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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 재미는 없고 처절함만 가득했던 정준하의 도전…순위는 1위지만 수준은 박명수와 다를게 없어 (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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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텔' 재미는 없고 처절함만 가득했던 정준하의 도전…순위는 1위지만 수준은 박명수와 다를게 없어 (뷰포인트)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12.06 08: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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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박명수에 이은 정준하의 도전으로 인한 '무한도전'과 '마리텔'의 두 차례 콜라보레이션이 엇갈린 결과로 나타났다. 박명수는 겨우 꼴찌를 면한 4위에 그쳤지만, 정준하는 당당하게 '마리텔'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하지만 과연 이 결과를 '1위'를 했으니 좋다고 해야할지는 미지수다.

5일 방송된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에서는 '무한도전' 무도드림 특집으로 인해 반강제로 '마리텔'에 출연하게 된 정준하를 비롯해 김구라, 요리연구가 이혜정,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신인 걸그룹 트와이스의 모모, 사나, 미나, 쯔위 등이 출연한 가운데 MLT-16의 후반전이 방송됐다.

전반전 한 때 접속자가 예상외로 많이 몰려 서버가 다운되어 방송이 중단되고 접속자 통계가 집계되지 않는 등 돌발상황이 빚어지기도 한 MLT-16의 승자는 정준하였다. '무한도전'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마리텔'에 출연하게 된 정준하는 '노잼'이라는 평가속에서도 높은 시청률로 김구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 정준하는 '마리텔' 후반전에서 주특기인 먹방을 들고 나와 라면, 고기, 대하, 꼬막 등의 먹방을 선보였다. [사진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정준하의 1위를 긍정적으로 볼 요인은 미안하지만 전혀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동안 '마리텔'을 거쳐간 무수한 1위 가운데 정준하만큼 재미없었던 방송은 없었다. 단지 정준하가 1위를 차지하고 '마리텔' 인터넷 생중계 서버가 터져나가는 사태가 벌어졌던 이유는 정준하의 방송이 재미나서가 아니라, '무한도전' 무도드림 특집으로 정준하가 '마리텔'에 출연하면서 그 모습을 궁금해한 '무한도전' 마니아층이 대거 접속해서 빚어진 일이었다.

MLT-16 후반전에서 정준하는 '폭망'의 기운이 강했던 전반전의 콘텐츠를 정리하고 정준하하면 떠오르는 '먹방'을 전면에 내세웠다. '마리텔'에서 전통적으로 음식 콘텐츠는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콘텐츠이고, 정준하는 연예계에서 원조 식신이라 불릴 만큼 먹방 하나만큼은 탁월한 기량을 보여왔으니 전반전에 비해서는 볼거리가 넘쳐나지 않을까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대본도, '무한도전'처럼 그를 도와줄 다른 멤버들도 없이 덩그러니 컴퓨터 모니터 앞에 앉은 정준하의 방송 진행능력은 꽝이었다. 정준하는 주특기인 먹방에서 확실히 음식을 먹어주는 왕성한 식욕은 분명히 보였지만, 재미도 없고 소통도 없는 전반전의 패턴을 고스란히 답습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먹방 자체도 기대에 못 미쳤다. 과거 정준하가 tvN '세 얼간이'에 나와서 이수근, 은지원, 하하와 짜장면 빨리먹기 대결을 펼쳤던 때의 긴장감과 재미를 생각해보면 이날 정준하가 '마리텔'에서 보여준 먹방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정준하는 먹방 중간중간 네티즌들과 소통한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억지로 말을 늘리며 네티즌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재미도 없고 네티즌들이 원하는 바도 짚어내지 못하는 정준하의 대화는 아무런 매력이 없었다.

후반전 정준하가 먹방과 함께 꺼낸 비장의 카드는 물풍선이었다. 인터넷 VJ들이 '별풍선'을 받는 것에 착안해 재미가 없을 경우 네티즌들이 '물풍선'을 요청하면 제작진이 정준하에게 물풍선을 던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후반전에서 정준하는 그야말로 쉴틈 없이 물풍선 세례를 받았다.

후반전 정준하가 선보인 먹방이 기존 정준하가 다른 TV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던 먹방보다 재미도 훨씬 떨어지는데다, 계속 물풍선이 투하되다보니 점차 정준하의 방송은 재미보다는 불쌍해서 지켜보는 수준으로 전락하고 만다. 정준하 역시 이런 것을 느꼈을까? 처음에는 물풍선을 맞으면서도 시청률 올라가는 소리에 환한 미소를 짓던 정준하는 어느 순간부터 물풍선을 맞으면 얼굴 표정이 통제가 안 되기 시작했다.

▲ 정준하는 '마리텔'에서 별풍선을 대신해 재미가 없어지면 물풍선을 던져달라고 네티즌들에게 제안한다. 그리고 거듭 물풍선이 던져지면서 정준하의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점점 사라졌고, 유희관이 물풍선을 던진 순간 정준하는 일말의 웃음기조차 사라진 정색한 표정을 순간 보이고 말았다. [사진 =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

이런 정준하의 모습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부분이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이 던진 물풍선을 맞던 순간이었다. 유희관이 아무리 프로야구 투수 중에서는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라고 해도 일반인이 던지는 물풍선과 투수인 유희관이 던지는 물풍선의 충격이 같을 수는 없었다. 결국 정준하는 유희관이 던진 물풍선을 맞고 제대로 표정관리에 실패하며 정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솔직히 이날 정준하의 방송에서 전반전과 후반전을 통틀어 이 장면이 가장 재미났다고 해야 할 정도다.

어찌됐든 정준하는 '마리텔'에서 1위를 하면서 간신히 꼴찌만 면한 박명수의 전철을 밟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실을 살펴보면 자기 멋대로 EDM에 취해 소통할 생각도 안 하고 어떻게든 시간 때울 궁리만 하던 박명수나, 열심히 소통을 하고 네티즌들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지만 소통도 제대로 안 되고 재미도 없고 그저 망가지는 모습이 불쌍해서 지켜보다 덜컥 1위를 한 정준하나 표면적인 순위만 다를 뿐 결과물은 거기서 거기였다.

MBC '마이리틀텔레비전'(마리텔)은 기존의 TV 스타들과 사회 각층에서 전문가들까지, 특별히 선별된 스타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직접 PD 겸 연기자가 되어 인터넷 생방송을 펼치는 1인 방송 대결 프로그램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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