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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벤처기업 활성화, 스포츠 벤처창업만 예외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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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벤처기업 활성화, 스포츠 벤처창업만 예외인 이유는?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4.21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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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벤처산업 활성화, 스포츠 생태계를 조성하라

[300자 Tip!] 지난달 스포츠산업협회는 ‘나이키·아디다스 같은 전 세계적인 브랜드는 왜 한국에 없을까?’라는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 발 더 현실적인 방안인 스포츠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문제를 놓고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1조 3000억원이다. 하지만 스포츠 벤처산업은 여전히 영세한 수준이다. 이 포럼에서 스포츠 벤처산업이 왜 성장하지 못하는 지 그 문제점을 알아보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해결방안 등을 담아 정리했다.

[스포츠Q 글 신석주· 사진 이상민 기자] 국내 벤처투자 규모 1조 3000억원 시대가 열렸다. 창조경제가 화두로 등장하면서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의 도전과 열정을 국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분위기까지 형성되면서 벤처기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분야의 창업은 이 분위기를 타지 못하고 따로 노는 느낌이다. 왜일까?

이와 관련해 한국스포츠학회는 지난 17일 ‘벤처투자 규모, 1조 3000억원 스포츠벤처기업은 왜 없을까’라는 주제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78회 스포츠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스포츠산업 분야의 벤처창업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됐고 학계와 업계, 일반인 등 120여명이 참석해 스포츠 분야의 벤처 창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 포럼을 개최한 한국스포츠산업협회 김창호 부회장은 “꿈과 열정을 지닌 예비 창업자들이 스포츠 산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스포츠 산업이 지닌 가치와 가능성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스포츠산업협회는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스포츠 벤처산업 창업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벤처투자 규모, 1조 3000억원 스포츠 벤처기업은 왜 없을까’라는 주제로 스포츠산업 포럼을 개최했다.

◆ 타 분야와의 교류,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

벤처기업은 주목받던 1998년 2042개에서 14년여만에 2만5000여 개로 13배 이상 성장할 만큼 크게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중 스포츠벤처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비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말 벤처기업협회에서 조사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벤처 확인기업 중 스포츠 벤처기업 수는 1327개로 그중 스포츠서비스업이 765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스포츠용품업은 529개에 불과할 정도로 그 수가 적은 편이다.

스포츠산업이 경제적 파급효과는 크지만 업체가 영세하고 다른 산업과의 교류가 없는 등 시장 경쟁력과 기업 생산성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벤처기업협회 김영수 전무는 “스포츠산업은 다른 사업에 비해 스포츠만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폐쇄적인 면이 강하다. 게다가 다른 사업과의 연계를 위해 내부의 것을 바탕으로 다른 사업을 끌어들이려고 하고 있어 큰 효과를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이어 “의료나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외부의 사업을 받아들여 연계할 수 있는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는 또 스포츠산업에 대한 투자가 부진한 데는 벤처창업을 지원하고 관리하는데 자금 회수 부분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됐다.

김형수 한국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우리나라 벤처 투자의 선순환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회수단계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M&A시장 활성화, 프로젝트 투자방식의 활용 등 회수유형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고 스포츠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 업계 대표로 나선 양궁용품 전문기업 윈엔윈(Win&Win)의 박경래 대표는 "스포츠 벤처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 스포츠산업의 시장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 스포츠벤처 생태계를 구축하라

스포츠 벤처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스포츠업계의 고민은 계속되고 있다. 김영수 벤처기업협회 전무는 스포츠산업을 위해서는 벤처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설명한다.

그는 “스포츠산업은 폐쇄적이고 고립돼 있어서 한 번 실패하면 다시 재개하기 힘든 실정이다. 때문에 창업-성장-퇴출-재도전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생태계 환경 및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기업가 정신이란 외부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항상 기회를 추구하며 그 기회를 잡기 위해 혁신적인 사고와 행동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나가는 것이다.

김 전무는 스포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아이디어 발굴과 투자환경을 창출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벤처산업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아이디어 공모전이 실시되고 있지만 스포츠산업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러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쓸만한 아이템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이 아이템을 바탕으로 자금력이 있는 기업이나 사람과 협력해서 창업을 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스포츠시장의 파이를 키워라

우리나라에는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한정돼 있다. 이 때문에 벤처기업들이 제조할 수 있는 시장 규모가 매우 작기 때문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스포츠 벤처창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내 스포츠 산업의 시장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계 대표로 나선 양궁용품 전문기업 윈엔윈(Win&Win)의 박경래 대표는 양궁 시장을 예로 들며 국내 시장을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활을 연간 200~300개 정도 규모로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국내 시장의 약 3배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스포츠 시장 규모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대표는 스포츠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스포츠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스포츠의 대중화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경래 대표는 “국내 스포츠산업의 인프라 확충을 통해서는 스포츠산업 시장의 파이를 키워나가야 한다. 정부에서 R&D 사업에 지원해 주는 방안도 좋지만 국내 시장이 워낙 작아서 국내 기업은 수출에 목을 매게 되고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것이다”고 현재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 스포츠산업 포럼에는 벤처창업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해 학계와 업계, 일반인 등 120여명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그는 “무엇보다 시장이 확대돼야 한다. 그래야만 스포츠산업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고 스포츠용품 산업의 창업에 합류하는 사업가가 늘 것이며 그로 인해 일자리 창출도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다”고 제안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또 스포츠 벤처산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체육전공자들이 특성을 살려 산업에 나설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구명조끼 생산업체인 (주)티모의 손미향 대표는 스포츠산업은 체육전공자들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좋은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체육전공자들은 제품의 보완할 문제점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생산업체와의 의사소통이 잘 이뤄져 제품의 질 향상에 즉각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때문에 경쟁력 있는 제품생산에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 이들이 스포츠산업 창업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마케팅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취재후기] “스포츠용품 중 벤처기업협회의 지원을 받아 성장한 스포츠 기업은 볼빅 뿐이다.” 윈엔윈 박경래 대표가 발표 중에 했던 말이다. 그만큼 한국에서 스포츠 벤처사업이 얼마나 열악한지 보여주는 부분이다. 1998년 벤처기업이 출범한 이후 16년이 흘렀고 벤처사업 규모가 확대되고 활성화되고 있다. 하지만 스포츠 벤처산업은 시장경쟁력이 낮고 생산성도 열악한 수준이다. 이제라도 산업 환경에 대해 다시 점검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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