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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염기훈의 한계? 수원의 추락 원인은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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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염기훈의 한계? 수원의 추락 원인은 [K리그]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5.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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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팬들의 눈물과 자존심을 되돌릴 방법은 승격입니다. 팬들의 눈물도 닦아주고 자존심도 올려드려야 합니다.” 염기훈(41) 수원 삼성 감독이 올해 2월 K(케이)리그2(2부 리그) 2024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한 말이다.

수원은 지난 시즌 K리그1에서 최하위(12위)에 그쳐 1995년 창단 후 처음으로 K리그2로 떨어졌다. 수원은 승격을 위해 올 시즌을 앞두고 박경훈 신임 단장을 선임하고 지난 시즌 중반 김병수 감독이 경질되고 감독 대행을 맡은 '레전드' 염기훈을 정식 사령탑에 임명하며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염기훈 감독은 수원에서 13시즌 동안 333경기 49골 87도움을 기록한 간판스타다.

K리그 인기 팀답게 서포터즈도 힘을 실어줬다. 수원의 첫 K리그 경기였던 충남아산과의 개막전에는 1만4196명이 찾았다. 유료 관중 집계 후 K리그2 최다 관중 신기록이다. 수원은 홈에서 치른 8경기에서 평균 1만615명의 관중을 불러모아 K리그2에 ‘1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 수원이 원정으로 간 서울 이랜드FC, 안산 그리너스, 충북청주FC, FC안양 등은 홈 경기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수원 서포터즈가 많이 찾은 덕분이었다.

염기훈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염기훈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하지만 결국 성적이 뻐걱거렸다. 4월 4승 1무로 상승세를 탄 수원은 이번 달 들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지난 5일 성남FC전(1-2 패)을 시작으로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랜드전까지 5연패 수렁에 빠지며 승점 19(6승 1무 7패)로 6위로 처졌다. 이랜드전을 앞두고 선수단은 삭발까지 하면서 마음을 다잡았지만 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결국 “올해 목표는 당연히 다이렉트 승격”이라고 말했던 염기훈 감독은 수원과의 동행을 더 이상 이어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수원은 “염기훈 감독이 25일 서울 이랜드와 홈 경기 후 자진 사임했다”고 했다. 염기훈 감독은 이날 역전패한 뒤 박경훈 수원 단장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사퇴 의사를 전했다. 구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염기훈 감독은 이후 성적 부진이 분노해 선수단 버스를 가로막은 서포터즈 앞으로 가 마지막 인사를 했다.

염기훈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염기훈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는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드리고 싶다. 경기 끝나고 단장님한테 찾아가서 제가 떠나는 게 맞다고 말씀드렸다”며 “제가 수원에 2010년에 와서 많은 사랑과 질타를 받았지만, 저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이제는 저보다 우리 선수들에게 더 큰 응원을 지금처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올해 1월 정식 감독 자리에 올랐지만 5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떠난 레전드의 쓸쓸한 퇴장이다. 시즌 중반이 다다른 현시점에서 이같은 추세면 승격은 쉽지 않다. K리그1 우승 4회(1998·1999·2004·2008) 명문구단의 자존심 회복이 어렵기만 하다.

사실 염기훈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내기에 쉬운 상황은 아니었다. 일단 정식 감독 경험이 처음이었다. 수원에 오래 있었던 만큼 선수들과 조화가 좋을 수 있었지만 운영 경험은 부족했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코칭스태프에 변화도 거의 주지 않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수원에 확실한 전력 보강이 없었던 것도 성적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권창훈(전북 현대), 고승범(울산 HD), 안병준(부산아이파크), 정승원(수원FC), 김태환(제주유나이티드), 한석종(성남), 고명석(대구FC) 등이 팀을 떠났지만 확실한 카드를 데려오지 못했다.

염기훈 감독의 사퇴로 올 시즌 K리그를 떠난 감독은 5명이 됐다. 이기형(50) 성남FC(K리그2) 감독, 단 페트레스쿠(57·루마니아) 전북 현대 감독, 최원권(43) 대구FC 감독, 이민성(51)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차례로 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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