산 정진호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케이티전 1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끝내기 솔로홈런을 날린 뒤 다이아몬드를 돌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정진호가 두산의 첫 타점이 되는 홈런을 터뜨리자 양의지가 2개, 김현수와 홍성흔이 하나씩 홈런을 더 생산해내며 12-9 역전승을 거뒀다.

정진호는 30일 경기에서도 준비된 타자가 얼마나 맹활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7회말 3루 주자 김재환의 대주자로 나선 그는 민병헌의 좌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을 올렸고 연장 1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케이티 투수 이성민의 시속 146km짜리 빠른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 "관중 앞에서 기록한 이날 홈런이 제일 짜릿해"

정진호의 이날 홈런은 개인 통산 2번째 홈런이었다. 당연히 그는 이날 KBO리그에서 생애 첫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다. 연장에서 경기를 마무리 지은 정진호는 관중들 앞에서 당당히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를 했기 때문에 끝내기 안타를 경험한 적은 많았다지만 이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의미 있는 끝내기 홈런을 터뜨려 더욱 짜릿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4구째 공이 파울이 되면서 한 번 더 몸 쪽으로 던질 것이라 생각했다"며 "내 예상대로 공이 와서 자신있게 스윙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정진호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서 10번째 안타를 끝내기 홈런으로 만들었다. 그는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해 1군에 보탬이 되고 싶다. 그러다 보면 나만의 기록이 만들어 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남은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jbq@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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