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월드컵 최종예선 조추첨 결과는 큰 의미가 없다. 문제는 유럽에 있는 대표팀 선수들의 주전 확보에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가기 위한 1년의 장정을 떠나는 울리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종예선 조추첨 결과에 대해서는 '담담'했다. 오히려 문제는 내부에서 찾았다. 유럽에서 뛰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이 출전 기회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슈틸리케 감독은 12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추첨 결과가 나온 뒤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대표팀이 들어간 A조는 모든 팀의 경기력이 평준화되어 있다. B조보다 어려울 것 같지만 A조와 B조 어디에 들어있든 큰 의미는 없다"며 "러시아를 가는데 있어 상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 등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9월 1일 중국과 홈경기를 시작으로 9월 6일 시리아 원정, 10월 6일 카타르 홈경기, 10월 11일 이란 원정, 11월 15일 우즈베키스탄 홈경기 등 올해 5경기를 치른다.
이 가운데 이란을 상대로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최근 10경기에서 1승 4무 5패로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 통산 전적 역시 9승 7무 12패로 열세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2014년 11월 이란 테헤란으로 원정 평가전을 떠나 0-1로 아쉽게 진 적이 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도 이란에 대해서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과 원정경기가 네 번째로 잡혀있다. 힘든 경기이기 때문에 부담을 안을 수 있다. 앞선 3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원정을 떠나기 전까지 중국, 시리아, 카타르를 만난다. 모두 한국보다 전력상 아래라는 평가다. 게다가 중국전, 카타르전은 홈에서 벌어진다. 시리아전은 원정이긴 하지만 내전 때문에 제3국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여 이동거리에 대한 부담 외에는 큰 걱정은 없다. 슈틸리케 감독의 의미는 3연승을 거두고 승점 9를 따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히려 슈틸리케 감독의 걱정은 조추첨 결과나 이란과 원정경기가 아니라 유럽에서 뛰면서도 경기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에게 집중됐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은 교체 명단에는 들지만 그라운드를 밟는 기회가 제한적이고 박주호(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김진수(호펜하임)는 아예 출전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실제로 박주호와 김진수는 지난달 A매치 2연전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7, 8월에 이적시장이 열리는 잉글랜드와 독일 등 유럽에서 속한 몇몇 선수들이 경기에 자주 뛰지 못한다"며 "경기를 더 많이 뛰는 것이 대표팀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주전 자리를 확보할 수 있는 팀을 알아보라는 무언의 압박이나 다름없다.
이와 함께 오는 6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팀과 경기를 치르고 싶었다. FIFA 랭킹에서도 높은 순위에 있는 강팀이어서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6월 1일 FIFA 랭킹 6위 스페인, 5일 29위 체코와 경기를 치른다.
■ 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일정
2016년 9월 1일 중국전 (홈)
2016년 9월 6일 시리아전 (원정)
2016년 10월 6일 카타르전 (홈)
2016년 10월 11일 이란전 (원정)
2016년 11월 15일 우즈베키스탄전 (홈)
2017년 3월 23일 중국전 (원정)
2017년 3월 28일 시리아전 (홈)
2017년 6월 13일 카타르전 (원정)
2017년 8월 31일 이란전 (홈)
2017년 9월 5일 우즈베키스탄전 (원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