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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아이콘' 심수창, 승리만큼 값진 세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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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의 아이콘' 심수창, 승리만큼 값진 세이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30 23: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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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2일째 승리 없지만 넥센전 3이닝 무실점으로 210일만에 세이브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심수창(34·롯데)이 4월의 마지막날을 팀 동료들과 함께 웃었다. '불운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그지만 이날만큼은 값진 세이브를 챙기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심수창은 3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과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팀이 4-2로 앞선 7회말부터 마운드에 올라 9명의 타자를 상대로 안타 3개를 내주고 삼진 4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했다.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심수창은 지난해 10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던 한화전 이후 210일만에 세이브를 챙겼다.

올시즌 스리쿼터로 전환한 후 롯데의 선발진에 합류한 심수창은 이상하게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규정 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그의 평균 자책점은 2.18로 전체 2위에 해당할 정도로 좋지만 이상할 정도로 1승을 따내기가 어렵다. 4경기에 나서 1패만을 안았다.

지난 10일 한화전에서 5이닝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지만 중간계투와 마무리에서 지켜주지 못하면서 승리를 그대로 날렸다.

8회말까지 8-3으로 앞서 그대로 승리를 따내는 듯 보였지만 한화 타선의 9회초 대폭발에 허무하게 5점을 내주며 심수창의 승리가 그대로 날아갔다.

지난 16일 NC전에서도 7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비교적 잘 막았지만 팀 타선의 부진으로 패전을 기록했던 심수창은 23일 KIA전에서 5⅔이닝 2실점으로 잘 막아 승리 요건을 갖추고도 9회말 김승회가 브렛 필에게 만루홈런을 내주면서 다시 한번 승리를 날렸다. 땅을 칠 노릇이었다.

당초 심수창은 29일 넥센전에 선발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비가 내리는 바람에 등판하지 못했다. 이종운 감독은 30일 선발투수로 조쉬 린드블럼을 내세워 심수창의 등판 순서가 뒤로 밀렸다.

하지만 이종운 감독은 심수창에게 기운을 불어넣기 위해 롯데가 3-2로 앞서나가던 7회말부터 심수창을 마운드에 올렸다. 승리 요건은 아니었지만 최소한 홀드를 따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심수창은 7회말 첫 타자 서동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뒤 이택근과 박병호를 모두 스트라이크 낫 아웃 처리했다.

7회말 세 타자를 모두 삼진처리한 심수창은 8회말 안타 3개를 허용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동료들의 호수비 속에 실점없이 막았다.

첫 타자 유한준이 안타를 치고 나가 1사 1루가 됐지만 대주자 임병욱이 포수 강민호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이 됐다. 곧바로 윤석민이 2루타를 치고 나갔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1실점을 막아준 멋진 도루견제사였다.

윤석민의 2루타에 이어 김하성이 중전 안타를 치면서 실점할 위기에 몰렸지만 이번에는 중견수 김민하의 정확한 송구에 홈으로 내달리던 2루 주자 윤석민을 잡아냈다.

9회말 수비 역시 롯데 내야진의 완벽한 수비가 있었다. 1사후 고종욱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지만 서동욱의 2루수 앞 땅볼을 4-6-3으로 연결하는 더블 플레이로 잡아내며 심수창에게 세이브를 안겨줬다.

심수창은 2011년 8월 27일 이후 1324일째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값진 세이브라는 선물을 받았다. 4월의 마지막날에 따낸 심수창의 세이브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에 더 환하게 파안대소할 수 있는 서막과 같은 것이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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