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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65분과 악몽 25분, 일본 '도하 쇼크' 물려받은 한국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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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65분과 악몽 25분, 일본 '도하 쇼크' 물려받은 한국 축구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1.31 0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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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창훈-진성욱 연속골로 리드 잡고도 후반 21분부터 15분 동안 세 골 내주며 2-3 역전패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65분 축제를 즐겼다. 그러나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던 것일까. 순간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후반에 연속 3골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본선 진출에는 영향이 없지만 라이벌 일본에 2골을 먼저 뽑고도 3골을 내주면서 역전패를 당하면서 뒷맛이 씁쓸하게 됐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압둘라 빈 칼리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권창훈(수원 삼성)과 진성욱(인천)의 연속골로 2-0까지 앞서고도 아사노 다쿠마에게 만회골과 역전 결승골을 내주는 등 불과 15분 사이에 3골을 내주면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34경기 연속 무패(25승 9무) 행진이 끊기면서 축제가 한순간에 악몽이 됐다. 1993년 도하의 기적과 악몽을 경험했던 한국과 일본이 23년 만에 그 위치가 바뀌고 말았다. 일본은 이라크에 이어 AFC U-23 챔피언십 두 번째 우승국으로 이름을 올렸다.

후반 20분까지 경기시작 65분 동안은 정말로 일본이 한국의 '우승 자판(JAPAN)기'가 되는 듯 보였다. 진성욱을 원톱으로 세우고 권창훈과 류승우(바이어 레버쿠젠), 문창진(포항)의 공격 2선을 내세운 올림픽 대표팀은 전반 6분과 전반 11분 비록 오프사이드가 되긴 했지만 류승우와 권창훈의 날카로운 슛으로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

결국 전반 20분 좌우 크로스 상황에서 진성욱이 떨궈준 공을 권창훈이 오른발 시저스킥으로 일본의 골문을 열었고 후반 2분에는 이창민(제주)의 크로스에 이은 진성욱의 왼발 터닝슛으로 재차 골망을 흔들면서 2-0으로 달아났다.

이번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멀티골을 내준 적이 없었던 올림픽대표팀으로서는 일본을 상대로 다시 한번 승리를 거두고 우승까지 한발 한발 다가서는 순간이기도 했다.

후반 20분까지도 일본에 카운터 펀치를 날리기 위한 쐐기골 사냥에 나섰지만 오히려 역습 한 번에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서 만회골을 내줬고 이것이 악몽의 시작이 됐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아사노 다쿠마가 야지마 신야의 스루 패스를 받은 뒤 전진해온 김동준(성남FC)을 살짝 넘기는 슛으로 만회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후반 21분의 일이었다.

수비 집중력을 잃은 올림픽대표팀은 불과 1분 뒤 야마나카 료스케의 왼쪽 크로스 상황에서 연제민이 야지마를 놓치면서 헤딩골을 내줘 2-2 동점이 됐다. 65분 동안 들끓었던 한국 응원단은 일순간 조용해졌고 풀이 죽었던 울트라 닛폰의 환호성이 높아만 갔다. 위기였다.

이후 신태용 감독은 김현(제주)과 김승준(울산 현대)을 투입하며 전열을 재정비했지만 오히려 일본의 역습 한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후반 36분 만회골을 넣었던 아사노에게 공을 뺏기면서 위기를 맞았고 허무하게 역전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신태용 감독은 마지막 교체카드로 188cm 장신 수비수 정승현(울산)을 내보내 수비와 세트 플레이 공격 상황에 대비했지만 일본의 닫힌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더이상 한국 축구에 도하의 기적은 없었고 일본 역시 도하의 악몽을 완전히 털어버리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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