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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3연승 '악바리' 두산 보우덴에게서 랜들 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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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3연승 '악바리' 두산 보우덴에게서 랜들 향기가 난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4.17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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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 7이닝 무실점 시즌 3승…"뒤에서 도와준 동료들에게 감사"

[잠실=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이쯤이면 매우 걸출한 2선발이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이 남다른 승부욕을 발휘하며 벌써 시즌 3승째를 챙겼다. 완벽에 가까운 투구와 위기관리 능력으로 9개 구단의 ‘경계대상 1호’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빼어난 구위를 뽐내면서도 악바리 기질이 있는 보우덴은 2005년부터 4년간 두산에서 뛰었던 우완투수 맷 랜들을 연상케 한다. 랜들 역시 팀 동료와 잘 어울리면서도 승부욕이 뛰어나 소리 없이 강한 ‘한국형 외인’으로 불렸다.

또 당시 에이스였던 다니엘 리오스를 받치는 2선발로서 보우덴과 역할이 같았다. 보우덴이 시즌 초반부터 맹위를 떨치면서 선발 걱정을 덜 수 있는 두산이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보우덴이 17일 삼성과 홈경기에서 선발 등판, 역투하고 있다.

보우덴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홈경기서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94구를 던지며 2피안타 4탈삼진 2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완벽에 가까운 피칭으로 자신의 시즌 평균자책점을 0.45까지 낮췄다.

보우덴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에 6-2 낙승을 거둔 두산은 5연승을 기록, 시즌 9승(3패 1무)째를 수확하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두산이 5연승을 거둔 것은 지난해 8월 28일 대구 삼성전부터 9월 2일 잠실 SK전까지 모두 이긴 이후 7개월여 만이다.

◆ 볼넷 이후 높아진 집중력, '이닝이터' 면모까지

보우덴은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길 싫어하는 투수다. 그리고 그 말을 경기에서 지키고 있다. “공짜로 1루로 걸어 나가는 게 가장 싫다”는 말처럼 빼어난 제구력을 과시, 안정감 있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첫 등판(NC전) 때 볼넷 1개, 12일 한화전에서도 볼넷을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단 2개의 볼넷만을 허락했다. 4회초 구자욱, 7회초 최형우에게 볼넷을 허용했는데, 그때마다 고함을 지르며 자신에게 화를 냈다. 감정이 격해 보이기도 했지만 실점하진 않았다. 4회 최형우를 4-6-3 병살타로 잡아냈다. 7회에는 아롬 발디리스를 삼진, 이승엽을 1루 땅볼로 돌려세웠다. 특히 이승엽을 잡아내는 과정에선 재빨리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는 빼어난 수비력을 과시했다.

조용한 성격이지만 그라운드에서 승부욕이 대단했던 랜들처럼 보우덴 역시 외유내강의 면모를 보였다. 이날 중계를 맡은 스카이스포츠 이효봉 해설위원은 “7회인데도 구위가 여전히 좋다”며 보우덴을 칭찬했다. ‘싸움닭’ 기질을 그라운드에서 적절히 활용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보우덴이다.

이닝이터로서 면모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치른 3경기 중 2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이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도 닮은 부분. 외국인 투수들이 앞에서 튼튼하게 버텨주니 두산이 잘나갈 수밖에 없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오재원(왼쪽)이 17일 삼성과 경기 도중 공을 1루로 던지고 있다.

◆ 팀 융화력도 최상, '한국형 외인' 적격

빼어난 실력으로 두산의 외국인 투수 잔혹사를 끊고 있는 보우덴은 팀 융화력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을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기 후 보우덴은 자신의 호투보다 팀 동료들의 수비를 칭찬했다. 그는 “매번 팀 승리를 돕는 게 내 목표이기에 만족한다. 뒤에서 든든하게 도와준 야수들의 덕이다. 그 부분에 감사하다”며 “경기가 진행될수록 자신감이 붙는 데다, 야수들도 도와주니 더 안정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문화와 생활, 팀원, 스태프들 모두 좋다.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웃어보였다.

보우덴의 투구를 지켜본 김태형 감독은 “보우덴이 홈 팬들 앞에서 대단한 투구를 펼쳤다. 공격도 좋았지만 야수들이 수비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한 점이 고무적이다. 이번 주에 좋은 성적을 냈는데, 다음 주에도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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