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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재박 효과? 봄비에 대처하는 KBO리그-NC의 인상적인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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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김재박 효과? 봄비에 대처하는 KBO리그-NC의 인상적인 자세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4.17 0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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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46분 지나 우천취소 선언, NC다이노스 대형방수포 설치가 화젯거리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봄비에 대처하는 KBO리그의 자세가 확 변했다. 더 이상 섣부른 우천 취소 결정은 없다.

16일 오후 5시 열릴 예정이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KIA 타이거즈(광주), kt 위즈-SK와이번스(수원), LG 트윈스-한화 이글스(대전), 삼성 라이온즈-두산 베어스(잠실), 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마산) 등 5경기가 모두 취소됐다.

눈길을 끈 것은 잠실이었다. 경기 시작 전 빗줄기가 굵어지자 대형 방수포가 깔렸다. 비가 잦아지자 5시 10분경 방수포가 걷혔지만 재차 쏟아졌고 결국 5시 46분에야 취소 결정이 났다. 재개 노력을 한 경기감독관이 바로 김재박 경기운영위원장이란 점이 흥미로웠다.

▲ NC의 대형 방수포 설치는 6분 길이의 동영상 클립으로 제작돼 화제를 모았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MBC스포츠플러스 중계화면 캡처]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잠실 한화 이글스-LG 트윈스전에서 섣부른 취소 결정을 내렸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1만90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경기 시작 30분을 남긴 오후 1시 30분 순연을 선언했다. 이후 비가 그치는 바람의 비난의 강도가 더욱 거세졌다.

결국 KBO는 하루 뒤 김 위원장에게 출장정지 6경기 징계를 내렸다. “조기 방수 조치가 미흡했고 관객 입장 이후 그라운드 정리를 통해 경기를 거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천 취소를 결정해 관중들에게 불편함과 혼선을 야기했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김재박 효과’일까. 마산의 NC, 수원의 kt 직원들도 경기 재개를 위해 무던히 애썼다. 비를 맞으며 대형 방수포를 펼쳤다 걷었다를 반복했다. 수원 경기는 5시 32분 순연 결정이 났고 마산 경기는 2회말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날 NC 방수포 설치 과정은 포털사이트의 6분 남짓의 동영상 클립으로 제작돼 큰 호응을 얻었다. 메이저리그(MLB) 답사를 다녀온 운영팀 직원이 지역 업체에 요청해 제작된 푸른색의 대형 방수포는 등장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 대형 방수포를 설치한 다이노스 직원 12명. [사진=NC 다이노스 공식 페이스북 캡처]

중계를 맡은 MBC 스포츠플러스 박재홍 해설위원은 “MLB에서는 이벤트로 방수포 빨리 가는 대회를 열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정민철 해설위원은 “저희들이 방수포 중계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유쾌한 농담을 건넸다.

내야 전체를 통째로 덮어버린 방수포의 등장에 우비를 입은 마산 팬들은 환호성을 내질렀다. 동영상을 찍는 이들도 여럿 포착됐다. 정병문 캐스터는 “방수포를 보며 열광하실 줄은 몰랐다”며 “아쉬워야 할 상황인데 보는 재미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경기를 재개해보려 최선을 다한 구단과 KBO에 야구팬들은 큰 박수를 보낸 하루였다. 비에 아랑곳 않고 야구할 수 있는 고척 스카이돔도 개장했으니 성급한 취소 결정으로 시즌 막판 고생했던 지난해의 어리석은 일은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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