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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위기의 한국탁구, 그 속에 빛나는 '깎신' 김경아의 재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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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위기의 한국탁구, 그 속에 빛나는 '깎신' 김경아의 재도전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12.07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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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만에 현역 복귀…첫 실업대회에서 우승하며 건재함 과시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최근 탁구계는 한 실업팀의 해체 소식이 알려지면서 침체에 빠져 있다.

유남규 감독이 이끄는 남자 실업탁구팀 에쓰오일이 창단 5년 만에 해체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한국 탁구의 위기가 도래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해 농심삼다수에 이어 에쓰오일까지 해체되면서 남자 탁구 실업팀은 단 3곳만 남게 됐다. 때문에 내년 출범을 목표로 한 실업탁구 리그도 원점에서 재검토가 불가피해졌다. 팀 수가 줄어든 만큼 앞으로 탁구 유망주를 키울 수 있는 팜도 작아졌다. 실업팀들의 잇따른 해체는 결국 한국 탁구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난세에 빠진 한국 탁구의 현실 속에서 3년 전 현역 은퇴를 한 선수가 복귀를 선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선수 시절 ‘깎신’으로 유명했던 김경아(38·대한항공).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3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할 정도로 국제대회 경험이 많은 그는 자신의 현역 시절 마지막 올림픽이었던 2012년 런던 올림픽 단체전에서 아쉽게 메달을 놓친 한을 풀고자 다시 라켓을 집어 들었다.

2012년 선수 생활을 접은 뒤 출산과 육아에 집중한 김경아는 둘째 아이를 낳은 뒤 운동을 다시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지난 9월 남편의 동의하에 대한항공에 입단, 선수로 복귀했다.

복귀 후 첫 대회에서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김경아는 지난 1일 경북 영주에서 열린 한국실업탁구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소속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단체전 결승 첫 경기에 출전한 김경아는 포스코에너지 최정민을 상대로 3-0 승리를 거두며 팀이 이기는 데 발판을 놨다. 탁구를 3년 쉬고도 발휘된 베테랑의 관록이 돋보였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경아는 한 때 세계 여자 탁구 최고의 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커트 실력이 워낙 뛰어나 ‘깎신’이란 별명이 붙기도 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여자 단식 동메달을 딴 그는 4년 뒤 베이징 올림픽에선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단체전 3-4위전에서 싱가포르의 벽을 넘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이제 2020년 도쿄 올림픽 때까지 뛰겠다는 각오로 올림픽에서 마무리가 아쉬웠던 점을 만회하려 하는 김경아다.

혹자는 아직도 김경아가 이기는 한국 탁구의 현실을 개탄하기도 하지만 그가 다시 코트에 돌아옴으로써 생기는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렸던 선수들이 한꺼번에 은퇴하면서 현재 한국 탁구의 선수층이 상당히 얇아졌다. 하향평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김경아가 본을 보여준다면 후배 선수들도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터. 에이스가 없는 한국 탁구에 김경아가 구심점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난세에 빠진 한국 탁구의 현실 속에서 김경아의 복귀는 분명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경아의 선수 복귀가 탁구의 재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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