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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드래프트 1순위' 김보은, 수능 보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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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드래프트 1순위' 김보은, 수능 보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이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1.12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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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1순위로 경남개발공사행…"운동으로 진로가 쉽게 결정된 것 같아 미안"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원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매일 노력했을 텐데 나는 운동으로 쉽게 진로가 결정된 것 같아 미안하다.”

전체 1순위로 실업팀에 입단하게 된 기쁨도 잠시. 한 소녀가 수학능력시험을 보는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다들 열심히 고생했는데 자기만 쉽게 취업을 한 것 같아서다.

여자 핸드볼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김보은(18·황지정보산업고)이 수험생 친구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김보은은 11일 서울 SK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6년 여자 실업핸드볼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경남개발공사의 유니폼을 입었다.

▲ 김보은이 11일 여자 실업핸드볼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핸드볼협회 제공]

김보은은 될 성 부른 떡잎이다. 175㎝의 장신을 무기삼아 주니어 무대를 평정했다. 그가 속한 황지정산고는 지난달 전국체전 여고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올해 열린 7개 전국대회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피벗을 맡은 김보은은 공수에서 적잖은 공헌을 하며 팀 우승에 기여했다.

황지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핸드볼을 시작한 김보은은 중학교 때부터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돼 태극마크를 달았다. 고등학교 진학 후 청소년대표팀을 거쳐 올해에는 주니어대표로도 국제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지난 8월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출전, 한국의 13회 연속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여고부 정상급 선수가 되기까지는 유럽 선수들에게 쉽게 밀리지 않을 타고난 신체조건과 본인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처음에는 핸드볼 하는 것을 말렸던 부모님도 김보은이 힘든 훈련을 잘 버텨내자 누구보다 든든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렇듯 그동안 부단한 노력을 했기에 취업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었지만 김보은은 전날 기준으로 수능을 하루 앞둔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매일 노력했을 텐데 나는 운동으로 쉽게 길이 결정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다”며 “노력한 만큼 성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업무대에서 뛸 각오도 함께 밝혔다. 김보은은 “내가 레프트윙도 소화할 수 있어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며 “1순위로 뽑아주신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뛰겠다. 경남개발공사에서 뛰고 있는 남영신 언니처럼 훌륭한 선수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업난을 뚫기 위해 본인도 열심히 노력했지만 큰 시험을 앞둔 친구들을 배려하는 넓은 아량을 보여줬다. 이날 1등으로 실업팀에 입단한 김보은은 인성도 1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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