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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파워풀 호주 맞는 한국 여자축구, '수비 집중력'이 리우행 반등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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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파워풀 호주 맞는 한국 여자축구, '수비 집중력'이 리우행 반등 열쇠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03.03 0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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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전 이어 일본전서도 순간 조직력 흐트러지면서 실점…2경기 12골 터뜨린 호주 부담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지옥의 4연전' 가운데 2연전에서 승점 1씩을 따냈다.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다. 3승 2무가 올림픽 본선 진출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에 호주, 중국, 베트남전까지 남은 3연전은 총력전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비 집중력이 중요하다. 소중한 승점 2점으로 리우행 희망을 이어가면서 확인한 교훈이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2일 일본 오사카 긴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일본과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후반 42분 정설빈(인천 현대제철)의 극적인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일본을 상대로 최근 A매치 3연승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22년 동안 일본에서 치러진 원정에서 8연속 무승(3무5패) 사슬을 끊어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4위와 6위로 아시아에서 1, 2위를 다투는 일본과 북한을 상대로 승점 1씩을 따내며 소기의 1차 목표를 달성했다. 일본과 역대 전적은 4승9무14패가 됐다.

한국은 4일 FIFA 랭킹 9위의 호주와 격돌하는 3차전부터 반등을 이뤄야 리우행에 다가갈 수 있다. 지지 않는 승부가 아니라 이젠 이기는 승부를 펼쳐야 할 시점이다. 일본을 3-1로 꺾어 최대 파란을 일으킨데 이어 이날 베트남을 9-0으로 대파해 단독 선두에 오른 호주의 막강화력에 대한 수비 응집력을 유지하면서 카운터 블로를 날려야 할 때가 온 것이다.

◆ 수비 집중력만 있었더라면 따낼 수 있었던 승점 6

하지만 두 경기를 되짚어보면 모두 승점 3씩을 따낼 수도 있었다. 북한을 상대로는 정설빈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동점골을 내줬고 일본전에서도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페널티킥 실축 뒤 수비 실수가 나왔다. 수비 집중력을 끝까지 유지했다면 일본전은 오히려 우리 승리로 끝낼 수도 있었다.

물론 모든 경기를 '클린 시트'로 끝낼 수는 없다. 북한과 일본을 상대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한다는 것도 괜한 욕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분히 무실점으로 막아낼 수 있었던 경기였기 때문에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은 지난달 29일 북한전에서 전반 정설빈의 선취골로 경기를 지배하면서 좀처럼 위기를 맞지 않았다. 위기는 북한이 파상 공세로 나오기 시작한 후반 중반부터였다. 계속 공격을 받다보니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시작했고 중거리슛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일본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후반 25분 지소연의 페널티킥 실축 뒤 일본이 파상공세로 나왔을 때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일본이 오른쪽에서 올린 평범한 크로스를 골키퍼 김정미(현대제철)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바람에 허탈한 동점골을 내줬다. 김정미가 잡으려 하지 않고 펀칭으로 처리했다면 볼이 가만히 서있던 이와부치 마나의 머리를 맞고 텅빈 골문으로 굴러들어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동점골을 내주고도 북한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버텨내는 것이나 후반 39분 선제실점하고도 3분 만에 일본을 상대로 동점골을 뽑아내는 경기력은 분명 한국 여자축구가 이젠 북한, 일본에 밀리는 전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수비 몰입도가 느슨해진다면 앞으로 남은 3연전을 자신할 수 없다.

◆ 일본도 무너뜨린 호주 체력축구, 한국의 대책은?

'에이스' 지소연의 컨디션 저하가 걱정이다. 지소연은 이민아(현대제철)와 함께 두 경기 연속 정설빈의 뒤를 지원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이름값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캐나다 여자월드컵 당시 부상을 안고 악전분투했던 지소연이 오버랩되고 있다.

지소연은 북한전에서는 거의 공격에서 활력을 불어넣지 못했다. 북한전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이민아와 정설빈이었다. 일본전 역시 지소연은 경기를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고 전가을(웨스턴 뉴욕 플래시)이 들어와서야 측면 공략을 통해 공격을 풀어가기 시작했다. 지소연의 실축으로 득점까지 이어지진 못했지만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던 것도 전가을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도 가뿐히 무너뜨리고 2경기에서 12골을 터뜨린 호주의 체력축구에 맞서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지소연이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북한전과 일본전을 통해 드러난 지소연의 경기력은 분명 문제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지소연은 일본전 페널티킥 실축으로 심리적인 부담까지 안을 수 있다.

지소연이 남은 이틀 동안 회복하지 못한다면 이금민(서울시청)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동시키면서 점점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는 전가을을 측면으로 내보내고 지소연을 회심의 조커로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계속 선발로 내보내 부담을 주기보다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서브로 내보내 컨디션 회복을 돕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또 지난해 호주와 평가전을 복기해볼 필요도 있다. 11월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평가전에서 한국은 호주를 상대로 체력 싸움에서 밀리며 0-1로 패했다. 비가 오는 날씨 속에 더욱 체력적으로 어려운 경기를 한 것도 있었지만 분명 호주는 한국보다 피지컬 면에서 한 수 위다. 체력적인 열세와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대책이 절실하다. 48시간 간격으로 이어지는 강행군의 세 번째 결전이 호주전이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북한, 일본과 2연전에서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것이 첫 목표로 삼았던 것 역시 호주, 중국, 베트남을 상대로는 승리를 따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호주는 생각보다 강하다. 여자대표팀의 진짜 고비는 앞으로 2연전이다.

■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축구 최종예선 중간순위 (2일 현재)

순위 국가 (FIFA랭킹) 승점 득실차 한국전
1 호주 (9위) 6 2 0 0 12 1 +11 3월4일
2 중국 (17위) 4 1 1 0 3 1 +2 3월7일
3 한국 (18위) 2 0 2 0 2 2 0 -
3 북한 (6위) 2 0 2 0 2 2 0 1-1 무
5 일본 (4위) 1 0 1 1 2 4 -2 1-1 무
6 베트남 (29위) 0 0 0 2 0 11 -11 3월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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