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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오리온 '빅맨 듀오' 장재석-이승현, 묵묵해서 더욱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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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오리온 '빅맨 듀오' 장재석-이승현, 묵묵해서 더욱 빛난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3.26 0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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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 하승진 등 빅맨 수비 전담…공격서도 알짜 활약

[고양=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고양 오리온이 3연승을 달리며 우승에 1승만을 남겼다. 김동욱이나 조 잭슨 같은 선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그 뒤에는 묵묵히 제 역할을 해준 두 선수가 있다. 바로 ‘토종 빅맨 듀오’ 장재석(25)과 이승현(24)이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25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질 2015~2016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94-86 승리로 이끌고 “집중력 잃지 않아 이길 수 있었다. 선수들이 어른스러워 진 것 같다”며 “(장)재석이가 좋았다”고 밝혔다.

오리온의 화끈한 공격농구를 이끄는 잭슨과 애런 헤인즈, 이날 16점을 폭발한 김동욱을 두고 장재석을 콕 집어 말했다. 추 감독은 “(이)승현이가 초반 파울이 많았는데 (최)진수와 재석이가 잘해줬다”며 “재석이가 공격에서 자신감에 차 있었다. 재석이는 정규시즌보다도 스탯이 올라오고 있다. 위축되지 않고 자기 플레이를 해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고양 오리온 장재석이 25일 전주 KCC와 챔프전 4차전에서 팀 동료에게 엄치를 치켜세우고 있다. [사진=KBL 제공]

장재석은 이날 경기에서 16분 9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8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했다. 4개 던진 야투를 전부 넣었고 4개 리바운드 중 3개를 공격 상황에서 잡아내며 팀에 추가 공격 기회를 안겼다.

이번 시즌 평균 17분 50초를 소화하며 7.47득점, 3.7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장재석은 챔프전 들어 평균 17분 37초 동안 8.25득점, 3.7리바운드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큰 차이가 없는 성적이지만 리그 최고 팀끼리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는 것.

장재석은 “분위기 싸움인 것 같다. 모두가 집중하고 있을 때 실수 하나가 분위기를 좌우하기 때문에 골밑슛을 쏠 때도 더 집중하게 된다. 수비 한번을 해도 팀파울이나 다른 부분까지 더 집중해서 플레이 했다”며 “챔프전이 첫 경험이라 1분 1초를 소중히 생각하고 뛰었다”고 말했다.

장재석의 발언을 듣고 있던 김동욱은 “(장)재석이가 스스로 ‘큰 경기에 강한 스타일’이라고 했는데 관중들이 많이 오는 큰 경기에서 자유투도 잘 넣고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에 장재석도 인정해 현장에 있던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장재석이 챔프전에서 빛나는 의외의 선수라면 이승현은 시즌 내내 맹활약하며 추일승 감독이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감으로 평가한 선수다. 이승현은 이날 9점을 넣으며 팀 공격을 도왔고 매치업 상대 하승진을 9득점으로 꽁꽁 묶었다.

정통센터가 없는 오리온에서 상대 빅맨 수비를 담당하는 이승현은 챔프전에서 하승진을 전담 마크하고 있다. 안양 KGC와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평균 15.75점을 터뜨리며 훨훨 날았던 하승진은 챔프전 4경기에서 평균 9득점에 머물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4강전을 보며 하승진이 정말 몸상태가 좋다고 느꼈는데 (이)승현이에게 고전하며 침체되는 것 같다. 국가대표를 다녀온 후 수비에 요령이 더 붙었다”며 “데뷔 시즌에는 시키는 것만 잘 했다면 이제는 순간적인 도움 수비 등 시키지 않은 부분까지 척척해낸다”고 칭찬했다.

이승현은 경기 후 “수비를 열심히 하다보면 경기 중에 맞고 구르고 하는 건 당연한데 챔프전에서 유독 그런 일이 많다. 그렇게 해서라도 이기면 할 몫은 다한 것이라 생각한다.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 고양 오리온 이승현이 25일 KCC와 챔프전에서 점프슛을 던지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이어 “우리팀이 포워드진 신장이 고루 크기 때문에 다 같이 리바운드에 들어가면 잡아낼 수 있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공격 리바운드를 잡으면 4점이라고 배웠다. 공격을 시도하는 게 점수를 벌리느냐 좁혀지냐의 차이기 때문에 공격리바운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승현은 공격에서도 꾸준히 활약해주고 있다. 시즌 중 35분 4초 동안 11.2득점했지만 챔프전에서 더 적은 29분 57초를 소화하며 12점을 올리고 있다. 더 위협적인 점은 외곽포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문태종과 잭슨, 허일영 외에 이승현의 외곽 공격까지 막아야 하는 KCC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장재석과 이승현의 활약은 결코 빛나지 않는다. 오리온에는 더 화려한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오리온의 거침없는 행보는 두 선수의 꾸준하고 조용한 활약이 있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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